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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은 경 국방광장]간부의 실천, 지속 가능한 코로나19 방역 전략 핵심

입력 2020. 11. 20   17:03
업데이트 2020. 11.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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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은 경 국군의무사령부 건강관리사업계획장교·육군소령
배 은 경 국군의무사령부 건강관리사업계획장교·육군소령

100일이면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종식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인간의 오만이었다. 우리는 300일 넘게 코로나19와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발생 초기에는 바이러스의 감염력, 치료 방법 등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혼란이 가중됐고, 과도한 불안과 공포가 일반 사회는 물론 군 조직까지 위축시켰다. 그러나 국민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방역수칙을 실천하면서 대한민국은 방역 모범국이 됐다. 군의 현황을 살펴보자.

국군의무사령부 예방의학처에서 군내 확진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월 19일 현재 20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인구 10만 명당 32.7명의 낮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군은 질병관리청이 고위험시설로 분류하는 기준인 3밀(밀폐, 밀집, 밀접)을 특성으로 하는, 감염병에 취약한 집단이다. 그럼에도 군이 일반 지역사회에 비해 낮은 발생률, 보건당국의 목표보다 높은 방역망 내 관리비율(84.5%)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는 군의 강력한 방역지침과 군 의무의 신속한 대응 효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장병들의 적극적 참여 덕분이다.

하지만 이면을 보면 2020년 감염병 위기로 군은 실전 같은 훈련이 제한되고, 장기간 이어지는 야외 활동 제한으로 장병들의 심리적 방역망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코로나19는 향후 오랜 시간 인류와 공존할 것이고,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일상을 위한 지속 가능한 방역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국군의무사령부에서 분석한 군내 확진자 발생의 특징을 조금 더 살펴보면 간부는 10만 명당 36.7명, 병사는 10만 명당 29.9명으로 간부의 발생률이 더 높았다. 또, 전체 확진자의 72.3%가 20건의 집단 발생에 의한 것이었다. 집단 감염원의 76.5%는 간부로 나타났다. 이로써 아프면 출근하지 않기, 즉각적 진료와 검사,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등 간부의 개인 생활수칙 준수가 군내 유입 차단의 주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집단감염에서 추가 확진된 인원의 69.7%가 병사임을 고려할 때, 병영생활 중에도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생활수칙 준수는 군내 확산 방지를 위한 필수적 요소다. 결국 출·퇴근 하는 간부로부터 전염병이 군내에 유입되는 걸 차단하고, 집단생활을 하는 병사들 간 확산을 막는 것이 군의 방역 방향이 될 것이다.

일반사회의 방역 전략은 보건의료역량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자 발생을 조절하는 것이다. 군의 방역 전략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투력을 유지하겠다는 적극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군 의료는 그동안 K-방역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3T(추적, 검사, 격리 및 치료)의 역량을 강화해 군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힘써 왔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교육 훈련이 가능한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재차 강조하지만 장병 개개인 모두가 일상에서 생활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전투력의 근간이 되는 군 간부들이 개인 방역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실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역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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