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워싱턴에서 본 한미동맹

철통같은 한미동맹 강화, 北 도발 야욕 ‘원천봉쇄’

입력 2017. 12. 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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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北 핵·미사일 위협과 대응


트럼프 대통령·매티스 국방장관 등

美 주요 인사 대거 방한 혈맹 재확인

中 포함 국제사회와 협력 北 고립화

北 체제 생존 위협 실감하도록 해야

 


최근 미군 장성 및 미 행정부 관료들을 만나서 대화하며 북 핵·미사일 위협과 한반도 상황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을 물어보면, 그들은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 주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가 소령 시절부터 시작해 한미 관계에 관한 일을 해온 지 30년이 됐다.


그동안에도 미국의 여러 인사들이 방한했으나, 요즘처럼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집중적으로 한국을 찾는 사례는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금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월에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 열흘 만에 방한했고, 3월에 틸러슨 국무장관이 왔다. 4월 펜스 부통령은 부친이 6·25 때 전투했던 연천 폭찹힐과 DMZ 방문 후 한미가 혈맹임을 강조했다. 4월 말 폼페오 CIA 국장이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을 방문했고, 8월에는 던포드 합참의장과 태평양사령관 해리스 대장, 미국의 핵무기를 책임지고 있는 전략사령관 하이튼 대장이 방한했다. 10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가 서울서 열려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이 다시 방한했다. 11월 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후 국회에서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과 상·하원의원 등 이렇게 많은 주요 인사들이 대거 방한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안보 상황의 위중함과 미국의 높은 관심도, 그리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들의 방한 시 주요 관심사는 한미동맹과 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 및 북한 비핵화였다.

북한은 9월 6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11월 화성-15형을 발사해 이제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장착한 ICBM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늘날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은 북 핵·미사일이다. 이는 동맹국인 미국에서도 가장 큰 안보 이슈이고,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달 방한 시 한미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 방위 공약을 확고히 했고 힘을 통한 평화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11월 12일 우리 해군 함정과 미 항공모함이 동해에서 실시한 한미연합해상훈련. 해군 제공

 


한미의 최대 관심사인 북 핵·미사일 문제는 유엔·국제사회의 최대 안보 현안이기도 하다. 지난 20여 년간 한미는 유엔·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와 경제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써왔으나 실패했다.

김정은의 목표는 핵 보유를 통한 정권 생존과 김일성 시대부터 끈질기게 획책해 온 대남적화통일이다. 그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장착한 ICBM 완성으로 미국과의 협상력을 제고해 체제 생존을 보장받고 평화협정을 체결해, 한미동맹을 해체한 후 주한미군 철수를 유도해 대남적화통일을 이루려 한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및 국제사회와 여러 번 합의를 맺었으나, 이행할 의사가 없는 형식적 합의에 불과했고 핵과 ICBM 개발을 위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는 문서로 생각했다. 북한은 처음부터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고 국제적 압력이 강할 때는 마치 포기할 수도 있는 것처럼 행동해왔을 뿐이며, 경제적 지원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북한 비핵화 실패 이유는 첫째, 북한 정권의 핵 개발 의지가 강했다.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특히 김정은은 핵·미사일 개발에 광적으로 집착해 지난 5년 동안 네 번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둘째,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의 비협조다. 중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분단된 한반도의 현상유지다. 중국은 그동안 한미의 요구나 유엔결의에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동참했으나, 북한 체제 불안정을 우려해 결정적 대북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셋째, 한미와 유엔 및 국제사회의 모든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만큼 강력하지 못했다. 북한 체제 생존에 위협을 가져올 만큼 강력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중국의 비협조가 큰 원인이다.

이러한 실패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북한 비핵화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체제 생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현재 미국은 대북정책으로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추진하고 있다. 최대의 압박은 북한 체제의 생존이 위협받고 실제 김정은이 그것을 실감할 때 비핵화의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전체 무역량과 원유 수입량의 90%씩을 차지하는 중국의 대북 무역 통제, 대북 송유 중단 등이 결정적이다. 북한 체제 생존의 결정적인 키를 갖고 있는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중국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힘은 세계 최강국 미국이 갖고 있다. 10월 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을 내걸고 2050년까지 세계 최강 군대와 세계 최선두 국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 목표 달성의 결정적 요소는 지속적 경제 발전이며 중국은 이에 대한 위험을 피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면적으로 확대 시행해 중국을 움직여야 한다. 미국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카드는 관세 인상, 환율 조작국 지정, 대만 문제와 최근 미국 조야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및 핵 개발 허용, 북한 정권 교체 시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은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며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타격전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기초로 한 확장 억제를 제공받고, 국군 자체의 3축 체계 조기 구축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 핵·미사일 실험을 하고 ICBM 완성 및 비핵화 실패 시, 우리 사회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미국과의 핵 공유 문제 등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김정은이 비핵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정권 교체를 통한 북한 비핵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으로 경제, 외교, 정보, 군사옵션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북한 체제의 생존이 위협이 될 만큼 강력한 제재를 가해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건국 이후 240여 년 역사 중 수십 년을 제외하고 항상 전쟁을 해온 나라다. 자국의 안보와 국익에 결정적인 위협을 받았을 때 전쟁을 피하지 않았다는 것은 9·11테러 후 이라크·아프간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북한이 미국 본토, 하와이, 괌 등 미국 영토를 공격하거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등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반드시 응징해 북한을 초토화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런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는 나라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지도부도 이를 천명했다.

한미연합방위체제는 대한민국 방위의 근간이다. 한미연합작전 능력을 더욱 강화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를 완비해야 한다. 북·중·러의 연합연습 중단 주장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억제하고 싸우면 이기는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한미연합연습·훈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미가 어떠한 옵션을 택하든 간에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미동맹 관계를 공고히 유지하고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며, 우리 정부와 국민이 충무공의 가르침인 필사즉생의 결연한 의지를 갖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이루고 나라를 굳게 지키는 길이다.

<전 주미국방무관 이서영 장군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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