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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화기 중심은 옛말 종합적 전투능력 범주로 확장

맹수열 기사입력 2020. 07. 16   17:10 최종수정 2020. 07. 16   17:46

⑦ 치명성 강화

기존 화력 증대 중심의 협의적 차원에서 개념 확대
개인 소화기의 경우 높은 신뢰성 획득이 가장 중요
무기체계vs전력지원체계 이분법적 접근 지양해야 



최근 치명성 강화 분야는 단순히 화력을 증대시키는 것을 넘어 지속성, 상황인식 능력 등 모든 분야를 강화해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해 육군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워리어플랫폼 역시 이런 치명성 강화의 개념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육군 역시 무전기 등 다양한 장비들을 활용, 치명성을 높이고 전투원의 생존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들은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장병들이 소총과 다양한 개인장구를 활용, 효과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  국방일보 DB

치명성은 주로 교전을 통해 적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좁은 뜻의 치명성 강화는 개인화기, 분대화기 등 소부대급 휴대용 화기의 연구개발사업 등을 통해 정밀도와 정확도가 더 높은 전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기술품질원 전력지원체계연구센터 김성도(육군중령·공학박사) 전력지원체계연구2팀장은 “워리어플랫폼 개념에서 치명성의 보다 넓은 뜻은 지금까지 고찰해 본 워리어플랫폼의 모든 능력을 강화하고 최적화해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효과를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강한 화기를 보유한 전투원이 모든 상황에서 치명성이 높다고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워리어플랫폼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제시하는 이번 기획에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치명성에 대한 정의와 화기·치명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김 팀장의 의견을 고찰할 예정이다. 이어 보다 넓은 의미에서 치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치명성, ‘화기’의 개념을 뛰어넘다

지금까지 워리어플랫폼 치명성 강화의 의미는 협의(狹義)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있다. 김 팀장은 “워리어플랫폼과 관련된 2018년 이전의 국내외 자료들은 치명성을 다른 능력과 대등한 관점에서 요구능력의 하나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특히 생존성과 상반되고 모순적인 관계에 있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고 말했다. ‘모순(矛盾)’이라는 말 자체가 ‘창과 방패’를 뜻하는 것처럼 치명성은 창과 같은 공격용 전투장비로, 생존성은 방패로 대표되는 방어용 장구로 인식되면서 방산시장에서 상호 경쟁하며 성장했다. 우리의 인식 속에서 치명성 강화가 곧 전투장비 획득 사업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이유는 이 때문이라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미 육군 현대화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은 치명성을 ‘전투원 치명성(Soldier Lethality)’으로 크게 부각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분대용 화기(기관총)·개인화기(소총)·야간투시경의 획득과 유기적인 데이터 통신 및 전원공급 보장을 위한 기반, 가상환경의 교육훈련체계를 통칭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이런 변화는 치명성이 ‘소화기 획득’이라는 협의적인 차원에서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데이터 통신 및 전원체계 공급’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앞서 4회와 6회에서 다뤘던 지속성과 상황인식 능력의 영역이 치명성과 융화되고 있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개인전투 영역이 육군 현대화를 통해 종합·최종적인 효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과학기술의 융·복합은 이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치명성 안에서 전원공급, 통신 등에 대한 문제를 부각하는 것에 대해 “기존의 화력 증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투원의 전투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는 것을 방지하고 상황인지 유연성을 유지한다는 관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면 워리어플랫폼 구축을 통해 관점과 개념의 변화가 가장 크게 요구되는 분야는 바로 치명성이 될 것이다. 김 팀장 역시 “무기체계는 치명성, 전력지원체계는 생존성으로 관념이 고착화되고 있는 우리에게 미국 사례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장의 오랜 친구’ 소총의 미래는?

다시 치명성의 정의를 ‘적과의 직접적인 교전에 사용하기 위한 도구’라는 좁은 뜻으로 돌려보자. 이 경우 워리어플랫폼의 구성 품목 가운데 치명성과 관련된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소총, 조준경, 탄창, 대검을 꼽을 수 있다.

워리어플랫폼 사업의 시작을 알렸던 조준경, 표적지시기, 확대경 등의 획득은 사격의 정밀도와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창 또한 폴리머 소재를 활용한 경량화 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김 팀장도 이런 발전을 “치명성 강화 분야의 좋은 사례”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당 단위품목 모두 소화기 체계에서 볼 때 소총의 구성품”이라며 “따라서 워리어플랫폼의 치명성 강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소화기 획득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소화기의 연구개발을 무기체계 공학적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유효사거리 안에서 표적을 제압하기 위해 요구되는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탄약 발사 도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소화기의 설계 과정은 총열의 길이 조정, 개머리판 형상 변경, 조준경 부착 등을 위한 레일 설치, 공랭 방법 구현 등 다양한 대안에 따라 달라진다. 또 알루미늄 등 금속 소재를 활용해 금속 가공과 제조 과정의 최적화를 거쳐 급탄, 장전, 발사, 추출, 재장전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신뢰성을 더하는 것도 포함된다.

소총은 이미 현존하는 무기 체계 가운데 단연코 가장 오래되고 익숙한 전장의 도구다. 성능 역시 신뢰성과 사용성에 의해 결정되는 영역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대표적인 재래식 무기체계다. 김 팀장은 이 가운데 신뢰성의 중요성은 개인화기와 구성품목에 대한 야전의 목소리에서 일관되게 들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전, 추출 등의 과정에서 여러 원인으로 기능 고장이 발생하는데, 전투원이 응급조치 등으로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지만, 찰나에 승패가 결정되는 개인전투 영역의 급박한 상황에서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이 치명성으로 연결됨을 유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래전에서는 휴대용 유도무기 등이 소총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적어도 개인 전투원이 2~3개의 화기를 휴대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전투원은 소화기 하나를 유일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개인화기는 보편적인 설계를 지향하는 이른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원칙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라면서 “따라서 신뢰성 높은 소화기 획득이 중요하며, 소화기가 더 이상 파괴적인 혁신을 달성하기 어려운 분야로 전락하지 않도록 높은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김 팀장은 최대 다수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소화기는 철저히 사용자의 경험에 기반한 요구사항을 일반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사용자 중심으로 평가하는 획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야전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소화기는 결코 성공적으로 전력화되지 못한 과거의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사용자 중심으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전에 대비하는 치명성 강화 방안은?

김 팀장은 “강한 화기를 보유한 전투원이 모든 상황에서 치명성이 높다고는 평가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이유를 ‘상황에 따른 전투효과의 상대성’에서 찾았다.

김 팀장은 ‘태양’과 ‘그림자’의 관계로 전투원의 전력 투사를 설명했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 크기가 변하는 것처럼 개인전투 역시 태양의 위치, 즉 전투환경이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오히려 급격한 상황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군사적 유연성을 보유한 전투원이 더 치명성이 높다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휴대용 대전차 화기로 적 전차를 무력화하는 경우와 휴대용 무전기로 화력유도를 해 적 전차부대의 기동을 지연시킨 경우의 치명성은 서로 다르다. 위협에 따른 효과도의 지표는 다르기 마련이며 이에 따른 전투원의 치명성도 다르게 정의된다는 점을 김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미래전에서 개인 전투원의 치명성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밀집 장창 보병대인 팔랑크스(Phalanx)처럼 전투원을 양적·물리적 충격력을 강화하는 소모품으로 활용하기보다 비수나 바늘처럼 예리하게 급소를 공략하는 전력투사의 대안으로 활용할 때 가장 치명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개인전투원은 전차·장갑차와 같은 무기체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사자성어 ‘마부작침(磨斧作針)’을 언급한 김 팀장은 “워리어플랫폼의 성공 또한 마부작침의 표면적·내면적 의미 속에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밝힌 것처럼 치명성의 개념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워리어플랫폼의 치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이런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이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김 팀장도 “‘무기체계인가, 전력지원체계인가’를 도구적 관점에서 분리하고, 획득의 주체와 업무가 다르다는 관료주의적 제약 사항을 이유로 본질인 치명성 강화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되짚어가길 기대한다”고 고언했다.

그러면서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는 행정적·절차적 담당자만 다를 뿐 같은 길을 걷고 있음을 인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육군의 ‘히말라야 프로젝트’에 대해 “군·관·산·학·연의 상호 열린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아주 좋은 변화 기조”라고 평가한 그는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교차 기능팀’ 같은 지속적인 추진 동력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자료 제공=기품원 전력지원체계연구센터 김성도 전력지원체계연구2팀장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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