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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포토 : 강군리포트] 포토에세이 '독야청청'

조용학

입력 2018. 12. 28   16:20
업데이트 2018. 12. 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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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을 수 없는
남방한계선 철책 아래
외로이 저 홀로 푸른 소나무
깊게 내린 뿌리 갈래 갈래마다
다소곳이 보듬어져 있을
누군가의 깊은 아픔들.

남쪽을 향해 북쪽을 향해
하릴없이 달려야 했던 푸른 영혼들
소나무는 외로이 서서
그들을 위로한다.

쓰렸던 전쟁의 상처는
이제 흔적만이 남았지만
어쩌다 비무장지대에 새 생명 틔운
나 홀로 소나무는 여전히
전쟁의 한가운데, 
불모지로 변해버린
차가운 동토 위에
선택받은 존재인 듯 홀로 남겨진
소나무는 그래서
보듬은 아픔만큼 더 외롭다.

오고 가는 병사의 정겨운 눈인사에
저 홀로 푸른 소나무는 꿈을 꾼다.
굳게 닫힌 철책이 열리고
저 병사의 손길이
나에게 그리고 내 뿌리에 닿기를.

강원도 고성 글·사진 = 조용학 기자
(2018.12.11.)


■ 사진설명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철책선, 과학화 경계시스템 감시에 더해진 철책이지만 육군22사단 GOP 경계병들이 이른 아침 육안으로 철책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사실상 중무장지대로 존재했던 비무장지대가 이제 정전협정 본래의 취지에 맞춰 완충지역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시작으로 진행될 비무장지대 주요 격전지 유해발굴은 우리의 오랜 생채기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이다.


조용학 기자 < catcho@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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