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전쟁기념관 기증유물 이야기

38선 돌파 8일 만에 평양 탈환 평양시청에 태극기 게양하다

입력 2018. 03. 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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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50년 평양시청에 휘날린 태극기


국군 제1사단 15연대, 역사적 순간 태극기와 함께해

 

태극기 보관해오던 제1군단

유물 훼손 심해지자 기증 착수

심하게 삭았던 괘 모서리와

오염 탈색된 태극문양

6개월간  전문가 복원작업

지난해 5월 일반인에 공개

 

 

1950년 국군 제1사단 15연대가 38선을 돌파해 평양을 탈환한 뒤 평양시청 옥상에서 휘날렸던 태극기(복원 후).

 

지난 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3·1절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는데, 국방부 의장대가 독립운동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 6종을 들고 서 있었다. 이 태극기들은 모두 역사적 가치가 커 현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상태다. 태극기는 역사의 순간마다 우리 민족과 애환(哀歡)을 함께해 왔다. 전쟁기념관에도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태극기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은 제1군단이 기증한, 1950년 평양시청에 게양됐던 태극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태극기는 국군 제1사단 15연대가 38선을 돌파해 평양을 탈환한 뒤 평양시청 옥상 국기게양대에 걸었던 당시의 것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 제1사단은 1950년 10월 19일 38선을 돌파해 평양을 향해 진격한 후 8일 만에 평양에 입성했다. 그리고 10월 30일 정부와 유엔군사령부는 이 태극기가 게양된 평양시청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입성 환영행사를 열었다.

제1군단은 6·25전쟁 이후 이 태극기를 부대 내 역사관에서 보관해왔다. 하지만 일부 괘 모서리 부분이 심하게 삭았고, 태극문양의 오염과 탈색도 날로 심해져 더 이상의 보관이 어려웠다. 2016년 당시 김용우 제1군단장이 전쟁기념관에 유물 기증 검토를 지시했고, 이후 기증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기념관은 기증 당시의 유물 상태 그대로 복제해 제1군단에서도 소장 및 전시할 수 있도록 복제품을 전달했으며, 훼손 정도가 심각했던 기증 유물에 대해 복원작업을 진행했다. 6개월간의 전문적인 복원작업을 거친 이 유물은 2017년 5월부터 두 달간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당시 기증유물에 대한 설명은 물론 복원 및 보존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제시해 관람객들은 6·25전쟁 당시의 역사와 흔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은 유물 보존을 위해 제1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다.

전쟁기념관은 1994년 개관 이래 1042명에게 받은 1만1922점의 유물 중 현재 3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체 전시 유물 가운데 40%를 차지한다.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이 마주하는 유물의 상당수는 태극기처럼 과학적인 보존처리 과정을 거친다. 오랜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망가져 있던 유물들이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에 전쟁기념관이 동참하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기증을 원하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가정이나 단체·기관에서 소유하던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이런 것도 기증유물이 될까’ 고민하지 말고 전쟁기념관으로 먼저 연락해보기를 바란다.
<강현삼 전쟁기념관 유물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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