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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우 한 주를 열며] 위험한 보물선 소행성

입력 2020. 11. 20   17:03
업데이트 2020. 11. 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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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 우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한 인 우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하늘에 있는 천체 중 가장 빈번하게 뉴스에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소행성이다. 최근에는 나사(NASA)에서 보낸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베뉴’라는 소행성에 접근해 시료를 채취했다는 소식이 크게 보도됐다. 직경 500m 정도 되는 작은 소행성에 탐사선이 접근해 로봇팔을 내밀고 행성 표면으로 질소가스를 뿜어내 이때 튀어 오르는 알갱이들을 채취한 후 재빠르게 빠져나오는 일련의 작업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경탄을 자아냈다. 채집된 시료는 2023년 9월까지 지구로 운송돼 과학자들이 자세하게 연구하게 된다. 베뉴 시료를 채집하는 이유는 소행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 상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것을 통해 태양계 형성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역사에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이 멸종하는 것과 같은 대재앙이 몇 번 일어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지구적 대재앙이 아니어도 100m 정도 되는 소행성이 충돌하면 대도시 하나가 완전히 파괴될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러한 소행성 충돌 위협에 전 지구적 차원에서 대비하기 위해 유엔은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와 우주임무기획자문그룹 등의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첫 단계는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나사를 중심으로 140m 이상 되는 소행성의 90%를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지구와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이 발견되면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궤도를 변경시키는 방법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궤도 변경 방법으로는 핵폭탄이나 강력한 레이저를 소행성에 쏘아서 소행성의 일부 물질을 녹여 증발시키는 것, 소행성에 직접 로켓 추진체를 설치해 작동하는 것 등 여러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소행성은 지구에 위협적인 존재인 동시에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소행성에는 철이나 니켈·코발트 등의 금속과 금·백금 같은 귀금속 그리고 지구에서 얻기 힘든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행성에서 물을 얻을 수 있다. 물은 우주에 진출한 인간의 생존에 직접 필요하고 또한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로켓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구에서 많은 연료를 싣고 가지 않아도 소행성에서 채취한 금속과 물 등을 이용해 더 먼 우주로 이동할 수 있다. 인류는 호기심이 넘치고 모험을 즐기는 동물이다. 호기심과 모험이야말로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문명의 원동력이다. 인류는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우주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우주 이주의 원인 제공자인 동시에 이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보물선이며 인류의 서식처를 건설할 수 있는 거점이기도 하다. 21세기는 아마 인류 문명사에서 우주 이주의 첫걸음을 뗀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행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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