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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인항공기, 기회와 위협

입력 2021. 01. 22   09:28
업데이트 2021. 01. 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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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논단 1834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김종회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kimjh@kida.mil

이 글은 소형 무인항공기를 군사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율화 및 군집화 관련 기술 발전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해 본 것이다. 소형 무인항공기 기술의 발전은 우리 군에게 기회이지만 거꾸로 고스란히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련 기술이나 제품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에 관련 기술이나 제품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고, 잠재의 적이 지금이라도 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대급 부대에서 운용하는 소형 무인항공기로 손으로 투척, 비행시킬 수 있다. 국방일보DB
대대급 부대에서 운용하는 소형 무인항공기로 손으로 투척, 비행시킬 수 있다. 국방일보DB


최근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미군의 경우를 보면 무인 항공기가 담당하고 있는 여러 굵직한 임무에서 보조수단을 넘어 주력 무기의 반열에 올랐다고도 할만하다. 그동안 여러 전장에서 주로 활약해 온 대표적인 무인 항공기로는 글로벌호크(Global hawk)나 프레데터(Predator) 등의 대형 무인 항공기가 언뜻 떠오른다. 그러나 무인 항공기의 종류에는 대형 항공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소형 무인항공기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고, 그 쓰임새도 점차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소형 무인항공기의 임무 활용에 대한 관심이 많고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소형 무인항공기가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어떤 위협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기술개발 현황과 활용 전망

소형 무인항공기(혹은 드론)는 사실 군사적인 목적으로 처음 개발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소형 무인항공기를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보하고, 위치 추적 시스템 (GPS)을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민간용 드론이 다양한 분야로 임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 분야에서 취미용 드론이 대중화되어, 소형 무인항공기라 하면 취미/레저용 드론을 먼저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 특히 중국이 이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군사용 임무에 대해 보면, 소형 무인항공기는 비행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악 기상에 취약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개별 능력이 부족해서 단독 운용을 통해 군사 작전을 하는 데 많은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화 및 군집화에 관한 연구가 최근 소형 무인 항공기의 주요 기술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다양한 최신 IT 기술과의 융합이다.

무인항공기 개발의 주요 도전과제는 상호운용성, 자율비행, 공역 관리, 통신 기술, 훈련 기술, 엔진 기술, 유무인 통합운영 기술 등 다양하지만, 이 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IoT,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작전효과를 극대화하는 군집 운용기술에 초점을 맞춰 살펴봤다. 군집 운용이란, 단순한 성능을 지닌 저비용의 개체 혹은 전력을 마치 벌이나 개미처럼 군집을 형성시켜 운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소형 무인항공기가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군집 운용을 하려면 기체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정밀한 위치 정보를 획득하고 기체들을 통제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 기술은 크게 실내 군집비행과 실외 군집비행 기술로 구분하고 있다. 실내 군집비행에는 바닥에 마커를 그려 놓고 무인항공기의 카메라를 활용하여 정밀한 위치를 측정하는 마커 기반 군집비행과 모션캡처 카메라를 통해 소형 무인항공기에 부착한 마커를 인식하여 드론의 위치를 파악하는 모션캡처 기반의 기술이 있다. 실외 군집비행을 위한 기술의 핵심은 GPS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여주고 통제 가능한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게 하는 것이다.

201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는 100대의 무인 항공기를 동시에 군집 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미국 등의 선진국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드론쇼 등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추후 군집 운용을 통한 정찰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다수의 무인 항공기를 지상에서 제어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통신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의 단일 기체 운용에서는 실시간 통신이 제한되더라도 미리 입력된 시나리오를 따라가면 됐지만, 군집 운용을 할 때는 기체 간 충돌 위험성이 높기에 실시간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신의 높은 안정성, 빠른 통신 속도, 넓은 통신 가능 거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데 유용한 것이 최근 도입된 5G 통신 기술이다. 5G는 LTE 대비 20배 빠른 최대 전송속도(초고속), 10분의 1 수준인 지연시간(초저지연), 100배 높아진 전송 가능 트래픽과 단위면적(1km)당 접속 가능 기기 100만 개(초연결)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가상·증강현실 (VR·A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IoT) 기술 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G 기술을 소형 무인항공기의 군집 운용에 접목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이렇다.

첫째, 실시간 통제가 가능해진다. 미리 입력된 시나리오가 아니라 군집을 실시간으로 원활하게 통제하기 위해서는 통신 반응속도가 1ms 이하가 요구되는데 5G가 이를 충족하기 때문이다. 둘째, 대용량 영상정보의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체에 자체적으로 영상분석을 위한 장치가 없어도 되고, 실시간 중앙통제를 할 수 있다. 셋째, 연결성 확보로 인하여 군집의 밀도 및 크기가 향상될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수의 무인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군집의 높은 밀도로 인하여 기체들의 이동 간에 충돌 가능성도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충돌방지 기능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미리 구성된 시나리오 기반의 중앙통제 기능을 활용하고 있지만,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 여기에도 5G 통신기술을 활용하면 중앙통제를 받아 충돌방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기체에 센서와 Onboard computer를 탑재하여 분산 통제하는 것이다. 두가지 방법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무엇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군집 전체에 임무를 하달할 때 자동으로 군집 내에서 임무를 분배하고 각 개체의 이동 경로 및 위치를 시간별로 지정해 주는 기술은 필수다. 이를 통해 원하는 임무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각 기체의 비행 계획을 사람이 일일이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개체를 다루듯이 군집에 대해 효율적인 통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군집 운용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효율성이 높고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정찰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군집 운용을 통해 광역 정찰을 하기 위한 기반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추세인데, 핵심은 정보의 실시간 융합이다. 여러 드론이 각각 촬영한 영상을 모은 후 이를 토대로 하나의 정보로 만들어 내는 기술인데, 복잡한 건물 안이나 숲 속 등과 같이, 위험하지만 직접 투입되어야 알 수 있는 전장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실외에서 도 다수의 무인 항공기를 통한 빠른 정보수집이나 시간을 다투는 인명 수색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다만 소형 무인항공기의 특성상 탑재 장비의 무게와 전력 소모로 인해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소형 무인항공기에 주로 사용되는 것은 리튬 폴리머 배터리이다. 이는 파우치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양과 크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고 다른 종류의 배터리보다 고전압을 제공할 수 있다. 비행시간을 늘리기 위해 수소 배터리와 같은 것들도 개발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실용화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배터리로 인한 비행시간 한계를 운영 측면에서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자동 배터리 교체 시스템, 공중 모선 시스템과 같은 아이디어도 실험하고 있다고 한다.

소형 무인항공기를 실제 군 임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시스템의 강건성에 대한 것이다. 군 작전의 경우 극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잘 알려진 민간의 다양한 기술은 그 자체의 발전에 목표를 두고 있으므로 구현된 기술에 대해 다양한 환경에서 필드 테스트를 해봐야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둘째로는 보안에 대한 대비다. 군 임무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망 간섭, GPS 재밍, 통신 보안 등과 같이 민수용으로 사용할 때보다 훨씬 더 철저한 보안 대책이 필수적이다. 세 번째로, 인공지능은 특성상 기만 작전에 취약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군에서 활용할 때에는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중앙통제와 분산통제 문제도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소형 무인항공기가 기존의 군사용 체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수단이 될 수밖에 없지만 유용성이 점점 커질 것은 틀림없다.

위협에 대한 대응도 중요

소형 무인항공기 기술의 발전이 우리 군에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관련 기술이나 제품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고, 잠재의 적이 지금이라도 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발생했던 사건들을 보면 위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정찰이 나 영상정보 획득을 위해 북한 무인 항공기가 침투한 사건이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얼마 전인 작년 9월 26일에는 민간업자가 홍보를 위해 띄운 드론이 인천공항 활주로에 들어와 항공기가 회항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국에서도 소형 드론에 의한 공격이나 침투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2015년에 일본 아베 총리 관저에서 세슘을 포함한 후쿠시마 오염토를 실은 드론이 발견됐고, 2018년에는 폭탄 탑재 드론을 활용하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이 당시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다. 소형 민간 드론을 활용하여 국가 원수의 신변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사례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리아의 반군이 무인기로 자국에 주둔한 러시아 군 기지 2개소를 동시에 공격한 적도 있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무인항공기 2대가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 활주로 상공을 수십 차례 침범하는 바람에, 36시간 동안 항공기 700여 편이 결항되고 승객 14만 명의 발이 묶인 사건이 있었다. 2019년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저렴한 무인기 (약 1만 오천 달러)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시설을 공격하여 2곳을 파괴한 사건도 있었다.

이런 사례들은 소형 무인항공기가 무장이나 탑재능력에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전투 상황에서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테면 취약시설과 주요 인사에 대한 자폭 공격 또는 후방에 화생방 테러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때 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탄도미사일이나 장사정포에 비해 파괴력이 낮다고 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다음으로, 소형 무인항공기를 동시에 다수 운용하는 방식으로 자폭공격을 한다면 이를 방어하는 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 해군대학원에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군집운용에 대해 방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며, 그 효율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자폭 기능을 보유한 소형 무인항공기 8대를 군집 운용하여 이지스 구축함을 공격하는 경우를 상정했는데, 평균 4대가 공격에 성공했다고 한다. 여기에 근접방어무기체계 2종을 추가하니 공격 성공이 2.5대로 감소했고, 전자전 공격체계를 추가하면 1.56대

로, 기만체계까지 추가하면 1.12대로 감소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28억 6,200만 달러나 되었다는 것이다. 군집 운용을 하게 되면 그중 몇 개의 플랫폼이 손실되어도 전투력이 어는 정도 유지되기에 더 정교한 단일 플랫폼의 일부분이 손실된 경우보다 방어하기가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적 무인 항공기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다는 점도 위협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일단, 다양한 종류 의 상용 무인 항공기를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시점에 신속한 전력화가 가능하다. 또한, 무인 항공기 운용(예: GPS경로 입력을 통한 비행)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고, 그 사용법이 간단하여 장비운용을 위한 훈련 및 교육 기간이 짧다는 점도 이에 대응하는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분해 조립이 쉽고 크기가 작아 분산 보관을 할 수 있으므로, 감시정찰을 통해 정확하게 전력규모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은밀하게 이동하여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운용할 수 있고, GPS 경로지정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경로로 침투할 수도 있다.

운용주체를 식별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무인 항공기에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거나, 상용 무인 항공기를 개조하여 활용하는 경우 테러나 도발의 주체를 밝혀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정립된 ‘신속·정확·충분성’ 개념에 따른 대응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소형 무인항공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본다. 가장 먼저, 파괴식 대응을 지양하고 사이버 전자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소형 무인항공기의 표적은 주요 인사, 취약시설, 인구 밀집 지역이고, 화생물질을 탑재할 경우 중폭파 또는 교란을 통해 예상치 못한 지점으로 추락을 유도하면 매우 위험하고 피해 범위도 넓을 것이다. GPS 스푸핑이나 해킹을 통해 통제권을 완전히 탈취하여 안전한 방식으로 위협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소형 무인항공기 대응을 위한 최적 배치방식과 다층방어를 위한 운용개념을 구상해 놓아야 한다. 소형 무인항공기에 대응하기 위한 완벽한 기술이나 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체계와 기술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이 다층방어 운용개념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방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적의 배치 대안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위협 분석을 통한 운용시나리오 도출, CVT(중요성/취약성/위협성) 방법을 통한 방호자산목록 및 방호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셋째, 민간의 무인비행장치 교통관리 시스템(UAS Traffic Management, UTM)과 밀접하게 연계 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민간분야에서 소형 무인항공기의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정찰이나 배송을 넘어 이제는 차세대 모빌리티 시스템으로의 확장이 계획되어있다. 이는 미래에 밀집도 높은 민간 무인 항공기들이 운행되는 환경에서 공격이나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UTM과의 연계를 통해 민간의 소형 무인항공기들을 식별할 수 있어야 피해를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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