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사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

김상윤

입력 2020. 11. 25   16:56
업데이트 2020. 11. 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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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의 힘 다해 앞으로… 전우와 함께 한계 넘는다


완전군장 뜀걸음·장애물 극복… 

예선 통과한 16개 팀 출전
긴박한 상황 가정 이동 시간까지 평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기본은 체력”
팀워크 배양·부대 전투기술 강화

육군사관학교가 지난 23일과 24일 개최한 ‘제7회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에서 완전군장 산악뜀걸음에 참가한 생도들이 산악지형을 신속히 이동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가 지난 23일과 24일 개최한 ‘제7회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에서 완전군장 산악뜀걸음에 참가한 생도들이 산악지형을 신속히 이동하고 있다.



영하권을 넘나들던 24일 육군사관학교(육사) 화랑관 앞 광장. 15㎏ 완전군장을 착용한 11명의 육군사관학교(육사) 생도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출발선 앞에 섰다.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7회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의 종합우승팀을 결정할 마지막 종목은 ‘단정 운반’. 약 90㎏에 달하는 고무보트와 노, 20L 물통 4개 등의 물자를 11명이 나눠 들고 화랑관 광장을 한 바퀴 달린 뒤, 물자를 다시 최초 배치 상태로 돌려놓고 결승선까지 전력 질주하는 고강도 경기다. 글=김상윤/사진=조종원 기자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 ‘단정 운반’ 종목에 출전한 생도들이 같은 중대 선후배 생도들의 응원 속에 약 90㎏에 달하는 고무보트와 20L 물통 4개를 들고 화랑관 광장을 달리고 있다.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 ‘단정 운반’ 종목에 출전한 생도들이 같은 중대 선후배 생도들의 응원 속에 약 90㎏에 달하는 고무보트와 20L 물통 4개를 들고 화랑관 광장을 달리고 있다.

“준비…, 출발!” 통제관의 힘찬 출발 신호와 동시에 고무보트와 물통을 든 생도들이 땅을 박차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모두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오전 내내 완전군장 산악 뜀걸음, 전투체력 테스트 등의 종목을 연속으로 소화하느라 체력이 상당히 소진된 듯했다. “힘내! 조금만 더!” 응원을 위해 광장에 모인 같은 중대 생도들도 출전 선수들과 속도를 맞춰 함께 달리며 간절하게 소리쳤다.

결승선이 점점 가까워 왔지만, 출전 선수 일부는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다. 결국 한 생도가 걸음을 멈췄다. “헉…, 헉….”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고개를 푹 숙인 모습에 응원을 보내던 중대 생도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터졌다. 그때였다. “멈추지 마! 달려! 할 수 있어!” 앞서 달리던 팀장 생도가 돌아와 지쳐 있는 생도의 손을 끌어당겼다. “악! 악!” 마지막 힘을 쥐어짜듯 신음하며 달리는 두 생도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꼭 잡은 두 손을 끝까지 놓지 않은 생도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나를 강하게, 우리를 강하게, 대한민국을 강하게!’라는 대회의 취지와 육사 생도들의 뜨거운 전우애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육사는 지난 23일과 24일 생도들의 전장 리더십과 팀워크를 배양하고 전투 체력 및 소부대 전투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 본선을 개최했다. 세계 육사 생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루는 미 육사 웨스트포인트의 ‘샌드허스트 경연대회’를 벤치마킹한 이번 대회는 올해 7회를 맞았다. 육사 생도들은 매년 샌드허스트 경연대회에도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대한민국 육군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있다.

본선 대회에는 지난 20일 열린 예선 대회를 통과한 16개 팀이 출전해 명예로운 우승기를 놓고 완전군장 뜀걸음, 장애물 극복, 개인화기 사격, 복합상황조치, 단정 운반 등 총 10개 종목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대회가 열린 육사 교정의 열기는 초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뜨거웠다. 종목마다 출전팀의 아슬아슬한 기록 경쟁이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중대 깃발·북·꽹과리 등을 동원한 중대별 응원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대회 진행 및 평가에 생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율성과 지휘통제 능력 등을 배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육사는 교정 곳곳에 마련된 10개 종목을 수행하기 위해 각 출전팀이 이동한 시간까지 평가 요소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완전군장을 착용한 출전선수들은 한 종목을 신속히 마친 즉시 대열을 이뤄 다음 경기가 기다리는 장소로 사력을 다해 달려야 했다. 이렇게 연속적이면서도 긴박한 상황은 팀 단위 전술적 행동 능력, 팀장의 리더십, 팀원 간의 단결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다.

아울러 육사는 이번 대회가 코로나19 상황으로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출전선수들은 각 종목의 기록 측정을 위해 격렬하게 움직일 때는 통제관의 허락 아래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물론 경기 외적 영역에서는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손 소독 등 모든 방역 수칙이 철저히 지켜졌다.

육사는 육군의 미래인 생도들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확대한 가운데 군사전문가로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권동한(중령) 군사훈련과장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에 생도들이 변화하는 전장환경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과 장비에 대한 이해와 활용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강한 체력과 고도의 전투기술, 창의적인 사고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화랑전투기술 경연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회에 참가한 곽동헌 4학년 여단장 생도는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전투기술을 팀원과 함께 발휘해야 하는 이번 경연을 통해 강점과 보완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임관 이후 미래 육군을 선도해 나갈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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