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정태연 시론] 견실한 우리 군, 최근 사고들 담대하게 헤쳐나가길

입력 2020. 05. 06   15:01
업데이트 2020. 05. 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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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 중앙대 교수·국방부 인성교육 자문교수
정태연 중앙대 교수·국방부 인성교육 자문교수

최근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어려움에 대처하면서 우리 사회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처음의 혼란과 당황을 몇 개월 만에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타적이고 협력적으로 대처해온 우리 국민의 성숙한 대처의 결과물이다. 우리 민족은 늘 위기 앞에서 불굴의 힘과 용기를 발휘해 왔다. 이번 일도 그러한 우리의 저력이 살아있음을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이러한 국난 극복에는 항상 우리의 군도 그 중심에 있었다. 우리 군은 코로나19에 대해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함으로써 군 내부의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간 18만여 명의 인원과 이용 가능한 물자와 장비를 총동원해 대민 지원을 해왔다. 이런 와중에 근래에 군에서 몇몇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육군 부사관들의 장교 추행 사건, 외부인이 진입하는 경계실패 사건, 담양군 한 골프장에서의 유탄 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번 사건은 차례대로 군의 기강, 군의 임무 그리고 군 존재의 가치에 대한 것과 관련돼 있다.

군은 내부적으로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주요 지휘관 집중 대책토의 등을 진행하며 재발방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노출된 병영 저변의 문제점과 오랫동안 잘못 인식돼온 문화·체질·시스템·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요소를 도출하고, 진정성 있는 해결 방향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은 이러한 일부 사건에 대한 비난이 군 전체의 명예 훼손과 그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다.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은 군이 과거에 비해 크게 탈바꿈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실제적으로도 폭행·자살·성범죄·음주운전·군무이탈 등 대부분의 사고 발생 건수도 예년 동기간과 비교해보면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우발적 사건을 군 전체로 과잉 일반화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대한민국은 변화가 매우 빠른 사회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변화하는 주변 상황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잘 대처해 나간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국민이 새롭게 탈바꿈할 것을 요구하는 공공 조직들이 몇몇 있다. 그중에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조직을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우리 군을 꼽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군인이 존재하는 일차적 이유는 전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 역사에서 우리가 겪은 전쟁의 참혹한 상처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지 않은가. 이런 점을 볼 때, 지금까지 우리 군은 이 땅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그 소임을 충분히 잘해 왔다. 전쟁을 준비하되 그 발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군대, 그것이 진정한 군의 임무가 아닐까.

좀 더 크게 보면, 이러한 군이 있어서 지금 우리가 일상의 삶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잊지 않는 것도 성숙한 사회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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