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스타트업의 세계

방문 없이 예약 OK! 코로나는 위기다? 기회다!

입력 2020. 10. 19   16:21
업데이트 2020. 10. 19   16:29
0 댓글

국내 유일 호텔 연회장 예약 플랫폼 ‘루북(Roovook)’


비즈니스 행사·워크숍·돌잔치 등 공간 맞춤형 특화
360도 VR 영상·테이블 배치 시뮬레이션 등 제공
국내 호텔 130여 곳 제휴… 틈새시장 공략 영역 확장



김한결(맨 왼쪽) 대표와 ‘루북’ 팀멤버들.  사진=㈜루북
김한결(맨 왼쪽) 대표와 ‘루북’ 팀멤버들. 사진=㈜루북

익숙하지 않은 여행지에서의 설렘, 집 앞 골목에 들어섰을 때의 안도감, 휴일에는 근처도 가고 싶지 않은 회사 동네. 이렇듯 ‘공간’은 우리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일상에서 많은 힘을 발휘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도 바로 ‘공간’이다. 짧은 시간에 성과를 보여줘야 하거나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겨야 하는 비즈니스 세계의 ‘공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공간을 활용해야 비즈니스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호텔리어의 꿈을 안고 인천과 제주의 호텔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루북(Roovook)’의 김한결 대표는 호텔 서비스에 숨겨진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 번째는 호텔이 화려한 겉모습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는 수많은 사람의 노동이 집약적으로 몰려 있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된다. 고객이 호텔에서 느끼는 편안함의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전문가의 손길에 의해 탄생되고 있었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호텔의 경우 객실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실제로 호텔의 평균 매출은 ‘객실:부대시설=6:4’의 비율로 구성된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호텔이 여행객 또는 출장자들의 숙박시설 기능에 충실했기에 객실이 주연, 부대시설이 조연의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MICE(컨벤션 산업: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our),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첫 글자를 딴 말) 산업이 성장하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연회장 등의 시설 환경이 주연급 조연으로, 호텔 선택 시 주요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공간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행사 예산과 위치를 고려하여 행사를 기획했지만, 이제는 행사 콘셉트에 부합하는 공간을 먼저 고려하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별한 콘텐츠와 공간, 즉 유니크 베뉴(Unique Venue)에 대한 니즈가 커지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핀테크, 블록체인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함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밋업(Meetup) 행사의 빈도수도 증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호텔에서 직접 일하면서 얻게 된 호텔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통해 호텔 연회장 예약에 특화된 플랫폼, 루북(Roovook)을 창업하기로 결심한다. 루북은 ‘Room + Venue + Booking’을 합친 단어로, 호텔뿐만 아니라 연회장까지 한번에 편리하게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뜻한다. 김 대표는 각각의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공간’에 맞는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 담당자와 ‘공간’을 찾고 있는 행사기획 담당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금까지 호텔 객실의 편리한 예약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은 많았지만, 비즈니스 행사와 워크숍, 돌잔치와 같은 가족 행사를 위한 연회장 예약 플랫폼은 루북이 최초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제주시 내 호텔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후, 지난해 3월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사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국내 130여 개 호텔과 제휴를 맺어 600개 이상의 공간이 루북 플랫폼에 등록되어 있다. 루북은 이러한 공간을 행사 기획자와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연회장 360도 VR 영상, 테이블 배치 시뮬레이션, 행사 견적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루북의 서비스는 코로나19라는 위기의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의 영향으로 호텔 등 공간주와 이용자들 모두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약 취소를 한 고객들이 많았지만, 하반기에 잠정 연기됐던 행사들이 하나둘, 개최되기 시작하면서 루북의 비대면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었다. 루북은 국내에서 호텔 연회장 예약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호텔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연회장의 위치나 크기, 테이블 배치, 빔 프로젝터 유무 등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호텔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수요가 뚝 떨어지자, 연회 공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북의 플랫폼을 영업을 위한 새로운 활로로 활용하고자 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에는 인천공항 인근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등 대규모 호텔 제휴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해 왔던 시장에서, 특정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의 발견을 ‘니치 마켓(Niche Market)’이라고 한다. 니치 마켓은 기존 시장에서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남이 아직 모르는 좋은 낚시터’로 비유되기도 한다.

루북이 제공하는 보다 큰 가치는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이 모인 공간이 행복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루북이 추천하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박지영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센터 팀장
박지영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센터 팀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