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배미정의 실전 재테크

편리해 야금야금 빼 썼더니 利를 어째… 고리에 슬금슬금 사라진 돈

입력 2017. 11. 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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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마이너스통장 탈출 어떻게…


 



번거로운 절차 필요 없이 빌릴 수 있어 편리

일반 신용대출보다  0.5~1%P 더 높은 금리

이자 폭탄 가능성…추가 소득 땐 먼저 상환을


마이너스통장, 줄여서 ‘마통’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는 필수품처럼 여겨진다. 많은 직장인이 당장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비상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마통을 개설한다. 하지만 마통을 함부로 쓰고 제때 갚지 않았다가는 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통은 신용대출 한도를 설정해놓은 입출금통장으로, 1년 만기로 처음 대출한도를 설정해놓고 그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빌릴 수 있는 통장이다. 통장에 마이너스로 찍히기 때문에 마이너스통장이라고 불린다. 수시로 통장에서 돈을 빼 쓸 수 있고, 언제든지 수수료 없이 조기 상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직장인이 마치 제2의 급여통장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마통은 신용대출, 그것도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마통은 ‘빚 통장’이나 다름없다.

신용대출 상품 중에서 마통의 강점은 편의성이다. 처음에 대출 한도를 정해놓더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사용하더라도 언제든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바로 갚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도 내에서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추가로 돈을 빌릴 수 있어 편리하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통은 당장 급하게 대출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아예 갖고 있지 않는 게 좋다. 한번 개설하고 나면 많은 사람이 실제 필요한 금액 이상을 대출받아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급할 때 잠시 꺼내 쓰고 금세 다시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통장에서 돈을 꺼내 쓰는 것만 잘 하지, 채워 넣는 데는 소홀하다.

또 마통의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0.5~1%포인트 정도 더 비싼 편이다. 이자도 복리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장기로 쓴다면 신용대출보다 더 큰 이자 부담을 져야 한다. 마통은 매달 원금에 이자를 더한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 대비 빠른 속도로 이자가 불어나게 된다. 처음에 대출한도보다 적게 대출을 받았더라도,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출한도를 채우게 되면 연체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금이 필요해 마통을 만들어야 한다면 정확한 상환 기한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일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할 자금이라면 마통보다는 일반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처음 대출한도를 설정할 때도 최대한 빌릴 수 있는 한도를 설정하지 말고, 내가 갚을 수 있는 한도가 얼마인지를 따져보길 바란다.

마통을 만들었다면 용돈(생활비) 통장과 엄격하게 분리해서 쓸 필요가 있다. 그래야 마통의 빚을 마치 내 돈처럼 평소에 펑펑 쓰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용돈 통장을 별도로 두고 내가 정한 한도의 용돈 안에서만 지출하는 소비 습관을 길러야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

평소 여분의 수입이 생긴다면 마통부터 빨리 갚는 게 유리하다. 아직 마통 만기가 안됐다고 다른 저축을 하거나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용돈 통장에서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시켜 강제적으로라도 마통 빚을 갚아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말 보너스 같은 추가 소득이 생긴다면 바로 마통으로 이체해 마통 상환에 사용하면 더욱 빠르게 마이너스통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마통의 빚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다면 걱정만 하면서 전전긍긍하지 말고 신용대출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배미정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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