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명

오늘의 전체기사

2020.10.20 (화)

HOME > 기획 > 군사 > 우명소 시즌2

10년 봉사·기부의 삶, 정작 위로 받은 건 나였다

조아미 기사입력 2020. 01. 21   16:55 최종수정 2020. 01. 21   17:55

<25> 육군1군지사 8군지단 고봉희 준위

장애인·노인 돕기부터
벽화 그리기·연탄 배달까지
‘마당발 봉사’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우는 돈으로
기부한다고 생각…
전혀 아깝지 않아요”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8군수지원단 고봉희 준위가 사령부 내 행복드림카페에서 그간 봉사활동으로 받은 상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봉사는 결국 남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저 자신에게 뿌듯함과 위로를 안겨주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봉사는 삶에 식지 않는 열정을 안겨 주는 존재랍니다.”

10여 년간 1800여 회에 달하는 봉사활동과 160회의 헌혈 등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웃음을 전하는 육군 준사관의 미담이 추운 겨울 따뜻함을 선사해준다.

주인공은 육군1군수지원사령부 8군수지원단 608수송대대 정비반장 고봉희(49) 준위. 어릴 적부터 제복을 동경해 온 고 준위는 병사로 입대한 후 부사관을 거쳐 준사관의 길을 걸었다. 1990년 2월 22일 임관한 후 30년 가까이 군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10년간 봉사, 기부··· 자신에게 위안 주는 고마운 존재

그가 2010년 봉사를 처음 접할 때 봉사에 대한 원대한 목표나 큰 그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했다.

“당시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 중이었는데 그야말로 하늘과 산, 물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적적해서 어떤 걸 할까 고민하다 현역 군인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이대영 장학회 및 봉사회’라는 곳을 알게 돼 처음 봉사라는 것을 경험했어요.”

호기심 반, 진심 반으로 봉사를 조금씩 하면서 남을 돕는 일이 자신에게 위안을 준다고 느낀 그는 점점 봉사 범위와 시간을 넓혀갔다.

2012년부터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사단법인 ‘일과 사랑’의 봉사단장으로 장애인 차량 이동 지원, 목욕봉사,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15년부터는 인제군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건강체조, 농촌 일손돕기, 장수사진 촬영, 사랑의 쌀 전달 등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벽화그리기 재능기부 35회, 유기견센터 봉사 10회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관 ‘2018년 자원봉사자’로 선정됐다. 아울러 같은 해 강원도지사 선정 강원도 봉사왕에 뽑혔다.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사단법인 국민성공시대가 주관한 제9회 대한민국성공대상에서 봉사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 준위는 사비를 털어 구입한 연탄을 어려운 이웃에게 배달하고 대한적십자사에 매달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은 물론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으로 정기 기부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의 가족은 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고 준위는 “사실 정기 기부는 아내도 제 뜻에 동참해 알고 있지만, 비정기적인 기부는 비상금으로 할 때가 많다”고 실토(?)하면서 “아내뿐 아니라 자녀들도 오히려 이해해주고 많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많게는 일 년에 수 백만 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아깝지 않다는 그는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운 돈으로 기부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큰돈은 아니다”라며 겸손해했다.


업무에 정통한 봉사왕, 자격증왕, 헌혈왕!


고 준위는 봉사 활동뿐 아니라 부대 내에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가진 정비반장으로서도 임무 수행에 열심이다. 군 생활 중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데도 부지런했다. 자동차 정비산업기사를 비롯해 자동차 검사산업기사, 자동차 정비기능사, 전기기능사, 위험물 기능사 등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것만 무려 23개에 달한다. 더불어 봉사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노인건강지도자 1급을 비롯해 레크리에이션지도자 1급, 국제웰빙전문가협회 강사증, 유소년축구지도자 2급 등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

헌혈도 21일 기준으로 총 160회를 하며 이미 명예장(100회 달성)을 받았고, 20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헌혈과 관련해 고 준위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쓰러지실 당시 부대 동료들이 헌혈증을 모아 건네줬었다”면서 “그때 고마움을 잊지 않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헌혈증을 주며 보답할 수 있을 것 같아 헌혈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고 준위는 전역 후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사실 매일 작전을 나가는 수송 병과라 하는 업무가 생명과 직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늘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많이 느끼는데 봉사를 통해 몽땅 털어내요. 어려운 이웃을 돕다 보면 저는 그들에 비하면 나은 상황이라고 느끼며 많은 힘을 얻게 되거든요.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건 기본이고요. 지금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때 주말에 소외계층을 위해서 꾸준히 봉사할 계획입니다.” 글·사진=조아미 기자


고봉희 준위가 말하는군인의 품격 


“희생과 봉사 의미
군복에 담겨 있죠” 


고 준위의 외모에서 보이듯이 단정하고 깔끔한 군인의 품격은 외모에서부터 드러난다. 그가 몸담고 있는 8군지단은 부대 중점사항 중 하나로 주말에 병사들의 외출, 외박 시 두발 규정을 철저히 하고 있다.

그는 “군복을 입은 군인은 멀리서 봐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튀기 마련이다. 특히 두발은 외관상 첫인상과 같다”며 “그래서 저는 군 생활 내내 짧고 항상 단정한 두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대가 있는 지역에는 다른 부대도 밀집해 있다. 이와 관련해 고 준위는 “군복 입고 시내에서 타 부대 장병들을 만나게 되면 서로 거수경례를 하며 상관에 대한 예의도 당연히 지키게 된다”면서 “또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휴가 나온 병사들을 가끔 보는데 자리가 나도 쉽게 앉는 모습은 못 봤다”고 설명하며, 국민에 대한 희생과 봉사라는 의미가 군복에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미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