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2017 전직 성공수기

창업, 주변의 달콤한 말보다 준비된 자신 믿어야 성공

입력 2017. 02. 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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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수상 - 김재호 육군원사 전역 / 세탁소 운영


“도와주겠다” 친구 말에 기초만 아는 수준서 개업

막상 도움 요청하자 외면하고 금전 대가 요구

후회하며 기술 습득 매진

1년 넘으니 안정적 운영

고객과 신뢰도 돈독해져

점포 위치·상권 정보 등 창업 전 반드시 검토하길

 

 

10년 전 어느 날,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후배가 찾아왔다. 그는 뜬금없이 “형님, 앞으로는 세탁소도 자격증이 있어야 하니 우리 세탁 자격증 취득합시다”라고 말했다. 후배는 필기시험에서 60점 이상 얻으면 2차 실기시험을 보는데 2차도 60점 이상이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했다. 필기시험은 세탁이론 한 과목이고 실기시험 준비는 세탁협회 교육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인터넷으로 같이 원서를 내고 책을 샀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 책은 책상 위에 방치돼 있었다.

그러다 시험일 며칠 전부터 세탁이론 책의 매 단락 끝에 실려 있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했다.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62점이라는 아슬아슬한 점수로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세탁협회에서 기술교육을 받은 후 실기시험에 응시해 최종 합격했다.

자격증 취득 후 세탁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나와 가족의 옷을 들고 친구가 하는 세탁소에서 옷 다림질을 했다. 꼼꼼한 성격에도 맞는 것 같았다.



친구의 배신과 이별, 기술로 경쟁해 극복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15년 1월 전직지원교육 입교를 했다. 전직지원비로 패션학원에서 세탁 관련 교육을 2개월간 받으면서 세탁소 창업을 준비했다. 마침 다니는 교회 주변에 노부부가 하는 세탁소가 있었다. 저 정도의 위치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분들이 나이가 들어 세탁소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처 부동산에 가봤더니 권리금 3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있었다. 세탁소를 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너무 비싸다고 했다. 나 또한 직보반 기간이라 급할 게 없어 1000만 원 정도면 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원강좌를 수강하면서 친구의 세탁소에서 기술을 배웠다.

가게가 안 나가기를 바라면서 기다렸다. 바람대로 세탁소 매물은 나가지 않았고 새로운 건물 주인과 계약하면서 권리금 없이 가게를 얻게 됐다. 그리고 2015년 7월 세탁소를 열었다. 그러나 창업 준비 기간이 너무 짧고 세탁 기술은 완벽하지 못했다. 겨우 기초만 아는 수준이었지만 근처에서 세탁소를 하는 친구가 도와주겠다고 해 별걱정 없이 오픈했다. 그런데 막상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다르게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했다. 급할 때 도움을 청하면 전화도 받지 않았다.

친구에 대한 배신감에 결국 다른 곳에서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완벽한 기술 없이 창업한 것을 후회했다. 다행히 6∼8월은 세탁소가 비수기인 관계로 세탁물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세탁 기술을 더 열심히 익혔다. 1대1로 기술을 익히는 게 쉽지 않아 몸무게도 빠지고 여름철이라 땀은 비 오듯 쏟아졌다. 돌아보니 1년4개월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일에 욕심도 생기고 고객과의 신뢰도 쌓였다. 1년이 지난 후 결산했더니 현직에 있을 때보다 수입이 나았다.



전역간부의 전직은 제2의 인생 출발점

세탁소 창업을 하면서 느낀 점을 되돌아봤다. 네 가지가 생각난다.

첫째, 창업은 충분한 검토를 거쳐 주변에서 직접 정보를 획득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내 경우 처음에 바로 세탁소를 인수했다면 권리금 3000만 원이 더 들었을 것이다.

둘째, 창업은 자기 자신을 믿고 해야지 지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면 실패한다. 친구가 도와준다는 말을 듣고 창업에 나섰지만, 기술을 완벽히 갖추지 못하고 도전했다가 결국 친구만 잃었다.

셋째, 창업 시 절대로 자신의 이력을 아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하지 말아야 한다. 다니는 교회 인근에 세탁소를 차렸지만 내가 군인이었다는 것을 아는 교회 사람들이 세탁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종은 언제든지 주변에 경쟁업체가 생길 수 있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내 경우 주변에 세탁 체인점과 빨래방이 생겨 긴장했지만, 세탁을 깨끗하게 해주는 기술로 경쟁했기 때문에 오히려 수입이 늘었다.

나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후원자가 되는 게 꿈이다. 지금 전직 기간에 있는 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여러분은 은퇴 세대가 아니라 제1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향해 출발하는 희망찬 세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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