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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비행선 장점만 ‘쏙’..100~140㎞/h 속도에 8명 탑승 가능

신인호

입력 2018. 11. 21   17:12
업데이트 2018. 11.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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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하이브리드 형태 ‘플림프’ 공개


드론의 추락·충돌사고 해결할 안전한 모델 필요성 제기
‘플림프’ 여러 개 풍선 구획으로 추락시 속도 느려져 안전
자동차 30분 거리 6분 만에 비행…큰 착륙장 필요없어  

지난해 공개된 무인비행기 형태의 ‘플림프’ 초기 버전.                         사진=plimp.com
지난해 공개된 무인비행기 형태의 ‘플림프’ 초기 버전. 사진=plimp.com
 하이브리드(hybrid)의 사전적 의미는 이종(異種), 즉 이질적 요소가 서로 섞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서로 다른 것이 섞였다는 의미를 넘어 부가가치를 높인다거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드론과 비행선이 딱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요즘은 드론 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종류의 드론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비행하는 것이 어렵다거나, 추락할 위험성이 늘 존재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비행선은 부력에 의존해 운항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기동력에서 비행기에 많이 뒤처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한 비행 전문업체가 드론과 비행선의 장점만을 딴 하이브리드 형태의 비행체를 개발했다.

드론과 비행선 합친 신개념 비행체 개발

하이브리드 비행체를 개발한 전문업체는 시애틀에 본사를 둔 ‘이건에어십스(Egan Airships)’다. 플림프(plimp)라는 이름의 비행체는 비행선의 외관에 로터(rotor)와 날개가 달려 있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플림프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이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인 제임스 이건(James Egan)은 드론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건에어십스는 사고 없는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이건 CEO와 동생인 조엘 이건(Joel Egan)이 설립한 비행 전문업체다.

이건 CEO는 “하늘을 나는 드론이 많아지면서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라고 지적하며 “혹시라도 드론이 추락하거나 충돌하는 사고라도 발생하면 인명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건 CEO의 설명에 따르면 드론으로 인한 사고는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드론이 감전 위험이 있는 발전소에 추락하거나, 비행 중인 여객기와 충돌한다면 대형 참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이유로 세계 각국은 비행장이나 발전소 또는 인구 밀집지대를 중심으로 드론 비행금지구역을 두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추락하지 않거나 위험물 회피 기능이 있는 드론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플림프는 바로 이런 필요성을 충족하는 하이브리드형 드론이다. 지난해에 처음 선보인 플림프는 시간당 평균 50㎞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무인비행기 형태로 제작됐다.

이건 CEO는 “헬륨 가스로 충전된 비행선은 총을 쏘거나 칼로 찌르더라도 훼손되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처음 제작에 도전했을 때만 하더라도 소재 무게가 너무 무거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카본 소재로 대체하면서 가벼우면서도 강한 비행선 형태의 드론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플림프는 두 개의 로터를 이용해 추가 양력을 발생시킬 수 있고, 헬륨이 들어있는 풍선 덕분에 기존의 드론처럼 많은 연료를 소모하거나 소음을 내지 않고도 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25㎏의 화물을 들어 올린 채 한 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플림프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연료가 떨어지거나 사고로 인해 추락하더라도 그 속도가 시속 14㎞를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비행선을 이루는 풍선 때문인데, 풍선마저 터진다 하더라도 풍선 내부를 여러 개의 구획으로 나눴기 때문에 급속히 추락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서, 높이 떠 있더라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추락 시에도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이건 CEO는 “하이브리드의 장점만을 조합하면 플림프는 장시간 공중 감시가 필요한 국경이나 공공기관의 감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멀티콥터나 고정익기 형태가 대부분인 상업용 드론 시장에 비행선 형태의 드론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인비행선으로 시작, 유인으로 규모 확대

플림프는 현재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인 상황이다. 지난해 처음 선을 보였을 때만 하더라도 무인비행선 형태였지만, 최근 공개한 버전은 8명이나 탈 수 있을 정도로 크기와 성능이 향상됐다.

‘플림프 모델-J(Plimp Model-J)’라는 이름의 이 유인비행선 드론이 상용화되면 평소 자동차로 30분이 넘는 시애틀 공항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까지 단 6분 만에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제작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모델 J는 길이 51.5m에 너비 18.5m, 높이 16.5m로 제작됐다. 모양은 무인비행선 형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람을 태울 수 있도록 제작된 만큼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운항에 필요한 에너지 역시 비행선과 드론을 합친 형태처럼 가스와 전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용된다. 기체가 상승할 때는 가스로 올라가고, 전진하거나 후진할 때는 전기를 사용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100~140㎞/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현재 시점에서 모델 J의 가격은 400만~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큰 착륙장이 필요 없다는 장점 때문에 섬이나 고립된 지형에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관광 용도로 적극 검토되고 있다.

김준래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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