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36계, 병법을 말하다

中 통일 36계, 시공 넘어 현대 경영 전략으로 진화

입력 2017. 12.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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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6자·25자 병법과 이일대로


손정의는 25자 경영전략 병법을 만들었고(왼쪽), 크리펜도프는 성공한 기업을 분석해 36계 병법을 접목시켰다(오른쪽).  필자 제공
손정의는 25자 경영전략 병법을 만들었고(왼쪽), 크리펜도프는 성공한 기업을 분석해 36계 병법을 접목시켰다(오른쪽). 필자 제공



마오쩌둥 ‘16자 전법’으로 대장정 성공

손정의 ‘손의 제곱병법’으로 대기업 일궈

크리펜도프, 성공 기업 분석 36계 접목


36계는 중국에만 머물지 않고 동해와 태평양을 건넜다. 군사·경제 전략으로 진화하면서 전쟁 승리와 기업 성공을 가져왔다. 마오쩌둥은 36계의 핵심어 16자로 중국을 통일했다. 손정의는 ‘손의 제곱병법’ 25문자로 소프트뱅크를 세계적 기업으로 일궜다.

16자 전법과 이일대로


지난 10월 시진핑은 분발유위(奮發有爲: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를 천명했다. 덩샤오핑의 유훈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조용히 힘을 키움)에서 나아가 중국몽(中國夢: 중화민족 부흥)의 알림이었다. 그 시작은 1934년 10월 장정(長征)이었다. 홍군 8만6000명은 장제스군의 병력 70만과 항공기 200대의 공격을 피해 4개 봉쇄선을 뚫고 서쪽으로 달아났다. 그들은 연이은 패배로 지리멸렬했다. 1935년 1월 15일 마오쩌둥은 구이저우 쭌이에서 맹목적 도주가 아닌 전략적 후퇴인 ‘16자 전법’을 선택했다. “적진아퇴(敵進我退)·적주아교(敵駐我攪)·적피아타(敵避我打)·적퇴아추(敵退我追)였다. 적이 다가오면 물러나고 멈추면 교란하고 피하면 공격하고 물러나면 추격한다”는 뜻이다. 36계 이일대로가 핵심이다.

그들은 이 전술로 11개 성을 가로질러 9700㎞를 행군했다. 만년설로 뒤덮인 5개 설산과 수많은 산을 넘었다. 24개 큰 강과 위험하기 이를 데 없는 습지대를 통과했다. 1935년 10월 22일 북쪽 바오안의 좁다란 산골짜기 우치 진(吳起鎭)에 도착한 홍군은 5000명 남짓했다. 그러나 그들은 16자로 중국 대륙을 통일했고 6·25전쟁에서는 북진하는 국군과 유엔군을 궁지로 몰았다.


25자 제곱병법과 무중생유


36계는 동해를 건너 일본에서 25자로 진화했다.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는 20대 중반 병상에서 ‘손의 제곱병법’을 구상했다. 손자의 孫과 손정의의 孫을 곱했다는 의미다. 19살 때 세운 인생 50년 계획의 실천 지침이었다. 그는 『손자병법』 14문자와 오다 노부나가, 사카모토 료마 등 일본 영웅들의 삶에서 얻은 지혜 11문자를 합해 25문자로 된 자신의 병법을 만들었다.

25문자의 배열 순서는 뜻·비전·전략이다. 시작은 손자병법 시계(始計)편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다. 뜻을 세워 천시와 지리를 얻은 뒤 우수한 부하를 모으고 지속적 승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다음은 그가 만든 10문자다. 정정략칠투(頂情略七鬪)는 비전을 갖고 정보를 최대한 모으면서 전략을 궁리한 다음 70% 승산이 보이면 과감하게 싸우는 것을 말한다. 일류공수군(一流攻守群)은 1등에 집중하고 시대 흐름을 빠르게 읽고 행동한다. 그리고 단단한 공격력과 많은 리스크에 대비하는 수비력을 갖춘 뒤 단독보다 집단으로 싸운다는 의미다. 36계의 원교근공·공성계 등이 스며들어 있다.

지신인용엄(智信仁勇嚴)은 개인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마지막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는 손자병법 군쟁 4문자와 그가 창작한 해(海)로 마무리된다. 풍림화산은 16세기 일본 전국시대 무장 다케다 신겐의 깃발에 새겨졌던 문구로 변화무쌍하게 싸워 이기는 전술이다. 海는 패한 상대를 포용하며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무중생유였다.


Behind Smile과 소리장도

36계는 1995년 태평양을 건넜다. 경영전략가 카이한 크리펜도프는 전술 성격에 따라 9개씩 짝을 지어 4부로 헤쳐 모았다. 그는 10년 동안 상위 100개 기업을 면밀히 분석해 근본적 경쟁 패턴을 찾아냈다. 이 기본 패턴들이 36계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1부는 욕금고종부터 혼수모어로서 세상을 양극성으로 보았다. 서양인은 선을 추구하고 악을 배척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동양인은 선과 악은 없으며 동전의 양면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2부는 부저추신부터 가치부전까지 지치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말한다. 서양인은 물러섬을 약하다고 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강하게 보는 반면 동양인은 순리에 따르면 최소의 노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3부는 차시환혼부터 고육계로 서양인은 과거가 현재를 결정한다고 믿으며, 동양인은 영원한 패배나 승리는 없으므로 더 멀리 내다볼 것을 말한다. 4부는 지상매괴부터 연환계까지 간접접근 전술이다. 서양인은 간접 행동은 약함을 드러내므로 직접공격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동양인은 직접 충돌은 최대한 피하면서 간접 수단을 활용한다고 했다.

승리와 성공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전술과 전략·지혜를 발전시키고 실행에 옮기는 의지와 실천력이 필요하다. <오흥국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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