국방 국방안보

[세계여성의 날] 육·해·공군 여군 3인을 만나다...여군 타이틀 이젠 사양… 성별 아닌 군인으로 임무 완수

최한영

입력 2021. 03. 07   15:01
업데이트 2021. 03. 07   15:24
0 댓글

3월 8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된 기념일을 맞아 ‘여군’이 아닌 ‘군인’으로서 임무 완수에 매진하며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육·해·공군 간부들을 소개한다.



육군28사단 수색대대 DMZ 작전팀장 이송이 중사
팀원과 함께하는 믿음직한 팀장 목표

어떤 임무든 도전하는 후배 여군 응원



육군28사단 수색대대 DMZ 작전팀장 이송이 중사가 수색·매복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안재현 대위(진)
육군28사단 수색대대 DMZ 작전팀장 이송이 중사가 수색·매복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안재현 대위(진)
비무장지대(DMZ)에서 쉬지 않고 현행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에 여군 작전팀장이 있어 화제다. 육군28사단 수색대대 이송이 중사가 주인공이다. 이 중사는 올해 1월 22일 DMZ 작전팀장 자격을 획득하고 임무를 수행 중이다. 평소에는 부소대장으로 소대 병력 관리 등을 하다가 DMZ 수색·매복작전 시 투입돼 팀원들을 이끌고 있다.

이 중사는 운명처럼 군대의 문을 두드렸다. 대학 재학 중 여군들의 활약상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고는 문득 ‘강인한 여군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졸업 전이었지만 민간부사관에 지원했고, 2013년 11월 임관했다. 부모님께서 “마음을 먹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당히 가라”며 응원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강인한 여군이 되겠다는 꿈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이 중사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임관 후 사단 내 다른 부대에서 교육지원담당관(교지관), 무인항공기(UAV) 반장 등을 하던 이 중사가 2018년 9월 수색대대로 자원해서 온 이유다. 이 중사는 “대대 교지관으로 있으면서 수색·매복작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직접 40여 회의 DMZ 수색·매복작전을 하던 중 ‘작전팀을 통솔하는 팀장 임무를 맡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전했다.

DMZ 수색팀장 선발 과정은 녹록지 않다. DMZ 내 지형과 작전코스의 특징을 숙지하고, 팀원들이 다루는 모든 통신장비·화기 사용법을 숙달해야 한다. 작전 중 마주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체력은 기본이다. 이 모두가 전방에서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사단, 그중에서도 수색대대 작전팀장이 갖춰야 할 요소들이다. 팀장 역량은 팀원들의 안전과도 직결되기에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중사는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4개월간 체력단련과 전술연구, 편제화기 숙달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 하나 쉽지 않았지만 노력한 끝에 대대장 주관 야외기동훈련(FTX) 평가를 통과하며 팀장이 될 수 있었다. 이 중사에게 지난달 초 팀장 신분으로 첫 수색매복작전을 끝냈을 때의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통문 밖으로 나왔을 때 뿌듯함이 몰려왔다”며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팀원들과 임무를 완수하는, 믿음직한 팀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맡은 임무를 완수하고, 팀워크도 다지기 위해 평소 팀원들과 체력단련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 중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다른 여군들에게도 영향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는 후배 여군들에게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갖춰 어떤 임무든 도전하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한영 기자


공군5비 공정통제사(CCT) 이윤지 하사
매일 한계에 도전하는 훈련 연속
항상 겸손하고 나태하지 않을 것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259대대 이윤지 하사가 전투수행 임무 복장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노현우 하사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259대대 이윤지 하사가 전투수행 임무 복장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노현우 하사
“최초가 되는 과정은 매일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해내서 자랑스럽고, 앞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강인한 공정통제 요원이 되겠습니다.”

공군5공중기동비행단 259대대 이윤지 하사는 지난달 22일, ‘21-1차 공정통제사(CCT·Combat Control Team) 초급과정’ 수료식을 통해 ‘여군 최초 공정통제사’라는 타이틀을 얻고 CCT를 상징하는 빨간 베레모를 착용했다.

CCT는 공군 정예 특수요원으로 항공작전 지원뿐만 아니라 대테러작전 및 해외 재해·재난 시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 하사는 자원해서 CCT 과정에 도전했다. “부사관 후보생 시절, 특기 소개 시간에 처음 CCT를 접했습니다. 아직 여군 CCT가 없다는 교관의 얘기를 듣고 ‘해 보자’라고 결심했어요.” 초급과정의 훈련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 과정에는 이 하사를 포함한 단 4명만 수료했다. 1년에 3개 차수가 진행되는 CCT 초급과정에는 보통 8~10명이 지원하지만 50~60%만 수료하고 나머지는 탈락한다. 그만큼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하다.

“19주간의 유격훈련 같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수경을 이용한 훈련은 모두가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악명 높은 훈련이었죠. 체력단련 시간 내내 수경을 착용하고 호흡이 제한된 상태에서 훈련받습니다. 정신적·육체적으로 모두 힘든 훈련이었지만, 그걸 모두 버텨내고 수료함으로써 큰 자부심을 얻었고 앞으로 어떤 훈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 이 하사는 기본 공수 훈련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야전종합전술훈련을 거쳐 근접전투훈련(CQB) 등의 팀 훈련에 투입된다. 추후 특전의무 교육, 고공 강하 교육, 저격수 교육, 항공관제 교육, 항공폭격유도(JFO)교육 등을 거쳐 가며 특수작전 및 대테러 작전 요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너무도 원했지만, 수료 후에는 최초라는 단어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항상 겸손하며 나태해지지 않고 훈련에 임하는 공정통제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저를 시작으로 CCT 과정의 문이 열린 만큼, 앞으로 우수한 여군들이 많이 지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 하사는 “저를 여군보다 한 명의 군인, 공정통제사로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뛰어난 체력과 역량을 가진 여군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아미 기자


해군본부 일자리정책과 일자리정책담당 안효주 중령
금녀의 벽 허물고 전례 없던 길 선택
흔들림 없는 임무수행으로 역량 강화


해군본부 일자리정책과 일자리정책담당 안효주 중령이 해군장교로서 변함없는 임무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본부 일자리정책과 일자리정책담당 안효주 중령이 해군장교로서 변함없는 임무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해군 제공
“전례가 없었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해군본부 일자리정책과 일자리정책담당 안효주 중령은 해군 장교로서 해상과 육상을 오가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안 중령은 해군을 선택한 순간부터 주목을 받았다. 해군사관학교가 사상 처음으로 여자 생도의 입교를 허용한 1999년, 21명의 여자 동기들과 57기 생도로서 금녀의 벽을 허물게 된 것.

“고교 재학시절 제가 해군 장교의 길을 선택하자, 부모님은 물론이고, 주변에서도 걱정 어린 시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입교 후에는 한 매체에서 첫 여자 해군사관생도의 모습을 담은 다큐 프로그램이 제작될 만큼 대외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죠. 여군이 워낙 소수인 만큼 관심도 컸고, 그만큼 심리적 부담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부담감을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흔들림 없는 임무 수행으로 극복해냈다. 특히 2012년에는 여군 최초로 고속정 지휘관을 맡아 화제가 됐다. “광개토대왕함 통신관으로 첫 임무를 수행했을 때 함 내 승조원 200여 명 중 저와 제 동기 단 2명 만이 여군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더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근무를 했던 생각이 납니다. 여군으로서 첫 고속정 정장을 맡았던 영광스러운 순간을 비롯해 해상·육상 부대 어디에서도 쉬운 보직은 없었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워야 했고,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변화에 적응하고 장교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과같이 해군 함정병과 장교의 길을 걷는 남편의 아내이자 세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남편 정완희 중령(진)은 해군 2함대사령부 소속 신성함 함장을 맡고 있다.

“저를 비롯한 대다수의 기혼 여군들과 맞벌이 부부들이 출산 및 육아에 대한 고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첫 임신을 하게 됐을 때부터 모든 지휘관께서 출산과정에서 필요한 검사 및 제도 활용을 보장해 주셨습니다. 해군이 여군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해 일과 가정이 양립하고, 양성평등과 관련한 정책을 제도화 한 개선 노력이 이룬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안 중령은 “해군에는 다양한 능력을 갖춘 여군들이 각자 보직에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어떤 임무를 맡아도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해군 장교로서 소신껏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성수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