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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팀 김 일병, 후두부 골절로 이동 불가’ 훈련 상태 노트북에 실시간으로

김상윤

입력 2020. 11. 20   17:48
업데이트 2020. 11. 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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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소대급 마일즈 연동시험 현장

육군과 공군·해병대 팀 나눠… 실제 도시 구현한 훈련장 누벼
피격되면 진동과 함께 몸에 부착된 전시창 부상 상태 메시지
통제탑엔 노트북·작은 정보수집장치… 간편한 휴대 ‘최대 장점’
장병들 “적이 있는 훈련 실전감 달라… 전투력 향상 기대” 

지난 17일 육군9사단 도시지역작전훈련장에서 열린 ‘신형 소대급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쌍방 교전 훈련에서 신형 장비를 착용한 육군 블루팀이 공군·해병대 레드팀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육군9사단 도시지역작전훈련장에서 열린 ‘신형 소대급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쌍방 교전 훈련에서 신형 장비를 착용한 육군 블루팀이 공군·해병대 레드팀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진짜 실전 같았어요. 재미있게 훈련하면서 전투기술은 쭉쭉 늘 것 같습니다!”

지난 17일 육군9사단 도시지역작전훈련장에서 진행된 ‘신형 소대급 마일즈(MILES·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 장비’를 활용한 쌍방 교전 훈련에 참가한 해병대 지성현 상병의 말이다.

국방부 주관으로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 공군 기지방호과, 해병대사령부 등이 참여한 이날 훈련은 신형 소대급 마일즈 장비 보급을 위한 최종 연동시험의 하나였다. 훈련은 육군 장병들이 블루팀, 공군·해병대 합동팀이 레드팀이 돼 쌍방 교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교전 훈련이 시작되기도 전에 훈련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왼쪽 우회로를 타고 기동해 상대 팀 후방을 공격하는 게 어때?”, “그럼 2개 조로 임무를 나누자. 우리 조는 저 건물 옥상에 매복해 있다가 수류탄을 투척할게.”

훈련장 곳곳에서 진지하게 전술토의를 하는 장병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떻게 생존하고,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를 장병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마일즈 훈련의 강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교전 개시! 교전 개시!” 통제탑이 훈련 시작을 알렸다. 장병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건물·지하철 등 실제 도시를 그대로 구현한 듯한 훈련장을 종횡무진 누비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숨을 헐떡이며 전력을 다해 달렸고, 거침없이 땅바닥을 구르며 몸을 숨겼다. 놀랍도록 훈련에 몰입해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기기 위해서였다. 



 

‘적’과 ‘승패’가 있는 마일즈 훈련의 진가를 또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큰일이네. 우리 용사들이 이제부터 마일즈 훈련만 하고 싶다고 하면 어쩌죠?” 한 훈련통제간부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시간이 흘러 양 팀이 서로 점점 접근하자 교전 양상은 한층 치열해졌다. “탕! 탕! 탕!” 마일즈 발사기와 연동된 공포탄 소리가 쉴 새 없이 귀청을 때렸다. 피격당한 장병들이 팔에 착용한 전시창에서는 “사망! 사망!” 또는 “부상! 부상!”과 같은 음성이 나오고 진동이 울렸다. 전시창 화면에는 ‘후두부 골절’ ‘출혈’ ‘대화·이동 불가’ 등 피해 부위와 상태에 대한 상세한 메시지가 나타났다.

불꽃 튀는 교전이 한창인 가운데, 훈련을 통제하는 통제탑으로 향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각종 대형 기기가 통제시설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상은 달랐다. 훈련장 곳곳을 비추는 대형 스크린 이외에는 작은 노트북 하나와 택배 상자 크기의 정보수집장치가 전부였다. 처음엔 실망했지만, 알고 보니 이것이야말로 신형 소대급 마일즈 훈련통제장비의 강점이었다. 수많은 전투 객체를 실시간으로 화면에 시연하며 각종 전투정보를 분석하고 훈련을 통제하는 복잡한 장비를 이처럼 작고 간소하게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가볍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쌍방 교전 훈련이 가능하게 해준다.




교전 시작 약 1시간 만에 훈련이 마무리됐다. 집결지로 돌아오는 장병들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짧은 훈련에 대한 아쉬움과 최선을 다했다는 후련함이 장병들의 표정에 교차하고 있었다.

육군9사단 정태준 일병은 “평소 부대에서 하던 훈련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는 것을 느꼈다”며 “훈련을 진짜 실전처럼 느끼며 몰입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군 김지훈 중사는 “적이 있는 훈련이라 실전감이 확실히 다르다”며 “앞으로 마일즈 교전 훈련 기회가 더 많아진다면 부대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김상윤/사진=양동욱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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