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청년장교 플랫폼 학군단 탐방

“격의 없는 소통으로 목표 있는 예비 장교 양성”

조아미

입력 2020. 06. 09   16:17
업데이트 2020. 06. 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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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고려대학교


역사와 전통의 ‘최우수 학군단’
지난 1월 기준 7192명 장교 배출
참전 용사에 무료 교육봉사도 

 

고려대학교 102학군단 학군사관후보생들이 본관 중앙광장 계단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조국수호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102학군단 학군사관후보생들이 본관 중앙광장 계단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조국수호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102학군단은 지난해 육군학생군사학교의 문무혁신과 연계, 학군단(ROTC)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 행정업무를 권역으로 통합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폐지하는 등 훈육과 교육 중심으로 학군단을 이끌어 가고 있다. 또 학과 공부뿐 아니라 체력, 자격증 취득 등 후보생들이 목표를 설정, 행동으로 실천해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장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손봉석(대령) 학군단장과 훈육관들은 학군사관후보생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며, 후보생 스스로가 자신만의 목표를 몸소 느껴 주도할 수 있는 장교가 될 수 있도록 훈육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손 단장은 은행잎을 모아 후보생 한 명 한 명의 목표를 손수 손글씨로 써 코팅해 나눠주고 야전 훈련을 나가기 전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을 새긴 군번줄을 후보생 목에 걸어주면서 훈련에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도 한다.

손 단장은 “후보생들은 비슷한 나이의 병사를 지휘하는 소대장으로 임관한다”면서 “목표가 있는 후보생 생활을 함으로써 정의롭고 절제된 당당함으로 무장하고 실력까지 뒷받침된 장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동부권역 임무 수행…11개 대학 관리

고려대 학군단은 1961년 6월 1일 우리나라 최초 학군단이 창설된 전국 16개 대학 중 하나다. 1963년 2월 28일 1기 238명이 소위로 임관하면서 지난 1월 기준 총 7192명의 장교를 배출했다. 특히, 학군단을 빛낸 인물 가운데 고(故) 장세환 예비역 중위를 들 수 있다.

1994년 고려대 농생물학과에 입학해 1998년 학군36기로 임관한 장 중위는 2002년 7월 22일 소매치기의 범행을 목격하고 추격 도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줬다. 정부는 같은 해 고인을 의사자로 선정했다. 장 중위의 부모님은 보상금과 사비를 털어 기증한 기금으로 ‘장세환 추모 장학회’를 신설하고 매 학기 인성과 품성, 학업성적이 우수한 후배 후보생을 선정해 전액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학군단은 1982년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분리됐고, 2011년 3월 1일 최초로 여 후보생을 선발했다. 2017년 4월에는 서울 동부권역 학군단의 임무를 수행하며 성균관대 등 총 11개 대학을 관리하고 있다. 2018년 육군교육사령부 선정 최우수 학군단이 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육군학생군사학교 선정 최우수 학군단에 오르는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학군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HOW R&U’ 개설…보훈문화 형성 앞장

후보생들은 올바르고 건전한 보훈 문화 형성에 앞장서기 위해 6·25 참전 용사를 위한 봉사단체인 ‘HOW R & U’를 개설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와 성동구 내 거주하는 참전용사에게 영어 교육 등 무료 교육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모자를 제작하는 ‘땡큐 캡’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1개의 땡큐 캡마다 1개의 히어로 캡을 국가 유공자분들께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한편, 국내 학군단 중 끈끈한 결속력을 보여주며 선후배 간 사랑을 이어가는 ROTC 교우회 ‘무호회’도 눈길을 모은다. 무호회는 연 8000만 원의 생활 장학금, 장세환 장학금, 여후보생 전액 장학금 등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학군단 내 최신식 운동시설을 갖춘 체력단련장도 무호회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또한 학교 인근 아파트를 임차해 후보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셰어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내 수업 시 아침식사 제공, 수시 장학금 등 넘치는 후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무호회뿐 아니라 대학 총장과 교수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도 뒤따르고 있다. 대학은 학군단 내 PC와 강의실을 개선하는 등 교육시설을 확충한 데 이어 기숙사를 지원하고 후보생 예산을 확대하는 등 학군단에 관한 지대한 관심과 지원을 보여주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노위치 대학과 학술교류 등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노위치 대학은 미 최초의 군사학교이자 ROTC의 창설지다. 미국의 16개 군사학교 중 가장 많은 장교를 배출한 명문 대학이기도 하다. 2016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8명의 후보생이 교환학생으로 노위치 대학에서 공부했다.


4학년 한국사학과 맹주용(59기) 후보생

“쌍둥이 형제와 학군단 생활 노하우 공유”



맹주용 후보생은 1분 차이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동생과 나란히 고려대와 연세대 학군사관후보생이 돼 주목받고 있다.

맹 후보생은 단복의 매력에 이끌려 먼저 학군장교의 꿈을 품었던 동생과 함께 임관하기 위해 입단했다. 형제는 지난해 11월 ROTC 정기 고·연전에서 상대편으로 만나기도 했다.

각자의 학교 교호를 외치며 맞서기도 했지만 평소 쌍둥이라는 장점을 통해 학군단 생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생활하고 있다. 현재 동생 맹주현 후보생은 어깨 부상으로 휴학 중이다.



3학년 국제학부 박기훈(60기) 후보생

“멕시코 영주권 포기하고 학군단 선택’”



박기훈 후보생에게 ROTC는 숙명 같은 존재다. 멕시코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 대학에 입학, 학군단을 선택했다. 아버지가 고려대 ROTC 27기 출신이라는 배경이 컸다.

“꼭 학군단에 입단하고 싶었습니다. 갓난아기 때 타국에 가서 한국이 낯설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애국심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자부해요. 선배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듯 저도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조국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글=조아미/사진=조종원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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