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혁신의 기회는 찾아온다. ‘기존의 업무 방식에 의문점이 생겼을 때’, ‘더 효율적인 방안이 떠올랐을 때’가 바로 그때다. 하지만 그 기회를 손에 쥐고 결국 혁신을 이뤄내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이가 ‘전임자가 그렇게 알려줬으니까’, ‘실제 구현해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막연히 떠오르기는 하는데 그걸 혼자서 구현해 보려니 막막하기만 했다. 혼자 하기엔 벅차고 어려워 갈피를 못 잡던 그 순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전우들이 떠올랐다.
지난 2015년 52군지단 정비근무대에서 첫발을 뗀 ‘용벌분임조’는 그렇게 탄생하게 됐다.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 본 불편함, 그 불편함을 직접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보자는 데 우리는 의기투합했다.
‘용벌분임조’가 만들어진 뒤 조원들은 각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모여 토의하고 만들고 실험했다. 계속되는 실패에 낙담하기도 하고,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아 실망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자존심을 걸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자신감이 붙자 이젠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리 조는 마침내 2016~2017년 5군지사에서 주관한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우수 분임조로 선발됐고, 2018년에는 ‘배터리 방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로 대구시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군내 차량용 배터리 교체 비용을 1년에 약 9억 원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더욱 효율적인 차량 유지관리가 가능한 데다 예산 절감 효과도 컸다.
여세를 몰아 우리 ‘용벌분임조’는 2019년 드디어 첫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나가 대통령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2년 연속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개인적으로는 전우들을 대표해서 2020년 육군 으뜸장인 군무원으로 선발됐다. 이 모든 것이 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 개발과 예산 절감을 위해 분임조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였다.
나는 그간의 분임조 활동을 통해 전우와 함께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만약 누군가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주위를 한 번 둘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희미하여 막막하게만 보이던 길도 전우와 함께 걷는다면 더욱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일 테니 말이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