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오홍석 기고] ‘우리, 지금 참 잘하고 있어!’

입력 2020. 11. 13   16:53
업데이트 2020. 11. 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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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홍 석 
육군56사단 동원참모·중령
오 홍 석 육군56사단 동원참모·중령

각종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군 관련 소식들을 접하다 보면 가끔 우리 군이 정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군인인 나조차도 말이다. 책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저)를 보면 저자는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이유를 10가지 본능으로 설명한다. 그중 ‘부정본능’이 요즘 크게 공감된다.

‘부정본능’이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본능이다.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중에 주기적으로 작은 문제가 나타난다면 전반적 개선보다 그 ‘문제’를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회의도 잘한 것을 분석하기보다 문제를 찾아내 개선하기 위한 것이 주를 이룬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잘한 것은 생략한다”라고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것을 많이 봤을 것이다. 잘하고 있는 것은 그냥 놔둬도 계속 잘할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그 잘한 것은 큰 의미 없다고 치부하고 오로지 잘못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즉 부정적인 것에 더 주목하는 부정본능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부족하고 미흡한 무언가를 개선하는 것보다 노력해서 잘하고 있는 것을 계속 이어가고자 힘쓰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 리더가 부하를 볼 때도 그렇다. 수많은 장점과 능력이 있는데도 눈에 거슬리는 하나의 단점에 집중해 좋은 면을 보지 못하는 부정본능에 쉽게 빠진다. 그 부하는 생각보다 많은 능력을 갖췄다. 그러므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팩트풀니스』에서 저자는 부정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상황이 점점 나빠진다는 생각과 좋아진다는 생각을 동시에 유지하도록 스스로를 설득하라고 제안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 군은, 우리 부대는 정말 좋아지고 있다. 무책임한 낙관론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보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것, 그 노력이 무엇이었나에도 관심을 두고 이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사실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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