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방위사업청과 함께 하는 웨폰 스토리

광범위한 지역의 실시간 지휘통제 지원한다

맹수열

입력 2020. 08. 10   15:37
업데이트 2020. 08. 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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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첫 군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ANASIS-Ⅱ)


기존 통신위성보다 데이터 전송용량 2배·주파수 도약 기능 3배↑
2호 연동하는 소형·경량화 단말 작전부대 기동성 높아질 것
방사청, 연말까지 운용시험평가·제대별 단계적 위성단말 전력화
미래 전장 환경에서 요구되는 효율적 통신기반체계 구축 계획 

 

한국 최초의 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ANASIS-Ⅱ)가 지난달 21일(한국시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CapeCanaveral) 공군기지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방사청 제공
한국 최초의 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ANASIS-Ⅱ)가 지난달 21일(한국시간)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CapeCanaveral) 공군기지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방사청 제공

지난달 21일 최초의 군 독자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ANASIS-Ⅱ) 위성이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우리 군은 기존 민·군 공용 통신위성으로 활용하던 무궁화 5호 위성을 대체할 최초의 군 전용 통신위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10번째로 군사 전용 위성을 확보한 나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나시스 2호는 기존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1호보다 데이터 전송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주파수 도약 기능은 아나시스 1호보다 3배나 뛰어나 전파방해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생존성과 보안성이 우수한 통신환경을 군에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위성통신이란?

소리는 장애물이 있으면 멀리 가지 못한다. 장애물이 없다고 해도 무작정 멀리까지 가지는 못한다. 전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산속 깊은 곳이나 유선망이 없는 외딴섬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함정은 어떻게 지휘소와 통신할 수 있을까?

해답은 위성통신에 있다. 우주 공간에 통신위성을 머물게 한 뒤 지상에서 장애물이 없는 하늘로 전파를 보내고 우주까지 도달하면서 약해진 전파를 통신위성을 이용해 중간에서 전파를 강하게 만들어 다시 지구로 송신하는 방식이 바로 위성통신이다. 하늘에 떠 있는 전자파 중계기인 통신위성을 활용한다면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위성은 궤도에 따라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 위성으로 분류된다. 통신위성은 이 가운데 일반적으로 지구에서 3만6000㎞ 떨어진 정지궤도를 활용한다. 정지궤도에 있는 통신위성은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은 주기로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위성을 보면 마치 하늘 위 특정한 곳에 정지된 것처럼 보인다. 정지궤도 통신위성은 서로 멀리 떨어진 지상 단말들이 언제나 송수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진국 군 위성통신의 현재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은 구소련이 1957년 10월 4일에 발사한 스푸트니크 1호(Sputnik-I)다. 스푸트니크 1호 발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군사용 목적을 가진 인공위성이 경쟁하듯 발사됐다. 군사 통신 분야의 우주화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은 기존 지상망 위주의 통신망을 이라크전쟁 이후 위성 중심으로 전환해 현재 대용량·광대역 통신기능을 갖춘 WGS 위성, 이동통신 및 전술용 UHF 단말을 지원하는 MUOS 위성, 고도의 항재밍·보안기능을 가진 AEHF 위성 등 다양한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운용하면서 미군의 다양한 작전요구를 지원하고 있다.

영국·프랑스의 군 통신위성 운용 현황도 참고할 만하다. 영국군은 보호된 위성제어링크, 항재밍 능력, 소규모 여러 지역을 동시에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 빔 등을 갖춘 스카이넷 V(SKYNET V)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프랑스군의 시라큐스-Ⅳ 위성은 채널 중계기, 항재밍 안테나, 디지털 탑재신호처리 기술 등을 탑재하고 있다. 이렇게 선진국들은 다양한 작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용량 데이터 전송, 전자전 능력 등을 확보한 군 통신위성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상용 위성도 빌려 군 전용 위성과 병행해 활용하고 있다.


아나시스 2호의 역할

우리 군은 이미 운용하고 있는 아나시스 1호와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 아나시스 2호를 통해 점차 전장의 광역화, 신속한 대응, 기동성 보장 등을 위해서 위성 중심의 지휘통신 요구가 커지고 있는 미래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두 위성은 앞으로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중요한 기반체계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은 아나시스 2호를 이용해 광범위한 지역의 실시간 지휘통제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아나시스 2호와 연동하는 소형·경량화 단말은 작전부대의 기동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나시스 2호는 보안성·신속성이 강화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용 수행이 가능한 위성 운용구조를 선택했다. 이는 전술·전략제대에서 운용하는 감시정찰체계, 지휘통제체계, 정밀타격체계 간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해 지·해상에서 전술기동 간 지휘통제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아나시스 2호의 구성은 크게 우주부와 지상부로 나뉜다. 위성체에 해당하는 우주부는 다시 위성체 버스와 위성 탑재체로 구분된다. 안테나, 중계기를 탑재하기 위한 구조물인 위성체는 자세제어장치, 열제어장치, 추진 장치, 연료저장소, 전원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안테나는 우리 군의 작전 용도에 따라 여러 종류의 통신링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나뉘어졌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말까지 아나시스 2호의 운용시험평가를 수행하고 제대별로 단계적으로 위성단말들을 전력화해 미래 전장 환경에 요구되는 효율적 통신기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군 위성통신의 발전방향


미래 합동작전 기획연구에 따르면, 우리 군은 군 위성통신체계 발전을 위해 5가지 요소를 설정했다. △광역의 전장 지원 및 우주작전 지원을 위한 위성통신 능력 확대 △한국군 역량 및 작전환경을 고려한 최적의 위성 운용계획 수립 △전파방해 대응 기술 개발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위한 위성체계 운용 구조개선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융통성 있는 위성통신망 확장능력 확보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군 통신 위성은 상시 운용과 동시에 복합·이중화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경우처럼 대용량 데이터 처리, 대전자전 능력도 요구된다.

민간 이동통신의 발전추세에 맞춘 군 통신위성의 역할을 찾아내고 주요 기술을 연구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5G를 넘어 6G 이동통신 체계를 구상하고 있는 민간의 상황에 맞춰 군 위성통신도 발전을 이뤄가야 하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이동통신의 주요 기술적 이슈인 주파수 부족, AI 접목 등을 고민해 위성 주파수 공유기술, AI를 활용한 간섭·재밍 징후 예측, 초소형 위성, 군집위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래 군 위성통신은 군 전용위성과 임차 민간위성의 조합을 통해 통신 전송능력 확대와 대전자전 능력, 체계 생존성 강화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해져 가는 미래 전장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통신지원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상 무선통신체계와 위성통신체계의 특징을 고려해 각 체계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통신지원 체계를 재구조화함으로써 미래 전장에 적합한 종합적인 통신기반체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아나시스 2호 발사로 우리는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용 군사위성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방사청은 지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첨단기술의 각축장인 우주에서도 우리 군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방사청은 “통신위성에 국한하지 않고 감시정찰위성, 조기경보위성, 위성항법위성, 소형위성 등 다양한 전력을 단계별로 개발·전력화해 새로운 전장인 우주 공간에서도 국방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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