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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리포트] 국익 확보에 ‘중국위협론’ 완화 플랫폼 활용

입력 2020. 05. 17   16:23
업데이트 2020. 05. 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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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중국의 유엔평화유지활동 현황 및 평가

 유엔 분담금 2위 중국, 최근 PKO 확대 및 주도 노력
지난해 2월 기준 3만9000여 명 임무 수행…첫 열병식 참가도
경비 분담·인적 공헌 강조하며 국제적 대국 이미지 부각 포석


레바논에 파견된 중국 유엔평화유지군이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공식 홈페이지
레바논에 파견된 중국 유엔평화유지군이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공식 홈페이지

중국은 유엔 결의와 국제법 규정에 의거, 분쟁지역에서 충돌을 저지하고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1989년부터 군사 옵서버(Observer·참관국), 평화유지 부대·경찰을 파견해 왔다. 최근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종합국력이 증강됨에 따라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적극 확대하고, 나아가 역할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의 PKO 현황

중국은 현재 말리(경비 170명, 공병 155명, 의무 70명), 남수단(보병 700명, 공병 268명, 의무 63명), 수단(공병 225명, 육군항공 140명), 레바논(야전공병 180, 건축공병 200명, 의무 30명), 콩고민주공화국(공병 175명, 의무 43명) 등 5개국에서 10개 부대 2400여 명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외에 유엔 임무지역의 옵서버·참모장교 등 개인 파병자 8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PKO 임무 수행 중 순직한 중국 군인과 경찰은 20명에 달한다.

중국 PKO 부대 연혁 및 실적

중국은 1988년 9월 유엔평화유지활동 특별위원회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1989년 최초로 유엔 나미비아 과도정부 감시단에 옵서버를 파견했다. 1992년 4월 최초의 평화유지부대인 공병대대가 캄보디아에 파견됐다. 2002년 2월 정식으로 유엔평화유지 명령대기 메커니즘에 가입했다. 2003년 4월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콩고민주공화국에 공병중대·의무분대를 파견했다. 2003년 11월 라이베리아에 수송·의료분대 및 공병대대를 보냈고, 2004년 10월 최초의 평화유지경찰이 아이티에 파병됐다. 2005년 10월에는 공병·수송·의료분대가 수단에 도착했다. 2006년 4월 중동지역 최초로 레바논에 파병했고 2009년 6월 베이징에 PKO 훈련센터를 설립했다. 2012년 1월 남수단에 보병대대, 공병·의무분대를 보냈으며 2014년 1월 말리에 경비·공병·의무분대를 파병했다. 2018년 4월 사이프러스에 7명의 경찰을 파견하기도 했다.

2019년 2월을 기준으로 중국은 3만9000여 명의 군경이 PKO 임무를 수행했다. 또 도로 건설공사 1만3000여km, 수송보급 거리 1300만㎞, 진료 인원 20만여 명, 무장경호 및 순찰 300여 회의 실적을 달성했다. 201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에 평화유지부대가 최초로 열병식에 참가했다. 중국은 2001년 12월 국방부 예하에 평화유지활동사무실을 개설해 PKO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중국의 PKO 확대 동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9월 28일 유엔 평화유지정상회담 연설을 통해 중국이 향후 10년간 총 10억 달러의 중국-유엔 평화발전기금을 출자하고, 8000명의 평화유지 명령대기 부대를 창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첫째, 건제 단위의 상비 PKO 경찰을 우선 창설한다. 둘째, 중국은 유엔의 요청에 따라 더 많은 공병·수송·의료진을 파견한다. 셋째, 중국은 향후 5년간 각국의 평화유지군 2000명을 훈련시키고, 훈련과 기자재 제공을 포함해 10개의 지뢰제거 원조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넷째, 중국은 향후 5년간 아프리카연합(AU)에 1억 달러를 제공해 상비군과 신속반응부대 창설을 지원한다. 다섯째, 아프리카 평화유지활동에 최초로 헬리콥터 편대를 배치한다. 여섯째, 중국-유엔 평화발전기금의 일부를 유엔평화유지활동 지원에 사용한다.

이러한 중국의 약속은 현재 계획대로 실행되고 있다. 특히 2017년 중국은 8000명 규모의 평화유지 명령대기 부대를 창설하는 등 유엔 PKO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나아가 활동을 확대하고 역할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또 중국은 유엔 정규 예산의 12%, 평화유지활동 예산의 15.2%를 분담함으로써 2018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제2의 유엔 예산 분담국이 됐다.

중국의 평화유지활동 참여 동기와 목적

유엔평화유지활동은 유엔의 정당성 유지에 도움이 되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자주의의 상징이다. 중국이 유엔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한 동기는 일방주의 또는 강권주의가 국제 사무를 주관하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해온 기본 입장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베이징의 외교 구도에 대한 유엔의 의미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중국의 유엔평화유지활동 참여 목적을 아래 세 가지로 분석해 봤다. 첫째, 중국이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에 적극 부합한다. 둘째, 중국의 종합국력이 증대됨에 따라 PKO는 중국을 국제 안보 메커니즘의 중요한 통로로 편입시켰다. 국익을 확보하고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이 향후 유엔평화유지활동 경비를 더 많이 분담하고 인적 공헌을 강조해 나간다면, PKO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중국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 나아가 ‘중국위협론(中國威脅論)’을 완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된다. 셋째, 군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중국 PKO 부대가 건제 단위로 임무지역에서 외국 평화유지부대와 함께 근무하는 경험은 서방의 현대화된 군대와 경찰로부터 준비 및 기획, 교육훈련, 대테러, 지휘통제, 응급조치능력 등 다방면의 교훈을 얻을 좋은 기회가 된다.

결론적으로 중국이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을 적극 지지·확대하는 것은 다른 회원국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유엔과 회원국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중국의 국익과도 부합된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유엔 체제 내에서 PKO 등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무관노트 


동시 활동지역에서

한·중 PKO 부대 간 상호교류

교훈·경험 공유해야 


우리나라는 현재 동명부대(레바논평화유지군) 280명, 한빛부대(남수단재건지원단) 278명이 유엔 PKO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도 이들 국가에서 우리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활동 중이다.

따라서 한·중 동시 활동지역에서 양국 PKO 부대가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PKO의 경험과 교훈을 공유하는 것은 한·중 군사교류 및 상호 우의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 필자

조 현 규 

예비역 육군대령 

前 주중국 무관·주대만 연락관 

現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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