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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

입력 2018. 05. 09   16:55
업데이트 2019. 01. 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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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산, 특히 습기 많은 계류 근처 서식

북쪽엔 남보랏빛 짙은 ‘하늘매발톱’ 자라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매의 발톱과 닮아 매발톱


식물 이름 중에는 동물과 관련된 것들이 많아요. 대부분 친근한 동물들입니다. 토끼풀, 노루귀, 강아지풀 …. 그 가운데서 이름으로도 모습으로도 가장 특별한 것이 매발톱꽃인 듯합니다. 토끼풀은 토끼들이 잘 먹어서, 강아지풀은 강아지의 꼬리를 닮아서, 지난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노루귀는 새로 나는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지요.


매발톱꽃은 잘 살펴보면 꽃의 뒷부분에 톡 튀어나와 꿀이 고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거(距)’라고 부르는데 이 부분이 마치 병아리라도 낚아챌 듯 발톱을 오므리고 있는 매의 발을 닮았습니다. 용맹스럽고도 아름다운 모습, 우리 장병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매발톱꽃을 보게 되면 우선 그 아름답고 특별한 꽃 모양에 반하고,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고 나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답니다.


계류 근처 많이 자라는 미나리아재빗과 꽃

이 꽃은 전국의 산, 특히 계류 근처에 많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이른 봄, 이름에 맞지 않게 아주 야들하고 동글 한 새잎이 나오는데 뿌리 근처의 잎은 세 갈래씩 두 번 갈라져 마치 불규칙한 9장의 작은 잎이 달린 것처럼 보입니다. 꽃은 늦은 봄 피어납니다. 줄기 끝에 고개 숙여 달리는 꽃은, 크기도 갓난아이 주먹만큼이나 크려니와 꽃 색도 보랏빛과 노란빛이 어울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요.

매발톱꽃은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합니다. 이 과에 속하는 식물들이 으레 그러하듯 고운 꽃 모양을 하고 있으면서도 식물체는 독성을 지녀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 삼고 있지요. 매발톱 종류의 식물에 붙이는 속명 아킬레지아(Aquilegia)는 독수리란 뜻의 라틴어 아퀼리아(aquilia)에서 유래됐다고도 하며, ‘거’ 안에 꿀이 고이므로 ‘물’이란 뜻의 aqua와 ‘모으다’란 뜻을 가진 legere의 합성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추위·햇빛에 강해 DMZ 지역 어디서나 잘 커

이 꽃은 꼭 한번 키워보라고 권할 만한 식물입니다. 병영의 화단이나 집 마당의 다소 습기가 있는 곳에 심어도 좋고, 큰 분이나 옹기화분 또는 플라워 박스를 모아 심어도 멋이 있지요.

꽃시장에 가면 북쪽에서 자라는 남보랏빛 나는 하늘매밥톱도 있고, 일본 것을 육종해 만든 종류들도 많이 있어서 우리 꽃을 심고자 하시는 분들은 잘 구분해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누두채(漏斗菜)라 하며 약용으로 씁니다. 통경(通經), 활혈(活血)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매발톱의 자생지를 보면 높은 산, 습윤한 곳인 경우가 많고, 깊은 산 계곡 주변의 양지바르고 통풍이 좋으며 배수가 잘되는 곳에도 자랍니다. 키우려면 유기질이 많은 토양에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추위, 건조에 견디는 힘이 강해 DMZ 지역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물 빠짐이 잘되는 곳을 골라야 합니다.


씨앗을 따면 바로 파종


번식은 주로 씨앗을 뿌리거나 포기나누기를 합니다. 이 꽃이 정말 마음에 드셨다면 눈여겨보았다가 늦여름 혹은 가을에 씨앗을 따서 묵히지 말고 바로 파종하면 됩니다. 2주 후면 정말 콩나물시루처럼 싹이 잘 올라오지요. 겨울에 잘 덮어주었다가 다음 해 봄에 원하는 곳에 옮겨 심으면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운 꽃구경이 가능합니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바가 있는 하늘매발톱은 매발톱꽃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키가 좀 작고 꽃이 남보라색이며 꽃잎의 안쪽은 미색을 띠고 있고, 꽃 자체는 좀 더 큽니다.


자생지도 백두산이나 낭림산과 같은 북부지방의 고산 지방입니다. 백두산에 가면 2000m를 훨씬 넘는 초원지대에 무리 지어 피어 나는 하늘매발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주먹만큼 큼직한, 남보랏빛 고운 꽃송이들이 다소곳이 고개 숙여 피는 하늘매발톱을 백두산에서 어렵지 않게 감동 어린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오려나 기대를 해봅니다.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사진=양형호 작가, 국립수목원 제공

■ 매발톱꽃
학명: Aquilegia buergeriana var. oxysepala (Trautv. & Meyer) Kitam.
모습: 여러해살이풀, 키 40∼90㎝
       잎/ 뿌리잎은 여러 장이 모여 나며 잎자루는 두 번 3갈래로 갈라지고, 줄기 잎은 겹잎이며, 위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아진다.
       꽃/ 5~7월 개화. 노란빛이 도는 자주색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린다. 꽃받침 잎은 5장으로 꽃잎처럼 보이며, 길이 2㎝, 갈색이 도는 자주색. 꽃잎은 5장으로 노란색이며, 꽃받침 잎과 번갈아 늘어선다.
       열매/ 골돌이며, 위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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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칼진 꽃잎, 독특한 색감... 그 화려함 뒤 숨은 독

http://pdf.dema.mil.kr/pdf/pdfData/2018/20180510/B201805102001.pdf

국방일보 기획 ‘DMZ 식물 155마일’ 2018년 5월 10일자 ‘매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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