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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tung! Panzer! <경고! 전차!>

입력 2020. 11. 27   16:19
업데이트 2020. 11. 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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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민 소령(진) 육군기계화학교 전술교육단
강용민 소령(진) 육군기계화학교 전술교육단

‘Achtung! Panzer!(경고! 전차!)’.

구데리안 장군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독일어다. 단 두 마디로 전차의 위력이 충분히 전달된다. 이 문구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전차는 전쟁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가 됐으며, 지금도 전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차를 둘러싼 세 가지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 해병대의 전차부대 해체 결정,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서 전차들이 속수무책으로 대량 파괴된 사건, 북한군 열병식에 신형으로 추정되는 전차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례를 근거로 전차는 이제 전쟁에서 필요 없다는 ‘전차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가 보면 이들은 전차 무용론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미 해병대의 결정은 전략적 판단의 결과다. 이들은 미래 전장이 될 동·남중국해는 섬이 많아 기갑전력보다는 장거리 정밀타격전력이 작전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두 번째 사례도 전투원들의 비전술적 행동에다 자폭형 드론이라는 새로운 무기의 등장을 간과한 결과로 봐야 타당하다.

핵무기와 대전차미사일이 등장했을 때도 전차의 시대가 끝났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하지만 구소련은 작전기동단(Operational Maneuver Group) 개념을 바탕으로 대규모 기갑전력을 건설했고, 이스라엘은 메르카바 전차 개발을 통해 논란을 잠재웠다. 이는 군(軍)이 전차 무용론의 부상을 기갑전력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군에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먼저 언급된 최근의 두 사례를, 빠르게 진화하는 무기체계와 이를 활용한 전술 교리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전차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인화·인공지능화로 인명피해 최소화를 추구하는 미래 전장에서 전차는 매우 유용하다. 전차는 전차만을 상대하는 무기가 아니라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지상전을 조기에 종결지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위협에 대비해 전차에 능동방어체계와 원격사격통제체계 등을 탑재하고 전술적 운용의 극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북한도 지난 10월 10일 열병식에서 미국 M1 전차와 유사한 외형의 전차를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구소련 전차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미래 전장에 적합한 전차로 개량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짐작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전차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기계화학교에서는 미래 전장에 적합한 전차 개념을 구상 및 연구 중이다. 인공지능형 표적탐지, 무인정찰기 탑재, 전자기포 등 신기술을 접목한다면 미래 전장에서 전차의 위력은 배가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 독일은 전차의 효과와 위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갑전력을 꾸준히 육성했지만 프랑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 후 독일과 프랑스가 전쟁에서 직면한 결과가 어땠는지 되짚어보자! Achtung! Pan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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