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김태윤 견장일기] 간부 체력특급 달성 100일 작전

입력 2020. 11. 05   16:48
업데이트 2020. 11. 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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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중령
육군1포병여단 장타대대장
김태윤 중령 육군1포병여단 장타대대장

육군1포병여단 장타대대 간부들의 체력특급 획득 비율은 2019년 78%, 2020년엔 80%다. 지난 2017년 12월, 대대장 부임 초기에 대대 간부들의 체력 특급 달성률은 고작 27%에 불과했다. 나는 대대장 임기 내에 이 27%라는 숫자를 앞뒤로 뒤집은 7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후 “솔선수범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매일 선두 그룹에서 각 종목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 성과는 ‘39%’. 조금 향상은 됐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나는 진지한 고민을 이어 갔다. 그리고 체력단련에 ‘자기 동기유발’과 ‘흥미’라는 요소가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고안해 실천하기 시작했다.

첫째, ‘간부 체력특급 달성 100일 작전’이란 타이틀을 걸고 자발적 회원을 모집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전 간부의 3분의 1 정도가 참여했다. 작전 1일 차 출정식을 하면서 전원이 100일 작전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발표했다. 또한 체력특급 달성을 위한 본인만의 의지를 표현하는 다소 엉뚱하고 기발한 문구가 적힌 형광 러닝 조끼를 구매해 착용했다.

둘째, ‘체력특급 SNS 방’을 개설해 일과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체력단련을 하는 사진을 올림으로써 서로 격려하고 자극받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면서 체력특급 달성의 노하우와 다이어트 방법, 달리기에 가장 적합한 신발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공유하게 돼 더욱 체력단련에 매진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셋째, 주 단위로 ‘체력특급 달성 100일 작전 세미나’를 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미나가 간부들의 체력특급 획득 비율을 80%로 격상시킨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한다. 이 세미나는 작전에 참여한 전 구성원이 계급 구분 없이 원형으로 둘러앉아 한 주간 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그리고 다음 주 개인별 구체적인 목표는 어느 수준인지를 발표하는 시간이다. 전 구성원 앞에서 본인이 설정한 목표를 본인 입으로 크게 말하는 것은 본인에게는 ‘다짐’, 주변 회원들에게는 ‘약속’이 됐다. 이런 모습들이 간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전파되면서 작전 시행 보름 만에 대대 간부 90%가 모두 체력특급작전의 회원이 되는 성과도 있었다.

우리 장타대대의 ‘간부 체력특급 달성 100일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를 묻는다면 회원 스스로의 자발적 참여,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는 화합·단결된 분위기, 힘든 훈련 간 흥미를 유발하는 각종 기재가 아닐까 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든 활동이 침체된 가운데 부대원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 모든 부대가 주어진 상황과 환경이 다르기에 이 방법을 동일하게 적용할 순 없겠지만, 부대 전투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고자 한다면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모티브로 각 부대에 맞게 적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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