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세계 수출시장 절반 점유…최고 향한 진화 계속된다

임채무

입력 2020. 09. 21   17:01
업데이트 2020. 09. 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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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K9자주포


압도적 화력 등 자랑 대한민국 명품무기
1998년 독일 이어 두 번째 개발 완료
우수한 성능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
유럽·亞 수출 이어 호주와 계약 눈앞
원격·무인화 목표 2차 성능개량 계획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 겸손한 가격으로 다양한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K9자주포가 이제는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꽃봉훈련장에서 포탄사격을 하고 있는 K9자주포의 모습.  조종원 기자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 겸손한 가격으로 다양한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K9자주포가 이제는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꽃봉훈련장에서 포탄사격을 하고 있는 K9자주포의 모습. 조종원 기자
1차 성능개량된 K9자주포의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1차 성능개량된 K9자주포의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치상 주변국의 수많은 외침을 겪었다. 그때마다 위인과 혁신적인 무기가 나타나 나라를 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는 임진왜란 시 왜적을 격파한 화포를 꼽을 수 있다.

천자총통, 지자총통 등의 화포를 쏴대면 벽력과 같은 소리로 적의 혼을 빼놓았고, 날아간 탄환은 대규모의 인명과 물자에 피해를 줬다. 그리고 이제는 그 역할과 명성을 우리 손으로 만든 명품 K9자주포가 잇고 있다.

지난 1998년 개발 완료된 K9자주포는 자타가 공인하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명품 무기다. K9자주포는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으로 대북 억제력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서는 다소 늦게 개발된 후발 자주포였지만 국제 방산시장 등장 이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슈퍼루키다.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 겸손한 가격으로 다양한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K9자주포가 이제는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 독자기술로 개발한 K9자주포

K9자주포의 개발은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우리 군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우리 독자기술로 52구경장(포신길이 8m) 자주포 개발에 착수한다. 당시 무기체계의 선진국이면서 자주포의 세계 최강자인 독일도 52구경장의 Pzh-2000자주포를 개발 중이었던 시절로, 자주포에 대한 기반 기술 수준이 매우 낮았던 우리나라에서 독자기술로 52구경장 자주포를 개발한다는 것은 걸음마도 떼지 못한 어린아이가 뜀박질을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 군은 그동안 KH179견인포, K55자주포 등 미국의 기술도입, 면허생산 등으로 확보한 포신포와 자주포의 기초적인 기술에 인적 역량을 집중 투자해 1998년에 K9자주포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과정에서 기술력 부족으로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었다. 폭발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도 발생했으며 외국의 기술견제 또한 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자기술로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52구경장 자주포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K9자주포는 1999년부터 전방 부대에 배치돼 현재 우리나라를 지키는 든든한 수호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세계 자주포 시장의 슈퍼 루키

국내에 배치된 K9자주포와 유럽·아시아 등에 수출된 K9자주포의 숫자를 합치면 1700여 대에 이른다. 2017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K9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K9자주포와 더불어 세계 최고 자주포라 불리는 독일의 Pzh-2000자주포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이다. K9자주포와 경쟁하는 자주포는 독일의 Pzh-2000자주포와 미국의 M109A7PIM자주포가 있다. K9자주포는 이들과 동일하거나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20억~40억 정도 저렴해 자주포를 구매하고자 하는 국가에 인기가 많다.

2001년 터키에 K9자주포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잇달아 수출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호주 육군 자주포 도입사업의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돼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종 계약이 성사된다면 아시아, 유럽은 물론 오세아니아까지 우리의 K9자주포가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세계 최고를 향한 2차 성능개량

현재 K9자주포는 1차 성능개량을 통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K9A1자주포로 변신해 2018년부터 각 부대에 배치되고 있다. K9A1자주포는 주 엔진의 가동 없이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보조동력장치(APU)를 새롭게 달았으며, 조종수의 야간 잠망경을 ‘열상형’으로 교체해 주간뿐 아니라 야간에도 임무수행을 할 수 있다. 자동사격통제장치의 업그레이드로 전자식 시한장입기와의 연동은 물론 실시간으로 탄약 현황을 관리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첨단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세계 자주포 선진국의 차세대 자주포 개발 경쟁으로 인해 우리의 K9자주포도 2차 성능개량을 계획 중에 있다. K9자주포 2차 성능개량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을 고려해 첨단기술을 제때 반영할 수 있도록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1단계는 2027년까지 탄·장약, 신관 등 탄약의 완전자동화관리를 목표로 한다. 현재 K9자주포는 탄을 포입구까지 이동시키는 송탄과 포탄 장전은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탄을 목표지점까지 날려 보내는 장약의 장전과 탄의 폭발시간을 맞추는 신관의 시간 조정은 승무원이 직접 한다. 그러나 1단계 성능개량을 통해 자동화가 이뤄지게 되면 승무원이 5명에서 3명으로 줄고, 기존 대비 150% 이상 향상된 발사속도를 갖게 된다.

포탑 외부에 장착되는 K6기관총을 자동화하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도 부착된다. 현재는 승무원이 외부로 상반신을 노출한 가운데 K6기관총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RCWS를 장착하면 자주포 내부에서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사격을 할 수 있어 승무원의 생존성이 크게 증가한다. 또 장비의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장병들의 전투 환경 개선을 위한 에어컨 등 편의장치도 장착될 예정이다.

2단계의 목표는 아직까지 세계의 어떤 나라도 도전하지 못한 자주포의 완전한 원격·무인화 조종 및 운용이다. 완전한 원격·무인화 조종 및 운용은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주포가 자율주행하며 원격 사격할 수 있게 돼 적 위협으로부터 승무원의 생존성을 완전히 보장받게 된다. 이를 위해 방위사업청은 올해부터 원격·무인화 기술개발 사업을 착수한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K9자주포 수출의 안정적인 납품이 이어지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K9자주포의 세계 최고를 위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자료 제공=방위사업청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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