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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거리 500㎞ 순항미사일 도입…2021년 실전 배치

맹수열

입력 2018. 11. 25   15:29
업데이트 2018. 11.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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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 세계 안보 정세 <40>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


일본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방위대강에서 ‘적 기지 공격능력’과 관련한 내용을 돌연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은 이미 내부적으로 계획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지난주 “미국과 일본의 역할 분담에 따라 적 기지 공격능력은 미국에 의존한다고 하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음 달 중순에 결정하는 새로운 방위 계획의 대강(방위대강)에 적 기지 공격능력을 명기하는 것을 보류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투기에서 발사되고 있는 JASSM. 사진 = 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전투기에서 발사되고 있는 JASSM. 사진 = 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일본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방위대강에서 ‘적 기지 공격능력’과 관련한 내용을 돌연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은 이미 내부적으로 계획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지난주 “미국과 일본의 역할 분담에 따라 적 기지 공격능력은 미국에 의존한다고 하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음 달 중순에 결정하는 새로운 방위 계획의 대강(방위대강)에 적 기지 공격능력을 명기하는 것을 보류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방위대강은 향후 수년 동안의 일본 방위 전략과 자위대의 전력증강 방향 등을 기술한 지침서로, 주변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개정되고 있다. 


다케시 방위상의 발언이 있기 하루 전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도 한 강연에서 같은 내용을 말했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방위대강 개정을 담당하는 자민당 워킹그룹의 좌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적 기지 공격능력의 확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은 같은 강연에서 “(적 기지 공격능력은)일본의 안전보장에서 언젠가는 논의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며 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중의원에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중의원에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일본이 지난 수년 동안 도입하고 있는 순항미사일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자민당 등은 일본 정부에 미사일 방어라는 명목으로 장거리 순항미사일 도입을 건의해 왔다. 적 미사일의 발사 이전 또는 이후에 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타격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순항미사일의 용도가 오키나와 제도의 외딴섬 등에 대한 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것임을 암시하는 도서방위용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군사잡지 ‘군사연구’는 다른 분석을 하고 있다. 


순항미사일은 상륙군을 저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연속 사격도 가능하지만 그 효과는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함정의 포탄이나 항공기에 의한 폭탄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순항미사일은 통상 장거리에 있는 고정 표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륙작전 중인 이동 표적에는 기본적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도서방위용으로 순항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순항미사일의 도입 명분을 높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이 그동안 도입을 꾸준히 추진해온 순항미사일은 전투기 등에서 발사돼 함정과 지상을 공격하는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방위성은 순항미사일 도입을 위해 2018년 예산안에 22억 엔(221억여 원), 2019년 예산안에 73억 엔(733억여 원)을 배정했다. 


이미 노르웨이 JSM의 도입이 결정된 상태고 2021년에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JSM은 사거리 약 500㎞이며 항공자위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에 탑재될 예정이다. 


또 미국의 JASSM과 LRASM의 도입 조사를 위해 2018년 예산안에서 3000만 엔을 요구했다. 이들 미사일은 F-15 전투기에 탑재될 예정이며 일본은 이를 위해 F-15 전투기의 개량 규모도 조사했다. 사거리 900㎞인 JASSM과 LRASM은 일본의 영공에서 북한과 중국은 물론 러시아 남부까지도 공격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JASSM은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영국의 전투기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 순항미사일의 목표가 도서방어용이 아니라 ‘적 기지’일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적 기지의 대상으로는 대상 국가들의 정치·경제·군사적인 전략적 목표물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통신 지휘소, 레이더 기지, 비행장, 항구, 핵 관련 시설, 미사일 관련 시설, 잠수함 기지, 송유관 등이다. 순항미사일은 전술적 수준의 도서방위 전투를 넘어서 장거리 능력을 활용해 전략적 차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일본은 순항미사일 도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체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도 예산안에서도 ‘여러 나라가 보유한 미사일의 장사정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함유도탄의 요소 기술을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54억 엔을 배정하고 있다. 일본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자체 기술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개발될 대함유도탄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엔진의 내구성을 향상하고 대형 날개를 부착하며 스텔스 기능을 높일 계획이다.

일본은 또 고속활공탄을 개발하고 있다. 고속활공탄은 로켓 모터의 본체에 활공형 탄두를 장착한 형태로, 지상에서 쏘아올려진 뒤 분리된 탄두가 위성의 유도를 받으며 지상에 초음속으로 낙하한다.

사거리는 300~500㎞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고속활공탄 개발비로 2018년도 예산안에서 46억 엔, 2019년도 예산안에서 138억 엔을 사용하거나 사용할 예정이다. 고속활공탄의 연구 성과가 진전되면 1단계형을 2026년께 배치하고 성능이 개량된 2단계형은 2028년께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은 그동안 군사력의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은 대내외 반발을 의식해 새 방위대강에 적 기지 공격능력의 기술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 기지 공격능력의 확보에 다가가고 있다.

■ 초점


음속 5배 이상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내년 기술 연구에 약 640억 원 투자…JAXA에 협력 요청도 검토


일본은 순항미사일 이외에도 음속 5배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2019년도 방위예산안을 보면 일본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요소 기술에 관한 연구로 64억 엔을 투자할 예정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고난도 기술에 속하는 영역이다. 군사 선진국인 미국·러시아·중국만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고속으로 비행해 높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내열 재료와 내열 구조의 기술이 요구된다.

또 전체적인 기체 형상의 설계 기술도 필요하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초음속으로 흐르는 공기에 연료를 분사, 연소시켜 높은 추력을 얻는다. 이를 안정적으로 연소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스크램제트 엔진에 대한 연구를 위해 극초음속 여객기를 연구한 적 있는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협력을 요청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차세대 전략무기로 미·러·중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한 공격무기다. 일본은 전수방위의 원칙에 따라 전력증강을 자위적인 무기에 국한한다지만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무기도 개발하고 있다. 


김 성 걸

한국국방연구원·안보전략연구센터·정치학박사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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