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암, 알면 이긴다

선제적 맞춤 예방 덕분에… 2014년부터 암 발생률 ↓

입력 2017. 09. 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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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끝> 우리나라의 국가 암 관리사업


‘국민의 천적’ 이젠 잡는다

1996년 ‘1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

선진국보다 40여 년 뒤늦었으나

이젠 초기 환자 완치율 95% 달해

국가 암 관리사업 ‘집념의 결실’

 

개개인 예방 실천의지 돋보여

금연 실천·식사 조절·체중 관리 등

국민 개개인의 노력 힘입어

사망률·발생률 감소 이루어내

우리의 선진문화 자랑할 만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40여 년 늦은 1996년 시작한 제1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에서 암 관리에 대한 중앙정부조직과 관련법을 마련했고, 1999년에 국가 암 검진을 처음 시작했다. 이 무렵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이 이미 겪었던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관찰되던, 치료 수준이 향상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생존율 증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 기간에는 생존 환자와 더불어 새로운 암 환자의 발생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당연히 병원을 찾는 암 환자의 누적 수가 증가한다. 따라서 의료 수요와 국가 단위의 의료비 부담은 그만큼 많아진다.

그동안 진단·치료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암 환자의 치료 후 생존율은 50%를 넘어섰고, 초기 암 환자의 완치율은 거의 95%에 달하고 있지만 암 환자의 발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결국 암 환자 100만 명 시대의 경제·사회적 부담을 안게 됐다.

암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10년간 이런 현상이 더욱 가중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었다.

2006년 시작한 제2기 암 정복 10개년 계획에서야 앞서 언급한 국민의 천적 암에 대한 ‘선제적 예방’, ‘맞춤 예방’이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됐다. 천연자원 빈국으로 인적자원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대한민국은 국민 개개인의 건강이 국가경제력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사망원인 1위인 암으로 인해 하루에 200명 이상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암 환자의 발생 자체를 막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나 계획이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되고 추진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암관리의 산실 국립암센터. 필자 제공

 

 

2014년 12월 23일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매년 증가하던 암 발생률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와 국민이 국가 암 예방 관리사업 관계자를 크게 격려해주고 축하해 주어야 할 일이다.

암은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 사망 원인 중 1위라는 부동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1999년에 시작된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의 덕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은 괄목할 만하게 향상됐다. 암 사망률도 위암이나 간암, 폐암 등 일부 암에서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2010년대 초반부터 전체 암 사망률이 남자는 2.03%, 여자는 1.52%씩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암 발생률은 같은 기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연간 남자 1.6%, 여자 5.7%)다.

국내는 물론 국제 암 관리 전문가 회의에서 여러 번 주장한 대로 한 국가의 암 현황은 국가 암 관리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생존율 증가 시기→사망률 감소 시기→발생률 감소 시기’의 순서로 이행되는데, 우리나라는 2기 말에 속하는 ‘사망률 감소 시기’로 2012년부터 제3기인 ‘발생률 감소 시기’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 전체에서 암 발생률이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조기검진과 같은 사업은 국가나 의료계가 진단방법이나 운영체계를 행정적으로 마련해 놓고 국민이 이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생존율 증가’라고 하는 성과가 도출되는 2차 암예방사업의 성격을 가지지만, 사망률이나 발생률 감소는 국민 각자의 노력과 의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연 실천이나 예방접종 수진,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 조절이나 체중 관리 등 암 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대부분 개개인의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선진문화 의식의 일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동안 ‘암, 알면 이긴다’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10월부터는 국군수도병원 전문의들이 군에서 발생하기 쉬운 외상과 질병에 관해 다루는 새로운 코너가 연재됩니다.


<유근영 국군수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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