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 보병병과 창설 75주년] ‘첨단 과학화된 보병’ 역량 집중… 미래 지상전 이끈다

윤병노

입력 2021. 01. 14   16:51
업데이트 2021. 01.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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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게임체인저 달성 박차
4차 산업혁명 강화 ‘아미타이거 4.0’
K808 차륜형 장갑차 중심
드론·네트워크 통합 전투실험 진행
AI 기반 ‘워리어플랫폼’ 3단계 구상
일체형 개인전투체계 개발 목표 

 
보병학교 ‘초일류 육군 건설’ 가속
올해부터 화력 시뮬레이터 교육 실시
스마트폰 활용 지휘통제 발전 추진도 

 

이기성(소장·맨 오른쪽) 육군보병학교장이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훈련장에서 시스템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병학교는 미래 전장을 주도하는 보병 장교 육성을 목표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훈련장을 신축하고, 올해 최초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교육 과정을 도입했다.
이기성(소장·맨 오른쪽) 육군보병학교장이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훈련장에서 시스템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병학교는 미래 전장을 주도하는 보병 장교 육성을 목표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훈련장을 신축하고, 올해 최초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교육 과정을 도입했다.
육군보병학교 교관·조교들이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시뮬레이터 훈련장에서 신임 장교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앞두고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
육군보병학교 교관·조교들이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시뮬레이터 훈련장에서 신임 장교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앞두고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을 만큼, 가장 오래되고 기본이 되는 군 병과(兵科). 이들이 참가하지 않은 전쟁이 없으며, 미래 전장에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할 병과. 바로 보병(步兵)이다. 국어사전은 보병에 대해 ‘육군의 주력을 이루는 전투 병과, 소총(小銃)을 주 무기로 삼으며, 최후 돌격 단계에서 적에게 돌진해 승패를 결정하는 구실을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국군은 현재 57만여 명이며, 육군이 44만여 명이다. 육군 23개 병과 중 보병병과는 약 34%에 달하는 13만여 명이다. 육군 전력의 중추인 보병병과가 15일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보병은 ‘육군의 중심 병과(Center of ARMY)’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 비전 달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육군보병학교 드론교육센터 교관들이 교육생 전술훈련 지원을 위해 중형 감시정찰 드론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중형 감시정찰 드론은 열화상 및 적외선 촬영 등이 가능하다.
육군보병학교 드론교육센터 교관들이 교육생 전술훈련 지원을 위해 중형 감시정찰 드론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중형 감시정찰 드론은 열화상 및 적외선 촬영 등이 가능하다.


지상작전 핵심 전력… 전쟁 승리 ‘종결자’

과거와 달리 현대전에서 합동전력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전에서 승리하지 않고 전쟁을 종결지을 수는 없다. 육군은 합동군의 일원으로 지상작전을 주 임무로 하며, 보병은 지상작전의 핵심인 동시에 작전 수행의 중심 병과다.

우리 육군은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세대 게임체인저(Next Game Changer)’ 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과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이 양대 축이다.

아미 타이거 4.0은 육군(Army)과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강화된 지상군의 혁신적 변화(Transformative Innovation of Ground forces Enhanced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technology), 4차 산업혁명(4.0)을 뜻하는 합성어다. 보병부대의 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된 전투체계를 의미한다. 아미 타이거 4.0이 실현되면 도보 위주의 전통적 보병에서 벗어나 첨단 전술차량과 장갑차를 활용함으로써 전투력을 신속히 투사하고, 개인 방호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초연결을 통한 적시성·효율성이 극대화할 것으로 육군은 기대하고 있다.

육군은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중심으로 드론·네트워크 장비를 통합한 전투실험을 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올해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량형 장갑차의 성능 개량 및 전력화 시험을 2025년까지 완료하고, 2026년 이후 사·여단에 작전 배치할 방침이다. K808 차륜형 장갑차는 13일 임진강 도섭(渡涉)에 성공함으로써 우수한 능력을 입증했다.

미래 개인 전투체계인 워리어 플랫폼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초연결 지상 전투체계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전투원의 감시·타격 능력과 생존성 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도약적 우위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게 목표다. 워리어 플랫폼은 3단계로 추진 중이다. 현재 피복·장구·장비 등 전력지원체계에 중점을 둔 1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부대별 임무와 우선순위를 고려해 2024년까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이후에는 기술발전 동향을 고려해 무기체계의 성능·품질을 개선하는 통합형 2단계를, 2030년 이후 일체형 개인 전투체계를 개발하는 3단계까지 구상하고 있다.


워리어 플랫폼 추진 단계별 체계 구성. 

 육군 제공
워리어 플랫폼 추진 단계별 체계 구성. 육군 제공


‘전장 주도’ 첨단 과학화 보병 역량 집중

창설 75주년을 맞은 보병병과는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미래 지상전에서 적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피해를 강요하고, 전장을 주도하는 ‘첨단 과학화된 보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병학교다. 이기성(소장) 보병학교장이 육군과학기술위원회 산하 15개 분야 과학기술그룹 중 하나인 ‘워리어플랫폼그룹장’을 맡아 운영 방향, 연구 팀별 활동 및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차세대 워리어 플랫폼(Block-X)의 운영 개념 연구로 치명성·생존성·기동성을 비롯한 미래 전투원의 능력 향상 방향을 제시하고, 현행 개인 전투체계(모듈 통합형, Block-Ⅰ)의 보완 소요를 식별하고 있다.

교육훈련체계 역시 ‘초일류 육군 건설’에 이바지하기 위해 변화·혁신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축 훈련장에서 합동 화력 시뮬레이터 교육을 한다. 실제 지형과 유사한 전술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는 중·소대장이 포병·항공·함포 사격 등 합동 화력운용능력을 배양하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병학교는 판단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지휘통제 전투실험을 포함해 미래를 준비하는 전투발전 업무를 내실 있게 추진 중이다. 또 산·학·연이 보유하거나 개발한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확장되도록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차륜형 장갑차 교육체계 발전, 미래 보병대대 작전 수행 개념·교리 연구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이기성 보병학교장은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반드시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임무와 역할이 있고, 보병은 미래 전장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보병병과와 보병학교는 ‘야전에서 꼭 필요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전사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윤병노/사진=조용학 기자


보병병과 빛낸 영웅들



‘6·25전쟁 베티고지 사수’ 김만술 대위 


정전협정 체결을 목전에 둔 1953년 7월. 국군1사단 전초기지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경기도 연천군 베티고지에서는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전개됐다. 베티고지를 점령하지 못하고 정전이 성립되면 주 저항선에서 남쪽으로 2마일 이상이 비무장지대(DMZ)로 결정될 상황이었다. 7월 15일 소대원 35명과 함께 베티고지를 지키고 있던 김만술 소위는 야음을 틈타 인해전술로 공격해 오는 중공군 1군 예하 1사단 2개 대대 규모의 적을 맞아 13시간 동안 다섯 차례나 혈전을 치렀다. 적 314명을 사살하고, 450명을 부상시키는 전공을 거둬 국군 최고의 영예인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십자훈장을 받았다. 1960년 대위로 전역한 그는 경기도 시흥에 상이군경 용사촌을 건립하는 등 상이군경의 권익증진에 힘쓰다 1991년 타계했다.



‘베트남 안케 전투 활약’ 임동춘 대위

임동춘 대위(추서 계급)는 국군 보병학교 간부후보생 230기로 입교했다. 1969년 8월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서부전선 소대장과 제2하사관학교 교관을 거쳐 1971년 8월 31일 파월됐다. 1972년 4월 11일 새벽 1개 연대 규모의 월맹군이 아군 기갑연대 1중대 기지를 습격하면서 안케 전투가 시작됐다. 안케 고개가 차단되자 아군은 수색중대를 투입해 정찰을 시도했으나 적의 기습으로 전사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4월 22일 임 중위(당시 계급)가 속한 제2중대가 전면에 나섰다. 임 중위는 특공대를 편성하고 선두에 서서 적의 제1방어선 벙커를 점령했다. 다리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그는 공격을 감행해 5개의 벙커를 폭파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안타깝게 전사했다. 정부는 1계급 특진과 함께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수류탄 위로 몸 던져 희생’ 강재구 소령


강재구 소령(추서 계급)은 1960년 3월 육군사관학교 16기로 임관했다. 1965년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이 결정되자 자원해 수도사단(맹호부대) 제1연대 3대대 10중대장으로 부임했다. 1965년 10월 4일 베트남 파병을 눈앞에 두고 훈련을 총결산하는 수류탄 투척 훈련이 있었다. 이때 병사 한 명이 안전핀을 뽑고 손을 뒤로 젖히는 순간 수류탄을 놓쳐버렸다. 병사의 직후방에서 훈련을 감독하던 강 소령은 수류탄 위로 몸을 덮쳐 수많은 부하의 생명을 구하고 산화했다. 정부는 1계급 특진과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으며, 강 소령이 속했던 3대대는 ‘재구대대’로 명명됐다. 육군은 투철한 군인정신과 부하 사랑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1966년 ‘재구상’을 제정하고, 매년 모범 중대장을 선발·시상하고 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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