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한명수 기고] 결혼 앞둔 나의 소대장에게

입력 2020. 11. 25   16:25
업데이트 2020. 11. 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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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수 국군지휘통신사령부·해병대령
한 명 수 국군지휘통신사령부·해병대령

내가 대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대장이었던 예비역 해병 장교가 결혼 소식을 전해 왔다. 군대 선배를 넘어 인생의 선배로서 ‘대한민국 남자가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네 가지 M 단계’를 이야기해주고 싶다.

먼저, 국방의 의무(Military)다.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남자는 모두가 현역복무, 대체복무, 공익근무, 면제 등 어느 하나를 선택하거나 분류돼 병역의무를 마쳐야 한다. 이는 국가의 3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영토를 지키는 숭고한 일로서 우리 선조들이 해온 일이며 내 자녀들이 또 해야만 하는 매우 거룩한 일이다. 장교, 부사관, 병 또는 사회복무요원이라는 각각의 신분과 근무 기간을 초월해 나의 희생과 헌신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발전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

둘째, 결혼(Marriage)이다. 법적으로 동성 간 결혼도 허용한다고 하지만 전통적 가치와 하나님의 창조 질서는 이성 간 결합을 전제로 한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 발생하는 그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셋째, 경제력(Money)이다. 물질 만능주의 시대의 우리 젊은이들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세상을 보면서 살고 있다. 돈으로 인해 흥하거나 망하는 모순과도 같은 숱한 사례들은 우리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한다. 자기의 이상과 가치관이 맞는 여자에게는 진정한 마음을 쏟을 필요가 있지만 돈이라는 허상에는 지나친 욕심을 버릴 필요가 있다. 더불어 가정을 이루기 전에는 세상 모든 일과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하고 노력을 집중하느라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기 어렵지만 이후에는 아내와 아이들의 안정된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

넷째, 사명(Mission)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에게 주어진 크고 작은 일이 있다. 현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예견할 수 없지만 기나긴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낸 후에야 자신에게 부여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먼 훗날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이르러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때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마침내 발견할 수 있다. 이때까지 우리는 작은 성공이나 실패에 교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인생 철학이 필요하다.

결혼을 앞둔 인생의 후배이자 나의 소대장이었던 그 친구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두 번째 단계를 훌륭하게 넘어가고 있음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남은 인생 여정을 축복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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