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36계, 병법을 말하다

‘필승 병법’ 36계, 늘 곁에 두고 삶의 지혜로 활용을

입력 2017. 12. 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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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끝> 백자 전술과 36계 전술 레고


 ‘백전기략’ 명나라 책사 유기가 저술

‘병경백자’ 명말청초 게훤의 병법서

레고 통해 36계 다양하게 응용 가능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에서 벗어나 36계 전술을 변화무쌍하게 학습하는 도구로 활용 가능하다.  필자 제공



중국인들은 지형과 기상·특성에 따른 다양한 전투 양상에 적합한 전술을 고민했다. 『백전기략』과 『병경백자』는 변화무쌍하고 예측불허인 전장 상황에서 적시적절한 병서로 탄생했다. 36계 레고도 현대 전술연구 보조교재로 활용이 기대된다.

백전기략과 병경백자

명나라 주원장의 책사 유기(1311∼1375)는 『백전기략(百戰奇略)』을 펴냈다. 계모(計謀)전·기정(奇正)전·허실(虛實)전 등 양과 음 2개씩 짝을 지어 100개의 전투 유형을 제시했다. 손자병법에서 절반 이상, 나머지는 무경칠서인 사마법과 이위공문대 등 각종 병서의 명언을 인용했다. 그래서 제갈량의 『장원』, 하수법이 쓴 『투필부담(投筆膚談)』과 함께 무경십서로 꼽기도 한다.

『병경백자(兵經百字)』는 명말청초에 게훤(1613∼1695)이 지은 병법서로 6계 성동격서에서 소개됐다. 그는 전쟁과 관련된 한자 100자를 상·중·하 3권으로 나눠 설명했다. 상권 지부(智部)에서 “전쟁하기에 앞서 미리(先) 해야 할 일은, 오직 적절한 정황(機)과 형세(勢)를 파악하는 것이다.…정보(知)를 운용하고 이간의 방법(間)을 행하며 기밀을 유지하는 것(秘)을 아우르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권 연부(衍部)에는 36계 중 6개 전술이 연계됐다. “적을 상대하는 방법(對)에는 움츠리기(蹙)·소리 이용하기(聲)·기다리기·위장하기(混)·되돌리기(回) 등의 방법이 있다.”

여기에서 축(蹙)은 ‘찌푸리다’라는 뜻인데 형세가 불리할 때 물러나서 피하는 주위상계 전술을 말한다. 천자문을 통해 한자를 익히듯 병경백자를 물 흐르듯 암송하다 보면 전술 연구의 깨달음이 다가온다.



주사위 블록 레고로 36계 학습

레고는 1934년 덴마크 목수 크리스티안센이 세운 장난감 회사 이름이다. ‘잘 논다(leg godt)’란 뜻의 덴마크어를 줄여 레고(Lego)라고 이름 지었다. 레고는 어린이와 청소년 지능 발달에 도움을 주는 놀이 도구다. 이제 36계를 레고를 통해 학습해보자. 36계 각 전술에서 핵심어 36자를 뽑아 표처럼 만들 수 있다. 여기에서 가로·세로와 대각선 등으로 각 단어를 연결하면 6자로 된 26개 전술이 만들어진다.

1계 만천과해에서 만(瞞)은 기만을 뜻하며 가로로는 瞞圍借勞火聲(만위차로화성)으로 연결할 수 있다. 적을 기만하여 포위하고·조공 공격으로 방어부대를 피로하게 만들며·전투력 약화 시 잠시 관망하다가·주의를 전환시킨 후 목표를 달성한다.

다음은 만(瞞)을 기준으로 세로나 대각선 방향으로 6개 전술을 조합하거나 그림처럼 레고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다.



36계와 무경십서 마무리

36계 전술 탐구 여정은 길고 험난했다. 각 전술의 유래와 출처를 정확하게 찾고 적용 사례들을 연결하는 어려운 과정이었다. 덤으로 무경십서 핵심 내용도 살펴봤다. 36계가 적용된 72개 전투 사례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36계는 기업경영전략과 인생 지혜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 필자는 각 전술의 이해를 도우려고 산과 역사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6계씩을 모아 전술종합훈련장으로 활용했다.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남산과 지리산·서부전선 등이 기억을 되살리는 도우미가 될 것이다. 키워드만 알아본 무경십서도 독자들의 전술 연구에 모티브를 제공한다.

전략전술은 머릿속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직면한 상황에서 어떤 전술이 유용하겠는가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막히면 돌아가고 힘이 부족하면 36계 지혜를 빌리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병서는 한 번 본 것으로 끝내지 말고 머리맡에 놓아 두자. 독자들 손안의 스마트폰은 좋은 정보를 빠르게 알려주지만 지혜를 깨닫기에는 부족하다. 국방일보 기획 연재 지면은 넓고 깊은 주제를 가능한 한 쉽게 알려준다. 다양한 지식의 보고이자 지략이 샘솟는 원천이다.

성공한 사람의 7가지 습관 중에서 하루 30분 이상 책을 읽고 자신과 끊임 없이 대화하기가 으뜸이다. 2018년 황금 개띠 무술년이 밝아온다.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 가득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

<오홍국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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