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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조 원 공공부문 투입… 일자리 숨통 기대

입력 2020. 11. 23   17:03
업데이트 2020. 11. 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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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21년 채용


그린·디지털 등 뉴딜정책 적극 추진
한국서부발전 ‘어학 추가 사건’ 계기
공정·투명·예측 더 강화될 듯
7급 공무원 시험은 PSAT 도입
민간기업과 병행해 준비 가능


11월도 거의 끝나가는 요즘에는 채용공고가 잘 나지 않는다. 결산을 해야 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잡아야 하는 연말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입사원을 뽑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내년을 바라봐야 할 때다. 2021년 공기업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인지 전망해 본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첫째는 채용 인원에 대한 이야기다. 코로나19 이후 취업 시장 전반에 걸쳐 전망이 좋지만은 않다. 기업들의 업황이 채 나아지기도 전에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휴직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실직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있던 일자리도 없어지는 판에 신입사원을 뽑기에 부담되는 기업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이나 공공 부문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불황일수록 공공 부문에서 사업을 일으켜 경제를 돌아가게 만든다는 것이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의 케인스 이래 불문율처럼 지켜온 대부분 나라의 불황 타개법이다. 우리 정부 역시 2021년부터 뉴딜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그리고 안전망 강화 사업 등 공공부문 사업에 2021년 한 해만 21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그래서 공기업이나 공공 부문 채용 인원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둘째는 ‘공·투·예’다. 공정, 투명, 예측의 준말이다. 공정과 투명성은 공기업 채용에서 그동안 꾸준히 강조돼 온 가치다. 특히 공정성 논란이 2020년 한 해 동안 심심찮게 있어 왔다. 그러다가 최근 한국서부발전이 2020년 하반기 채용공고에서 갑자기 어학을 지원 자격 요건으로 추가하는 사건이 있었다. 어학 추가가 ‘사건’으로 격상된 이유는 취업준비생들의 반발과 항의가 있었고,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갑자기 자격 요건을 추가할 경우 취준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크다고 판단해 시정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서부발전은 지원 자격 요건에서 어학을 뺐다.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뽑는 것은 사실 기업의 고유 권한이다. 자기 기업에 필요한 사람의 조건을 지원 자격으로 내거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언제 공고할 것인지 역시 기업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 공기업이나 공공 부문은 적어도 6개월 혹은 1년 전에는 채용 조건을 밝힐 수밖에 없게 됐다.

말하자면 채용 자격 조건을 바꾸고 싶으면 채용 공고에서 ‘다음 채용부터는 어떻게 바뀔 것이다’라고 예고하지 않으면 한국서부발전과 비슷한 문제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결국 공정함에 대한 요구가 공기업 채용에 투명성을 가져왔고, 채용의 투명성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줬다. 취준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합격할 수 있겠다는 예측 가능한 지침과 기준을 주는 것이 공기업 채용의 중요한 사항이 된 것이다.


AI 면접은 시기상조?

셋째는 제한적 AI의 사용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채용 바람을 타고 AI 면접이 급속도로 도입됐는데, 문제는 AI 면접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 역시 같은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상반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원한 한 취준생은 AI 면접에서 최고등급인 S를 받았다. 최종면접에 임한 213명 가운데 유일한 최고등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취준생은 마지막 대면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끝내 탈락했다. AI 평가와 실제 면접관들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달랐던 것이다.

AI 면접에서 추천한 인재와 실제 면접의 평가가 어긋난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며, 현장에서는 AI 면접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2021년에도 AI 면접을 실시하는 공기업이 늘어날 수 있지만, AI면접의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고 최종면접의 참고자료 정도로만 쓰는 기업이 많을 전망이다.


공기업 취준생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2021년부터 7급 공무원 시험에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공직 적격성 테스트)가 도입된다. 공기업 준비를 위해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PSAT를 활용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말하자면 공무원 준비하던 사람들이 언제든지 공기업 채용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 인사처가 밝힌 공무원 7급에 PSAT를 도입하는 이유 자체가,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도 민간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여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공시 낭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공기업 취업에 응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 특히 7급 시험이 끝난 하반기로 갈수록 NCS 커트라인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한 잡코리아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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