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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4회] 노즈부분 항력감쇄기는 왜 대못 모양

신인호

입력 2018. 11. 06   18:19
업데이트 2019. 01. 0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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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승리의 믿음 PSAM 신궁

 <4>  독창 적 설계로 부족한 시험시설 극복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PSAM) 신궁은 다양한 부체계(sub-system) 또는 구성품(component)이 결합되어 하나의 완전한 체계(system)를 이루고 있다. 


크게 주장비, 점검장비, 훈련장비, 그리고 종합군수지원 요소로 구성된다. 주장비는 유도탄과 발사관으로 이뤄진 장입 유도탄과 삼각대, 발사기, 주·야 조준기 등의 발사장비로 이뤄져 있다. 또 신궁의 상태를 점검하는 유도탄 점검장비, 발사장비 점검장비, 조준기 정열기 등의 점검장비가 있으며 교육훈련을 위한 훈련장비로서 모의훈련탄, 추적훈련장비, 교전모의기(시뮬레이터)가 있다.  


탐색개발 당시 제작된 신궁 모델.  국방과학연구소.
탐색개발 당시 제작된 신궁 모델. 국방과학연구소.


신궁의 핵심이 되는 유도탄은, 유도탄의 맨 앞에 위치하여 항공기 엔진 배기열의 적외선 신호를 감지해 표적 항공기를 추적하는 탐색기를 비롯해 유도신호에 따라 유도탄을 표적으로 호밍(homing)시키는 유도조종장치, 근접한 표적을 감지하는 신관, 표적을 폭파하는 탄두, 그리고 사출모터 및 비행모터 등 복잡한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사출모터는 유도탄 후미에서 발생하는 화염으로부터 사수를 보호하기 위해 유도탄을 사수전방 10m 정도까지 사출하는 기능을 하며, 비행모터는 유도탄이 비행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추진기관으로 유도탄을 최대속도까지 가속하는 부스터(booster)와 유도탄의 속도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해 주는 서스테이너(sustainer)로 되어 있다. 


발사에서 타격까지 약 10초 소요 


신궁은 사수가 표적에 대해 사격을 결심하고 전원냉각기를 작동시킴으로써 운용이 시작된다. 전원냉각기가 작동하면서부터 사수는 주·야간 조준기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한다. 


표적의 탐지는 저고도 탐지 레이더 등으로부터 표적 방위각 정보를 수신한 후 육안 관측에 의해 이뤄진다. 사수가 탐지된 표적을 주야간 조준기로 조준(조준원)하면 탐색기가 표적을 포착했다고 사수에게 소리 및 빛으로 신호를 준다.  


이후 발사기는 포착된 표적의 이동방향 및 속도에 따라 계산된 선도각을 주야간 조준기에 발사원으로 표시하며, 전시된 발사원에 사수가 표적을 재조준하면 탐색기도 표적을 포착했다고 응답, 사수가 이를 확인하면 발사한다. 


이러한 사격절차 중에 피아식별기는 조준된 항공기의 피아를 식별해 적 항공기일 경우에만 유도탄을 발사한다. 발사부터 타격까지 보통 10초 정도 소요되는데 항공기를 격추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폭 신관이 작동해 자폭함으로써 지상에서의 폭발을 방지한다.  

이같은 신궁을 개발하는 데는 IRS-7라는 연구시제품 개발과 체계 개념연구(conceptual)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근 10년의 세월이 소요되었다. 


개념연구를 통해 그 개발 방안과 개념적인 설계를 마친 후 1995년 11월 9일부터 1998년 6월 30일까지 탐색개발(Exploratory Development)을, 1998년 11월 28일부터 2004년 6월 30일까지 체계개발(System Development 또는 Full Scale Development)을 마치고 2004년 7월 31일 전투용 사용 “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탐색개발 중 기술적 구현 검증 


탐색개발이란 개념연구 단계에서 도출된 체계 개념에 대해 부체계 또는 주요 구성품에 대한 위험분석, 기술 및 공학적 해석,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핵심요소 기술연구와 필요 시 1대1 모형을 제작해 비교 검토 후 체계 개발 단계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정의되고 있다. 


즉, 군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ADD는 신궁을 기본설계(Basic Design)하면서 구성품 단위로 시제품을 제작하고 이어 이들을 완전한 하나의 체계로 종합한 실험시제(Experimental Prototype)을 완성해 다음 단계인 체계개발로 나아갈(전환)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체계개발 단계에서는 확정된 작전요구능력(ROC ; Requirement Operational Capability)에 부합하도록 상세 설계를 실시하고 시제품을 제작한 뒤 ADD 자체 내의 기술시험평가(Development Test & Evaluation)와 소요군의 운용시험평가(Operational Test & Evaluation)를 거쳐 전력화할 수 있는 성능에 이르렀는지를 평가한다. 


이때 전투용 사용 가부(可否) 여부를 판정하는데 “가”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규격화를 거쳐 야전부대에 전력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양산(量産 mass product)에 들어가 작전배치하게 된다. 


ADD(정부)가 연구개발을 주도한다 해도 모든 것을 ADD가 다 개발·제작할 수는 없으므로 국내 방위산업업체 가운데 전문화 ·계열화로 선정된 업체를 중심으로 시제품 제작 업체를 선정, 이들의 연구 ·기술진과 함께 개발했다. 


체계종합과 탐색기, 유도조종 및 구동장치, 발사관과 삼각대, 조준기는 유도무기 전문업체인 LIG넥스원(당시 LG이노텍) 이 맡았다. 또 탄두조립체와 근접신관은 한화가, 텅스텐 탄체는 한일단조, 추진기관 구조체는 삼성테크윈(현 한화지상방산)이, 추진기관은 노즐단열재는 한국화이바, 추진기관조립체는 한화, 접는 날개 조립체는 두원중공업, 주간조준기는 이오시스템 등이 각각 담당했다. 


이 당시에는 야간조준기의 개발이 포함되지 않았다. 야간조준기는 탐색개발을 마무리한 뒤 체계개발에 들어 가기 앞서 1998년 10월 17일 작전요구능력(ROC-Ⅱ)을 확정하면서 추가된 분야로서 ADD의 사업관리 아래 업체(삼성탈레스 - 현 한화시스템)가 주도 개발하도록 결정되었다. 


항력 감소위해 스파이크 부착 


유도탄의 외형은 언뜻 보면 크기만 다를 뿐 ‘그게 그거’인 듯 비슷비슷하지만 종류마다 조금씩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 


신궁 유도탄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적외선탐색기가 장착된 유도탄 앞인, 노즈(nose) 부분으로 둥근 반구면(球面) 형태에 대못 모양의 항력감쇄기(spike)가 부착되어 있다. 


왜 그럴까. 


유도탄의 경량화를 위해서는 추진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원하는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따라서 추진제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유도탄이 비행 중 받는 공기의 항력(drag force)을 줄여야 한다.  


대부분의 유도탄이나 포탄은 항력을 감쇠하기 위해 노즈부를 뾰족한 형상으로 디자인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외선탐색기가 표적의 적외선 신호를 받기 위해서는 반구면의 적외선돔(Dome)이 필요한데 반구면의 항력은 매우 높다. 이를 감쇠하기 위해 미스트랄은 8각불형의 감쇠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제작성과 적외선탐색기 성능저하의 원인이 된다. 8각뿔형보다 스파이형 항력감쇄기가 조금은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 연구팀은 이글라와 같은 스파이크형의 항력감쇠기를 선택했다. 

    

반구면의 항력(오른쪽)은 매우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노즈부를 뾰족한 형태(왼쪽 이미지는 스파이크형)로 하는 등의 항력 감쇠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미지 = 국방과학연구소.
반구면의 항력(오른쪽)은 매우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노즈부를 뾰족한 형태(왼쪽 이미지는 스파이크형)로 하는 등의 항력 감쇠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미지 = 국방과학연구소.

신궁 항력감쇄기에 대한 풍동 실험 사진과 해석.  국방과학연구소.
신궁 항력감쇄기에 대한 풍동 실험 사진과 해석. 국방과학연구소.

       

신궁 유도탄은 회전하면서 비행한다. 


유도탄은 일반적으로 4개의 조종날개로 유도탄의 비행 방향을 상하좌우로 조종한다. 4개의 날개를 상하와 좌우를 구분하여 2개의 날개를 동시에 작동하는 2 축 조종방식과 4개의 조종날개를 각각 작동하는 4 축 조종방식이 있다. 보통 2축 조종방식을 사용하는데 조종 축에는 각각의 구동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궁은 유도탄의 직경이 작아 여러개의 구동장치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서로 반대편에 있는 두 날개를 연결해 하나의 축을 형성한 다음 한 개의 직류전동기로 조종하는 이른바 ‘일축(一軸) 구동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런데 단일축 구동방식으로 유도탄의 비행방향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유도탄을 옆으로 강제 회전(roll)시켜야 한다. 그리고 유도탄이 가야할 방향에 조종날개가 있을 때 조종날개를 구동하여 그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신궁 유도탄의 구동장치. 국방과학연구소.
신궁 유도탄의 구동장치. 국방과학연구소.


어떻게, 어느 정도의 속도로 유도탄을 회전시켜야 할까. 


신궁 유도탄을 유심히 살피면 날개에 특이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날개가 대칭을 이루지 않고 비대칭이라는 점이다. 전방에 크기가 다른 조종날개 1쌍과 고정날개 1쌍이 비대칭 형상으로 설계된 것이다. 


꼬리날개도 유도탄 동체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비틀려(경사)있다. 이는 유도탄을 회전시키기 위함인데, 그 이유만은 아니다. 유도탄을 회전시키는 것은 유도탄 후미에 장착되는 사출모터로부터 시작된다. 


"사출모터는 6개의 노즐로 구성되는데 이 노즐들은 가운데 것만 빼고 중심을 향해 약간씩 기울어져 있죠. 유도탄이 발사되는 그 초기에 분사되는 가스의 방향을 틀어줌으로써 회전력을 주게 됩니다. 이후 비행할 때는 구동기의 힘과 약간 비틀린 꼬리 날개에 의해 회전력을 얻게 됩니다.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유도탄의 비행 속도가 빨라지면 바람개비에서 보듯, 회전 속도도 덩달아 빨라지게 마련이다. 회전이 빨라지면 유도조종 명령에 구동장치가 즉각 응답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유도탄이 안정되게 유도조종 명령을 받아 용이하게 표적을 추적하려면 빠른 속도에서 회전수 증가를 억제하고 느린 저속에서는 회전수를 높여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회전수는 유도탄의 비행 속도가 초음속이든, 아음속이든 큰 변화 차 없이 거의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 적정 회전수가 1초에 약 20회 정도이다. 물론 회전을 별도로 제어할 기구를 탑재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공간이 작다’는 제한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때문에 공력 메커니즘만으로 회전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회전 유발 기구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신궁과 유사한 다른 PSAM에는 3개 내지 5개의 유전 유발 기구를 갖추고 있다. 


연구팀은 바로 이 부분, 즉 비대칭 형태의 꼬리날개와 그 날개에 비틀림(경사)각을 줌으로써 안정적인 회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것은 독창적인 형태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과정이 실로 가시밭길이었다. 


선진국에서는 비행시험을 통해 공력의 데이터를 얻어 설계를 변경, 진행하지만 ADD 연구팀은 그럴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다. 유도탄 설계를 위해 공력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에 쓰여 온 것들은 효과적이질 못했다. 대칭인 날개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신궁과 같은 비대칭 날개에는 정밀한 설계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이론 해석과 풍동 시험 결과에 따라 보정하는 것만으로 진행됐다. 다양한 날개 형태에 대한 해석이 뒤따랐다. 탐색개발 초기에는 날개를 유도탄에 조립한 상태에서 날개 경사면을 조정할 수 있도록 고안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날개와 관련된 부품이 너무 많았다. 공기 역학적으로도 불만족스러웠다. 접는 날개가 전개되는 특성상 약간의 유격이 있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사각도를 아주 정밀하게 가공해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짜기’(Tsgi)와 미스트랄 도입에 따른 절충 교역으로 프랑스 ‘오네라’(Onera)의 풍동시험시설을 찾았다. 각각 기술협력 협약과 미스트랄 도입에 따른 절충교역에 의해 마련된 기회였다. 


두 곳의 시험 시설은 규모 면에서도 ADD의 풍동시설과 비교되질 않았다. 연구팀은 ADD에서 하루에 2회 정도만 풍동시험을 할 수 있었던데 비해 두 나라에서는 일주일에 약 100회 가량 시험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풍동시험 등의 결과를 자체 개발한 공력 예측 프로그램과 공력 성능 및 안정성 해석개발과 연계해 공력 설계에 활용하면서 마침내 비대칭 꼬리날개와 경사각에 적용된 2가지의 롤 유발기구만으로도 유도탄의 높은 기동성과 안정성을 만족하는 유도탄 기체 설계와 제작을 끝낼 수 있었다. 


선진국의 유사 무기체계에 비해 적은 수의 롤 회전유발기구로 아음속과 초음속을 아우르는 전 비행 영역에서 회전수가 더 적은 변화하는 안정적인 유도탄이라는 점이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비대칭 회전유도탄 공력설계 및 해석기법’으로 정립해 2001년 국방과학상 금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금상은 그 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이 판명되었을 때 부여되는 것으로 ADD 창설 이래 10여 가지 기술만이 이 상을 받았을 만큼 권위가 있다. 


외국 직류전동기는 요구에 부응 못해 


신궁의 날개들은 발사관 내에 접힌 상태로 있다가 발사 시 발사관을 이탈하면서 전개되어 유도탄의 비행을 조종하게 된다. 


유도탄의 작은 직경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이면서 강력한 구동장치를 필요로 한다. 구동장치 연구팀은 탐색개발 초기부터 미스트랄과 레드아이, 스팅거 등 유사 유도탄에 대한 기술자료를 조사하고 특성을 분석해 기술적인 접근 방법과 설계 요구조건을 설정했다. 그것은 직류전동기를 구동원으로 하는 전기식 집적형 구동장치였다. 


ADD로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회전유도탄의 구동장치일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 집적해야 하는 제약성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 초기에 이 구동장치의 핵심 구성품이 되는 직류전동기를 외국에서 구매, 장착하려 했다. 


국내 기술력이 모자라고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이 떨어져 국내 개발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구매 가능한 외국의 여러 직류전동기는 신궁 유도탄에서 요구하는 구동장치와 부합하지 못했다. 형상과 규격면에서 만족하기 못한 것이다. 


따라서 1998년부터 국내 개발이 불가피해졌다. 구동장치 구성품의 경우 작은 치수오차도 유도탄 전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대부분의 부품이 정밀가공이 요구되었고, 특히 조종날개의 펼침 각도 오차는 구동장치의 전체 성능에 큰 영향을 끼쳐 정확한 각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개발은 의외로 빠르고 원만하게 진행됐다. 


그 결과 1999년 12월 외국 직류전동기 보다 직경이 더 작고 길이도 짧아 유도탄 직경의 1/4내에 깔끔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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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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