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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마스크 쓰고 VR 토치 갖다대자 시뻘건 불꽃 ‘팍팍’

안승회 기사입력 2020. 02. 03   17:33 최종수정 2020. 02. 03   17:35

● 해군군수사령부 AR·VR 정비교육 현장을 가다 

 
용접 시뮬레이터 체험
생생한 가스분사 소리 실감 나
교관 모니터 통해 실시간 체크
실습 마치자 점수 바로 화면에 

 
중어뢰 VR정비 견학
컨트롤러 회전하며 부품 분해·조립
과정 모니터 송출 교육생 함께 관찰
콘텐츠 38종·수행 절차 103종 탑재 

 

3일 경남 창원시 해군군수사령부 창정비연수원에서 AR(증강현실) 마스크를 착용한 안창준(군무주무관) 용접현장교관이 VR(가상현실) 토치를 이용해 용접 실습하는 ‘VR·AR 기반 용접시뮬레이터’를 시연하고 있다.

해군군수사 창정비연수원 용접현장교관들이 ‘VR·AR 기반 용접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용접 교육법을 토의하고 있다.

해군군수사 병기탄약창 수중무기공장에서 장재훈(군무주무관) 어뢰1반원이 VR 컨트롤러를 조작하며 ‘중어뢰 VR 정비교육체계’를 실습하고 있다.

김민건(군무주무관·오른쪽 둘째) 어뢰1반장이 ‘중어뢰 VR 정비교육체계’를 활용해 어뢰반원들에게 잠수함 중어뢰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해군군수사령부(군수사) 창정비연수원을 방문한 기자는 ‘VR·AR 기반 용접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용접 실습을 체험했다. 용접 장갑을 끼고 의자에 앉아 플라스틱 재질의 VR(가상현실) 토치를 한 손에 잡았다. 용접헬멧처럼 생긴 AR(증강현실) 마스크를 착용하자 대형 스크린을 보는 듯한 실감 나는 영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용접 소재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모형에 토치를 밀착한 뒤 검지로 버튼을 누르자 용접 실습이 시작됐다. 시뻘건 용접 불꽃이 마구 튀어 오르는 화면과 생생한 가스 분사 소리에 실제 용접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미리 설정한 지시선을 따라 용접을 이어가던 것도 잠시, 빨간색 불빛이 깜빡거리며 선을 벗어났음을 알렸다.

안창준(군무주무관) 용접현장교관은 “용접 시뮬레이터는 용접이 잘 이뤄지고 있으면 녹색 불빛이, 그렇지 않은 경우엔 빨간색 불빛이 깜빡거려 어느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관들은 모니터를 통해 기자의 용접 실습 내용을 확인하며 미흡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실습을 마치자 작업 각도, 속도 등을 분석한 점수가 화면에 떠 용접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토치 3종과 모재 5종, 모니터, 본체로 구성된 용접 시뮬레이터는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용접 작업을 구현할 수 있다. 맞대기 이음·겹치기 이음·T이음·파이프V컷 맞대기 실습이 가능하며, 용접 소재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인 실습지그를 활용해 다양한 자세로 실습할 수 있다. 초보자가 두려움 없이 용접 기본기를 닦을 수 있으며, 숙련자는 고난도 작업 이전에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용접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군수사 용접교관들은 시뮬레이터 실습만으로도 충분히 용접 기량을 갈고닦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용접 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임오득 군무주무관은 “용접 시뮬레이터는 토치, 모재 형태, AR로 구현되는 용접 불꽃까지 실제 용접 작업을 흡사하게 구현한다”며 “최신 기술이 반영된 용접 교육체계를 활용해 정비창에 새로운 명장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중어뢰 VR 정비교육이 한창인 해군군수사령부(군수사) 병기탄약창 수중무기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상현실 헤드셋(VR HMD)을 착용한 장재훈(군무주무관) 어뢰1반원이 양손에 쥔 VR 컨트롤러를 시계방향으로 돌렸다. 허공에 손을 휘젓는 모습이었지만 VR정비교육체계는 장 주무관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았다. 장 주무관은 실제 중어뢰가 아닌 가상현실에서 가상의 중어뢰를 분해하고 있었다.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구부린 채 볼트를 조이는 장 주무관의 모습에선 진지함이 엿보였다. 그는 김민건(군무주무관) 어뢰1반장의 지시에 따라 중어뢰를 정비한 뒤 각종 부품을 재조립했다. 장 주무관의 정비 과정은 대형 모니터로 송출됐고, 다른 교육생들은 이를 함께 지켜보며 정비 절차와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군수사는 VR 기술이 접목된 중어뢰 정비교육체계를 시범 운용하고 있다. 잠수함에 탑재되는 중어뢰는 1발에 10억 원이 넘는 고가인 데다 매우 정밀해 분해·조립 등의 실습에 제한이 있었다. 정비요원들이 정비 절차를 숙달하기 어려웠고 부속품 하나하나의 형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군수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탄 과학화 정비교육체계 구축’을 과제로 지정하고 민·관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대전 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국방과학연구소, 중어뢰 원제작사와 함께 중어뢰 가상 정비교육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교육체계에는 중어뢰 형상교육 콘텐츠 38종과 각종 정비 수행 절차 103종이 탑재돼 있다. 정비요원들은 도면으로만 봐왔던 부속을 3D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장이나 폭발 위험 없이 다양한 정비공정에 대한 가상훈련도 할 수 있다.

김민건 어뢰1반장은 “위험 부담 없이 가상으로 구현된 중어뢰의 작은 부속품까지 분해할 수 있게 됐다”며 “VR정비교육체계가 해군 무기체계 전반에 적용된다면 군수사 정비요원의 전문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에서 글=안승회/사진=한재호 기자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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