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속 현대 군사명저를 찾아

[현대군사명저] “전략 수립, 목표 설정 바탕 국가이익 달성해야”

입력 2019. 12. 13   17:08
업데이트 2019. 12. 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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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군사명저를 찾아∥ <44>

서명: 『Making Twenty-First-Century Strategy』

저자 : 데니스 M. 드류 Dennis M. Drew 

        도날드 M. 스노우  Donald M. Snow

출판 : 미 공군대학 출판부 (U.S. Air University Press)

발간 : 2006년 11월 ( November, 2006.) 


美공군대학, 관련 분야 빠짐없이 다뤄
전략 세우는 데 깊은 통찰력 제공
핵전략 결정 가장 중요 변수는 핵능력
적대국 핵 사용 못하게 하는 게 최선


군사전략가들은 요구되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을 준비하고 운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장의 영역이 사이버와 우주까지 확대된 현 상황에서, 전략 수립 과정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목표를 토대로 수립되는 전략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미공군대학(U.S. Air University)에서 발간된 이 책은 전략 개념, 전략의 정치적·군사적 차원, 전략 수립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 전략과 관련된 분야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표·토의를 하는 모습. 미공군대학이 발간한 『Making Twenty-First-Century Strategy』는 전략수립의 기초와 국가대전략 등 전략 관련 분야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국방일보 DB
지난 3일 열린 ‘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표·토의를 하는 모습. 미공군대학이 발간한 『Making Twenty-First-Century Strategy』는 전략수립의 기초와 국가대전략 등 전략 관련 분야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국방일보 DB


전략 수립의 기초

이 책의 두 저자는 전략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체계화하는 행동계획’이라고 정의했다. 표적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곡을 찌를 수 없듯, 전략가의 첫 번째 임무는 국가안보목표를 정의하는 것이다. 국가안보목표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을 경우 전략가의 임무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설정한 국가안보목표는 독일·이탈리아·일본이라는 추축국(樞軸國)들을 전면적·무조건적으로 항복시키는 것이었고, 이러한 명확한 목표가 전략결정의 토대가 됐다. 미국의 안보목표 설정에 대한 잘못된 사례로 목표의 일관성이 없었던 6·25전쟁을 들었다. 당시 유엔군의 최초 전략목표는 북한의 침략자들을 남한에서 축출하는 것이었고,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의 전략목표는 한반도 통일로 확대됐다. 중국 개입 및 유엔군 후퇴 이후에는 중국군을 축출하는 것으로 달라졌다. 전쟁의 최종 결과는 교착상태라고 저자들은 평가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목표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이 설정한 목표는 남베트남을 독립적인 비공산국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미국인은 1만 마일이나 떨어진 프랑스의 구식민지가 미국의 핵심적 이익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졌다.


국가이익 구현 위한 국가대전략

국가대전략은 국가이익을 구현하기 위한 관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국가이익은 생존(Survival)·핵심(Vital)·중요(Major)·지엽(Peripheral)적 이익으로 구분된다. 생존적 이익은 국가의 존망과 관련된 이익으로 국가가 생존할 수 없다면 나머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핵심적 이익은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핵심적 이익과 중요한 이익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군사력 사용’ 여부다.


군사전략의 4대 요소

군사전략은 전력을 건설(development)·배비(Deployment)·운용(Employment)하고 대전략이 제시한 국가목표 달성을 위해 이러한 활동을 조정(coordination)하는 4대 요소로 구성돼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첫째, 군사력 운용이란 국가적 수준에서의 포괄적인 군사력 사용으로 ‘전력을 어디에서 운용할 것인가’와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라는 2가지 질문으로 논의할 수 있다. 이러한 군사력 운용 전략은 군사력 건설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둘째, 군사력 건설은 군사력 운용에서 요구되는 사항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셋째, 군사력 배비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이 누구’인지 그리고 ‘군사력이 운용될 장소’가 어디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때 전략가는 3가지 요소인 시간·취약성·융통성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넷째, 대전략에서 제시하는 국가안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의 운용·건설·배비를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작전전략의 정의와 목표

작전전략은 국가안보목표 달성을 위해 작전전구 내에서 군사 전역을 계획·지휘·조화시키는 술과 과학이라고 저자들은 정의했다. 과거에는 1~2개의 결정적인 전투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됐지만, 현대전은 단순한 전투들의 조합이 아니라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전역)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전역(campaign)의 조화(Orchestrating)에 대해서는 연합전역, 합동전역, 구성군전역으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전역에서는 동맹국들 간 정치적인 목표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노력을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합동전역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육·해·공군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들 들면, 지상군은 전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물리적인 장벽에 직면하게 되고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공군과 우주군은 항공기와 우주선 자체의 한계를 제외하고 물리적인 장애물에 직면하지 않으며 전 지구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성군전역은 구성군 내부의 문제에 대한 것으로 육·해·공군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육군의 경우 1차 대전 당시 전차는 보병을 지원하는 개념이었는데, 2차 대전 당시 보병과 기갑의 역할이 역전됐으나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전전략의 목표는 전구전쟁(theater war)에서 이기는 것이다. 작전전략을 수행함에 있어 작전적 수준에서 전략가들의 임무는 군사 전역들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현대전은 하나의 결정적 전투 또는 결정적 전역에 의해 신속하게 종결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에, 전역은 요망하는 결과를 위해 조화돼야 한다. 이 조화가 작전전략의 핵심이다.


핵전략의 3대 개념

저자들은 핵전략 개발 시 기본적 사항은 잠재적 적대국들이 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납득시키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3가지 개념으로 ‘핵전력 사용계획(선언 전략)’, ‘핵전력이 사용될 잠재적 표적(운용 전략)’, ‘핵 능력’을 설명했다.

‘핵전력 사용계획’은 핵전쟁 임박 시 또는 실제 핵전 상황에서 핵 사용을 공표한 계획이다. 선제공격(1격)은 적에게 핵공격을 받기 전에 자신의 핵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며, 보복공격(2격)은 핵으로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핵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표적’ 가운데 ‘대군사(counterforce) 표적’은 전쟁수행능력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국가의 전략핵 군사력과 재래식 군사력 등이다. 대가치(countervalue) 표적은 국민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인구밀집지역·산업시설 등을 들 수 있다. ‘핵 능력’에서 1격은 상대국의 보복능력을 제거하는 능력으로 대군사 표적을 제거하는 것이다. 2격은 적의 핵공격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고 적에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개념으로 대가치 표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1격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공격의 ‘규모’와 ‘정확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2격은 살아남아야 하는 개념이기에 ‘생존성’과 ‘침투능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요컨대, 핵전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독립변수는 핵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핵능력은 상대방이 보유한 핵능력과 비교할 때 올바르게 평가될 수 있다.


핵 능력·전략의 상관관계


이 책의 2002년 판에서는 <표>와 같이 핵능력과 핵전략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①번은 1차 공격과 선제공격 전략이 결합된 것으로, 1격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선제공격을 통해 적을 효과적으로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것이기에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②번에 대해서는 1격은 적의 핵전력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선제공격을 포기하고 적의 공격을 감당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은 비논리적이라고 설명한다. ③번 조합의 경우는 2격 능력뿐인데 선제공격을 채택하는 것은 적의 핵심무장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기에 비논리적이며, 자살행위라고 분석했다. 마지막 ④번은 2격이 보복공격 전략과 결합 시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전략 수립 시 가장 중요한 것

전략 수립에서 가장 우선시되고 근본적인 것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는 결국 국가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전략의 기본적인 내용과 전략 수립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이익만이 존재하는 국제정치의 냉철한 현실 속에서 국가이익 달성을 위한 전략의 본질과 전략 수립 과정에 관심 있는 많은 분의 일독을 권한다.

조관행 교수

공군사관학교

군사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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