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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미래 이끌 또 다른 스승은 바로 우리입니다

조아미

입력 2019. 10. 07   17:18
업데이트 2019. 10. 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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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73돌 한글날…국군복지단 장병, 국립한글박물관 가다


특별전 ‘한글의 큰 스승’ 등 관람…한글 중요성·가치 되새겨
‘한글가족축제’ 9일까지…체험·특강·전시 등 문화행사 다채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우리 국민이 ‘한글’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분은 누굴까. 대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한글로 나라를 지키고 한글을 보급하는 등 한글 발전에 이바지한 분들도 많다. 그들이 있기에 오늘날 우리말 한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특별전시 중인 ‘한글의 큰 스승’에서는 한글을 빛낸 5명의 큰 스승과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 7명을 만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한글박물관은 제573돌 한글날을 맞아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연 등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난 2일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박물관을 찾아 우리 민족 최고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위대함을 한껏 느끼고 왔다. 글=조아미/사진=이경원 기자 joajoa@dema.mil.kr  


관람을 마친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국립한글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관람을 마친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국립한글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글의 스승들이 가꾸어 온 한글의 가치

선선해진 가을바람이 나들이를 부추기던 지난 2일. 장병들은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으로 나들이를 나섰다. 부대 인근에 있는 박물관이지만 모두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이었다.

2014년 10월 9일 개관한 한글박물관은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 ‘한글 배움터’, ‘한글 놀이터’ 등 4개 공간으로 나뉜다. 미리 관람 포인트를 살펴봤다는 유석훈 육군 상병은 “한글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한글의 큰 스승’과 제3회 한글실험 프로젝트인 ‘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을 꼭 봐야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들은 먼저 2층 상설전시장 ‘한글이 걸어온 길’을 찾았다. 훈민정음(해례본)과 한글창제 영상이 대형 스크린 속에 펼쳐졌다.

또한, 한글이 종교·교육·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되면서 각종 문서나 편지를 비롯해 문학작품과 생활용품에 활용된 사례를 보여주는 전시품들을 신기하듯 유심히 살폈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가 외숙모 여흥 민씨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에서는 정조의 어린 시절 필체도 직접 볼 수 있었다.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국어학자 및 국어연구단체들이 국어 문법서와 한글 교재를 만들어 보급해 우리 말·글을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한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장병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 원고(1910년대)를 비롯해 오늘날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한글을 접하는 등 한글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봤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을 빛낸 12인을 만나다

3층 기획전시실에는 ‘한글의 큰 스승’ ‘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 ‘한글타자기 전성시대’ 등 3개의 특별전시회가 마련돼 있다. ‘한글의 큰 스승’은 한글 발전에 이바지한 다양한 인물을 주제로 처음 기획된 전시다.

국민 참여로 뽑힌 ‘한글을 빛낸 5명의 스승’과 각계 전문가와 관내 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 7명’을 이번 전시에서 소개했다.

윤태선 공군 병장은 관람 후 “세종대왕뿐 아니라 한글 발전과 보급에 힘쓴 분들은 물론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용재 해군 상병은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를 보고 전시를 보니 더욱 인상 깊었다”면서 “자국의 말을 가지고 있어야 지식의 옳고 그름도 바르게 판단하는 것 같다”며 우리말이 있음에 감사해 했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를 준비한 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은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은 잘 알지만, 그에 비해 한글 관련 인물은 세종대왕 등 주요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전시가 지금의 한글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앞으로 다가올 한글의 미래를 이어갈 또 다른 한글의 스승이 되기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장병들은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는 한글 창제 원리가 가진 조형적 특성 중 ‘조합’과 ‘모듈’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글자와 사물 간 연관 유희로서 ‘한글’을 바라봤다.

김민기 육군 일병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다양한 조합으로 옷은 물론 마루, 조형물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니 심오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한글타자기 전성시대’ 특별전을 둘러봤다. 한글의 기계화를 주제로 타자기 개발의 시작, 다양한 타자기의 발전, 문자판 표준화와 표준 타자기 보급이 연도별로 정리되는 등 한글과 관련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박성민 공군 병장은 최근 육군이 주최한 호국미술대전에서 한글과 관련한 주제로 ‘보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힘이다’라는 제목으로 입상했다. 스토리보드 아티스트가 꿈인 박 병장은 “작품 속에 한글을 녹여 한글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한글의 큰 스승’,‘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은 국군복지단 장병들이 한글의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과 ‘한글의 큰 스승’,‘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 특별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글가족축제, 다양한 행사·볼거리 마련

이외에도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을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이 가족처럼 하나가 되는 축제의 의미를 담고자 ‘2019 한글가족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는 지난 5일 시작돼 오는 9일까지 열린다.

관람객은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를 직접 인쇄해볼 수 있는 ‘목판인쇄 체험’, 전문가가 관람객이 원하는 글귀를 써주는 ‘한글 손 멋 글씨 체험’, 한글 꽃다발과 왕관 만들기 교육 체험, 한글로 전하는 옛이야기를 통해 온 가족이 소통하는 ‘도란도란 고전 즐기기’ 등 만지고 느끼는 즐거운 한글 체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박물관은 ‘세계 속의 한글’을 주제로 인문학 특강도 개설한다. 그 밖에 어린이를 위해 또래 친구들에게 해설하는 어린이 해설사의 특별 해설과 ‘한글은 왜 한글일까?’라는 특별 해설, 전 세계 세종학당 우수학습자들의 한글날 축하 영상, 한글 손편지 수상작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를 준비했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 관람객은 개관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 관람객이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올해 연간 관람객 70만 명(2017년, 2018년 연간 관람객 60만 명 돌파)을 목표로 다양한 전시, 문화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합동대, 외국군 수탁장교 대상 작전브리핑 경연 열어

작전계획 수립 능력 향상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덤
 

합동군사대학교 육군대학에서 ‘방어전술 작전브리핑 경연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회에 참여한 한 외국군 수탁장교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합동대 제공
합동군사대학교 육군대학에서 ‘방어전술 작전브리핑 경연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회에 참여한 한 외국군 수탁장교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합동대 제공

 

 “○○사단의 ○○지역에 대한 방어작전 방책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한 외국군이 한국어로 실전과 같은 작전브리핑을 긴장감 맴도는 분위기 속에 발표했다. 서툰 한국어지만 또박또박 브리핑을 이어간다.

합동군사대학교 육군대학은 최근 현재 대학에서 수학 중인 18개국 19명의 외국군 수탁장교를 대상으로 ‘방어전술 작전브리핑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작전브리핑은 영관급 장교로서 작전명령 하달, 임무 수행 계획보고, 기타 실무자로서의 명령·보고 체계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말하기는 단순히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그치지 않았다. 수탁장교들은 한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작전계획 수립 능력과 브리핑 기법 등 다양한 군사지식 분야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탁장교들은 대회를 통해 한국의 군사교리에 입각, 한국군의 군사용어를 사용해 논리적으로 작전계획을 수립·브리핑해봄으로써 교리의 이해와 군사지식 함양은 물론 브리핑 기법, 한국어 능력을 동시에 향상했다.

대회에서는 육군대학 외국군 19명 전원이 참가한 예선전을 통해 선발된 외국군 5명이 본선에 출전했다. 서천규(준장) 육군대학장과 김영택(대령) 방어전술학처장 등 5명의 심사위원은 작전구조에 의거한 논리적 사고능력, 작성된 방책의 타당성, 한국어 사용의 능숙성 및 창의적인 브리핑을 통한 발표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대회 결과 일본의 다케다 중령이 최우수상을, 인도 사남디드 소령·파키스탄 야시르 소령·나이지리아 모함멧 소령·중국 홍카이 소령이 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다케다 중령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작전계획 수립 능력과 한국의 군사용어 사용 능력이 한층 향상됐음을 느꼈다”면서 “군사전문가로 발전하고 있는 나를 보며 한국과 합동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 학장은 “이번 경연대회는 육군대학에서 교육받고 있는 외국군 수탁장교들의 한국어 수준과 군사교육에 대한 이해 등 종합적인 능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면서 “현재 육군대학에서는 한국군 장교와 외국군 수탁장교가 통합된 한 팀으로서 ‘비군사적 위협대비 연합작전계획’을 수립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외국군 수탁장교들은 대한민국과 한국군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그들이 귀국했을 때 양국 군 간의 교량적 역할을 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육군대학 교학행정처 이민우 소령
“1970년 첫 실시…49년간 33개국 356명 기량 겨뤄”



-경연대회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이 행사는 정규과정에 외국군 수탁장교가 처음으로 입교한 1970년부터 진행됐다. 태국의 사릿 대령, 대만의 고시쳉 대위가 최초로 입교한 후 지난 49년 동안 33개국 356명의 외국군 수탁장교가 육군대학에 입교했고, 해마다 작전브리핑 경연대회를 열었다.”

-경연대회 개최 목적은?

“외국군 수탁장교들은 평소에 한국어로 수업받고, 군사지식을 배운다. 이러한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작전브리핑 경연대회를 연다. 특히, 외국군 수탁장교 스스로가 한국군의 계획수립 절차를 적용해 수립한 방책을 한국어로 브리핑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 대회 진행 과정과 평가 방법은?

“김영택(대령) 방어전술학처장 등 5명의 심사위원은 외국군 장교가 발전시킨 최선의 방책에 대해 논리적 사고, 방책 타당성, 군사용어의 적절성 및 창의적 브리핑 기법 등의 평가기준에 따라 엄정히 심사한다.”

조아미 기자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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