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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이야기] PKG, 총18척 취역...강화된 펀치력 갖춘 해양 수호 첨병

윤병노

입력 2019. 08. 09   16:40
업데이트 2019. 08. 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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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


해군 최초 전투함용 독자 모델… 적 정보 분석 후 표적 탐지해 자동 타격
모든 작전 실내서 수행… 워터제트 방식·스텔스 기법 설계로 생존성 상승


해상기동훈련 중 76mm 함포로 사격하고 있는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들. 사진 = 해군
해상기동훈련 중 76mm 함포로 사격하고 있는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들. 사진 = 해군

외유내강형의 지휘관이자 아버지·동생과 함께 자랑스러운 해군 가족을 일궈낸 고(故) 윤영하 소령(이하 추서 계급). 병사들의 고민 해소에 심혈을 기울인 ‘해결사’ 고 한상국 상사.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함포를 발사한 ‘천생 군인’ 고 조천형 중사. 자신의 손으로 국산 함포를 만들어 영해 수호에 이바지하겠다던 ‘의리파 전우’ 고 황도현 중사. 몸을 은폐할 수 없는 중앙 갑판에서 적 함정에 총탄을 퍼부은 ‘투혼의 상징’ 고 서후원 중사. 부상한 전우를 돌보다 꽃다운 나이에 스러진 ‘아름다운 청년’ 고 박동혁 병장.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제2연평해전의 영웅들.


투철한 군인정신의 표상인 ‘6용사’는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PKG·Guided Missile Patrol Killer)으로 부활해 지금 이 순간에도 최전방 해역을 수호하고 있다.

제2연평해전 교훈, 기본설계에 반영


우리나라 연안을 수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참수리급 고속정(PKM·Patrol Killer Medium)이 2000년대를 앞두고 선령 30년이 가까워 오자 해군은 이를 대체할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검독수리-A’ 사업으로 알려진 신형 고속정 건조 사업이 그것으로 해군은 1990년대 후반부터 개념설계를 시작했다. 기존의 참수리급보다 더 발전된 고속정을 보유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적용키로 하는 등 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하던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다.

당시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날로 고조되는 위협에 완벽히 대응하기 위해 해군은 제2연평해전을 분석하며 전투교훈을 도출, 작전은 물론 교육훈련과 획득 등 각 분야에 적용해 나갔다. 특히 획득 분야에서 해군이 가장 먼저 고려한 대상이 바로 신형 고속정 건조 사업이었다.


이 신형 고속정은 ①북한 해군의 방어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력을 보강하고 ②최신의 전투체계(Combat System)를 탑재하며 ③자함(自艦) 방어 능력을 향상하고 ④신속한 기동을 위해 수중 방해물에 영향을 적게 받도록 하며 ⑤최대 속력을 더 높게 설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초 300여 톤급의 정(艇)으로 건조할 예정이었던 신형 고속정은 먼저 만재배수량 570톤급의 함(艦)으로 확대해 ‘검독수리-A 사업’으로 추진하고, 고속정은 기존 계획상의 300톤급보다 규모를 줄여 200톤급의 ‘검독수리-B 사업’으로 분리, 추진하게 됐다.

이후 해군은 2003년 8월 한진중공업과 상세설계 및 함 건조 계약을 맺은 뒤 본격적인 건조 일정에 들어가 2007년 6월 28일 첫 번째 열매를 수확했다. 신형 유도탄고속함 선도함이 진수된 것이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의 교훈을 바탕으로 건조한 점을 고려해 해전 당시 참수리급 고속정을 지휘하다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함명으로 부여했다. 진수식 당일 윤영하함 초대 함장으로 임명된 안지영 소령(당시 계급)은 “내 가슴 안에는 서해교전 희생자들이 있다. 함장으로서 임무의 무게를 크게 느끼고 있다. 우리 해군은 북방한계선(NLL·Northern Limit Line)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국내 독자개발 전투체계 탑재 ‘다재다능’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400톤급에 전장 63m, 전폭 9m 규모다. 참수리급 고속정과 비교해 ‘덩치’는 커졌지만 최대 속력이 40노트(시속 74㎞)에 달한다. ‘펀치력’은 더욱 세졌다.


유효사거리 10여㎞의 76㎜ 주포는 해무·전파방해 상황에서도 자동화 사격통제장비로 표적의 침로·속력 등을 정확히 계산해 포탄을 발사한다. 분당 600여 발의 사격이 가능한 40㎜ 부포 1문과 사정거리 150여㎞의 국산 대함유도탄 ‘해성’, 대함유도탄기만체계(DAGAIE·Device Automatic Gurre Anti-missile Infrared Electromagnetic)도 장착했다.

특히 강화된 무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투체계를 국산화해 탑재한 게 최대 장점이다. 우리 해군 최초의 전투함용 독자 모델 전투체계다. 이 전투체계는 탐지체계로 수집한 적 정보를 분석해 무장체계와 자동으로 연결해 준다. 표적을 탐지해 가장 효율적인 시점과 무기로 자동 타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3차원 탐색·추적 레이더와 전투체계 덕분에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모든 작전을 실내에서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참수리급 고속정을 지휘할 때 지휘관이 외부 갑판에 노출되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추진체계도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선체 아래에서 흡입한 물을 고속으로 배출해 추진력을 얻고, 배출구의 방향을 조절해 진행 방향을 바꾸는 ‘워터제트(Water Jet)’ 방식이다. 스크루가 없어 어망을 비롯한 수중 장애물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기존 함정보다 선회 반경이 작아 전투가 벌어졌을 때 고속기동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을 추격·사격할 때도 매우 유용하다.

스텔스 기법 설계 등 생존성 수직 상승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고출력을 위해 가스터빈과 디젤엔진을 각각 2기씩 탑재했으며, 가스터빈과 디젤엔진의 회전량을 합해 출력을 발휘하는 디젤·가스터빈조합(CODAG·COmbined Diesel And Gas turbine) 방식을 우리 해군 최초로 적용했다.

더불어 가스터빈에서 배출되는 고온의 폐기가스를 감쇄하기 위해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DDH-Ⅱ)에 적용한 적외선 신호감쇄장치(IRSS·Infrared Signature Suppression System)를 장착했다. 배기구를 에스(S) 자 형태로 굽게 만들어 폐기가스를 함정 후미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조치로 함정 상부 공간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적외선 감쇄 능력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체에 방화 격벽을 설치하고, 스텔스 기법으로 설계했으며, 지휘·기관 통제 기능 분산 등을 통해 함정과 승조원의 생존성이 수직 상승했다.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총 18척이 건조·취역함으로써 2018년 사업이 마무리됐다. 최초 여섯 척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이름을 함명으로 부여했다. 나머지 12척은 해군 창군 이후 해전과 전투에서 용맹성을 발휘한 인물로 명명했다. 18척의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동·서·남해 해역함대에 배치돼 해양주권 수호의 첨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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