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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품질명장’ 육군종합정비창 김영기 해체소각직장장

윤병노 기사입력 2020. 12. 08   16:27 최종수정 2020. 12. 08   16:55

혼자서는 힘든 길… 

피나는 노력·협업이 지금 나를 있게 했다 

 
올해 軍 유일 ‘국가품질명장’ 타이틀 획득
대통령상 5회…이웃사랑·후진 양성도 앞장 

 

국가품질명장 패를 든 김영기 군무사무관.
2020년 국가품질명장으로 선정된 육군종합정비창 김영기(오른쪽) 해체소각직장장이 후배 군무원에게 궤도 품질검사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 산업현장 근로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러나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권좌. 극소수의 장인에게만 주어지는 타이틀 ‘명장(名匠)’. 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다니던 스물두 살의 청년은 군 복무를 하며 전차의 매력에 푹 빠졌다. 2년 6개월의 의무복무를 마친 청년은 전차 직렬 군무원에 지원해 9급으로 임용됐다. 그리고 근속 26년을 눈앞에 둔 지난 11월 19일 제조 분야 ‘국가품질명장’에 등극했다. 우리 군에서 여섯 번째이자 현직으로는 네 명에 불과한 영예로운 기록. 육군종합정비창에 근무하는 김영기(군무사무관) 해체소각직장장이 주인공이다.
달인의 길 멀고 험해도…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국가품질명장은 제조와 서비스 분야로 나뉜다. 10년 이상 산업현장 근무경력과 5년 이상 품질분임조 활동 경력을 갖추고, 품질경영에 헌신하는 모범 근로자를 엄선해 대통령 명의의 증서와 패를 수여한다. 올해는 23명이 선정됐다. 군에서는 김 직장장이 유일하다.

1995년 1월 종합정비창 궤도공장 궤도해체 군무원으로 임용된 김 직장장은 궤도와 로드휠(Road Wheel)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로드휠은 전차·장갑차가 주행할 때 궤도의 원활한 회전을 유지해 주고, 차량을 지탱하는 기능을 한다. 수작업 위주의 궤도 해체는 고도의 전문성과 철저한 안전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 직장장은 작업을 조금 더 수월하고, 조금 더 안전하게 할 방안을 찾기 위해 품질보장 개선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어 품질분임조와 린6시그마 활동에 동참하면서 가속도를 붙였다.

품질분임조는 직장의 소규모 집단이 모여 품질관리 기법을 활용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활동이다. 국방정책으로 추진하는 린6시그마는 업무 절차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단순화하고, 품질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선진 경영기법이다. 결과물의 질적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 논리적 문제 해결 과정과 다양한 과학적 분석기법을 구사한다. 하지만 달인의 길은 멀고 험했다. 2006년과 2008년 지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연달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역 대학교 교수님, 선배 명장을 비롯한 부대원들의 격려와 조언으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품질분임조 기법교육과 국방부 주관 린6시그마 교육, 통계기법 활용 능력 배양 등 6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았지요. 땀은 배신하지 않더군요. 2012년 다시 도전한 결과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육군 최초로 린6시그마 분야 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기품원 분임 경진대회서 군 최초 금상 ‘겹경사’

김 직장장은 2013·2014·2019·2020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대통령상 은상·동상을 차지해 현재까지 대통령상을 5회 수상했다. 올해에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하는 분임 경진대회에서 군 최초로 금상을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알토란 같은 열매를 수확하는 데에는 ‘명품정비 품질보장’을 추구하는 종합정비창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단단히 한몫했다.

“종합정비창의 5대 핵심 가치인 뜨거운 ‘열정’, 더 높은 ‘창의’, 각고의 ‘헌신’, 끝없는 ‘도전’,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은 제 생활신조와 일맥상통합니다. 일선 현장에서 품질·경영 혁신을 달성하려면 열정·창의·헌신·도전·화합이 조화를 이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하지요.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습니다. 나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부대의 물심양면 지원, 품질분임조원들의 피나는 노력과 협업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김 직장장은 린6시그마 관련 과제 수행에도 크게 기여했다. 2012년부터 전차 궤도 가공방법 개선, 궤도 공용해체기 개발 등으로 약 86억 원의 국방예산을 절감했다. 이를 통해 정비 소요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랑 나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6년 결식아동을 위한 ‘월드비전’을 시작으로 지역 소재 아동센터와 대한적십자사에 매월 후원금을 내고 있다. 지역 노인요양시설인 주남요양센터에서는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정비 역량 강화…군수품 품질개선 전도사로

김 직장장의 주요 업무는 궤도, 로드휠류 창정비품 품질·생산관리, 직장 인원·장비 가동률 유지, 현장 품질분임조 및 경진대회 출전팀 지도 등이다. 이를 위해 그는 고도의 전문성 확보에 전력투구했다. 그 결과 11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했으며, 9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5년에는 한국품질경영학회 학술대회에서 K 계열 전차 로드휠 품질개선 논문을 발표해 우수상을 받았다. 수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의 도전에는 쉼표가 없고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김 직장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군수품 품질개선의 전도사가 되도록 자신을 더욱 채찍질할 계획이다.

“종합정비창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와 선후배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국가품질명장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을 겁니다. 군수품 품질 향상을 통한 군 전투력 보장을 위해 현장 품질경영 혁신에 나의 작은 힘을 보태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인 창정비 역량 강화에도 앞장설 겁니다. 더불어 또 다른 국가품질명장이 배출될 수 있도록 후진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윤병노 기자

사진 제공=박찬훈 소령(진)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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