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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로 뛰어든 마장동, 단골도 꽤 생겼죠”

박지숙

입력 2017. 07. 3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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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축산’ 홍석태 대표


군 복무 시절 바쁘게 사는 사람들 보며 자극 받아

대학 졸업 후 바로 마장동 찾아 허드렛일부터 시작

텃세에도 끄떡않고 ‘맛과 품질’ 내세워 창업 성공

 

 

 


 



점포 수 3000여 개, 관련 종사자 1만2000여 명, 연간 이용객 200만 명.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산물 전문 시장이 있다. 지난달 25일 그곳을 찾았다. 삼복더위에도 좁은 골목을 분주하게 오가는 차량과 오토바이 사이로 땀 흘리는 사람들과 비릿한 고기 냄새가 향내처럼 풍기는 시장 한가운데 당당히 자리 잡은 청년 창업가 홍석태(27) 씨는 정육점 ‘하늘 축산’의 대표다.

“이 시장에 제 또래는 한 명도 없어요. 최소 40대 이상 되신 분들입니다. 저는 제 또래뿐만 아니라 여기 상인분들에게도 외계인 같은 존재죠.”

홍 대표 이야기처럼 정육점은 창업을 꿈꾸는 일반적인 젊은이라면 생각지도 않을 업종. 그의 마장동 입성기는 무모하지만 순수했고 정직하고 성실했다.

“저는 광주 토박이로 대학(조선대)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졸업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먹다가 활력 넘치는 광경을 보고 그곳에서 일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고 다음 날 가보니 일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로 마장동 시장을 찾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탓에 고기 맛은 누구보다 잘 안다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 군 복무(육군 56사단 통신병) 시절 늘 뛰다시피 바쁘게 사는 서울사람들을 보면서 받은 자극, 그리고 남이 안 하는 것으로 성공해보자는 승부욕이 저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거 같아요.”

처음에는 정육점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일을 배웠다. 육가공 업체에도 취업해 정육점 일이 끝나면 잠깐 눈을 붙이고 공장으로 향했다. 눈썰미 좋고 민첩해서 배우는 속도도 빨랐다. 그렇게 1년여를 보내고 드디어 정육점을 오픈했다.

“텃세가 대단했죠. 괜한 시비 거는 분들도 계셨고…. 무조건 고개를 숙여서는 안 될 거 같아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맞섰습니다. 그런 일이 몇 번 있고 나니 건드리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오픈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하늘 축산’은 맛있는 고기를 파는 집으로 유명하다.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만 수백 명에 이른다. 여기에도 홍 대표의 사업 철학이 한몫했다.

“저희 집 고기가 좀 비쌉니다. 그만큼 맛과 품질(스펙)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죠. 가끔 고기가 비싸다면서 다른 가게랑 비교하는 손님이 계시면 거기로 가라고 말씀드립니다. 손님한테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체력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무아이타이 체육관을 찾고 명절 때면 하루 한 시간밖에 눈을 못 붙일 정도로 힘들 때도 있지만, 스트레스는 어떤 식으로든 그때그때 풀어버린다는 그. 홍 대표가 생각하는 사업가의 필수 덕목은 자신감이다.

“창업하면 있던 자신감도 없어집니다. 평소에 자신감이 결여돼 있거나 소극적인 성격은 성공하기 어려워요. 계획한다고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하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저처럼 생산적인 에너지를 타고난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의 에너자이저 ‘하늘 축산’ 홍석태 대표는 축산과 중매업, 육가공, 정육점에 이르기까지 축산업과 관련한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오늘도 갈비짝과 행복한 씨름을 하고 있다.

 

박지숙 기자 < jspark@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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