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2016 책읽는 병영

여러 권을 동시에 번갈아서 읽어보세요

입력 2016. 12. 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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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배달의 민족’ 창업가 김봉진 대표


김봉진 대표 추천 도서

3~4권 번갈아 읽으면 지루하지 않아

사진병으로 복무… 절제 배운 군 생활

창업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꾸준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로 시작하는 CF의 배달 음식 결제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만든 스타트업 대표라고 설명하면 다들 ‘아하!’를 외칠 것이다. 최근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가 김 대표와의 대담을 엮어 출간한 ‘배민다움’(북스톤)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 대표를 만나 독서와 자기계발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책 속의 군 생활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군1전투비행단에서 사진병으로 복무했습니다. 공업고등학교 전자과를 나와서 기술병으로 지원했는데 운 좋게 사진병이 됐죠. 원 없이 사진 찍고 암실에서 현상·인화도 하면서 사진에 대한 기본 지식을 체득했죠. 지금도 회사 사진팀과 얘기할 때 밀리지 않고 소셜미디어에 판촉제품 사진을 올릴 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때 책을 많이 읽으셨는지요.

“책 읽는 선임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았죠. 앨빈 토플러 같은 미래학자의 책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곤 했습니다.”

-독서 외에 다른 자기계발도 하셨나요?

“군 생활 자체가 자기계발 아닐까요? 사회에서 큰 제약 없이 생활하다 군에 가면 정시에 일어나 정시에 밥 먹고 운동도 해야 합니다.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이런 생활이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자기절제’를 배우는 중요한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독서를 즐기셨나요?

“공고 다닐 때 학교에 자주 안 갔어요. 내신 15등급 중 14등급이었죠. 책도 거의 안 읽었어요. 그러다 책을 읽기 시작한 건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뭔가 잘 된다던데 그 이유가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죠.”

-처음엔 책 읽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훈련했습니다. 어떤 책이라도 일주일에 한 권씩 처음부터 끝까지 읽겠다고 저 자신과 약속했죠. 주요 관심 분야인 디자인 책을 주로 읽었고 못 읽으면 일요일 밤에 얇은 책이라도 읽어서 약속을 지켰습니다.”

-독서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알아둘 사항이 있다면?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죄책감, 강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먼저 잡은 책을 못 읽으면 다음 책으로 넘어가질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감하게 포기하세요. 그건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 것과 같습니다. 순서에도 얽매이지 마세요. 또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누구나 30분 이상 같은 책을 읽으면 지루합니다. 바꿔가며 읽으면 지겹지 않고 책 내용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일주일에 3~4권의 책을 갖고 다니면서 번갈아 읽고 책이 제시하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부담스러운 고전은 청소년용 서적이나 만화책을 먼저 읽어 내용을 파악한 후 도전하는 것도 요령이죠.”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신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요.

“흔히 ‘창업’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만든 대박은 언론이 꾸민 환상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꾸준함이 더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로 일하다 차린 수제 가구점 사업이 실패한 후 ‘내가 가장 잘못한 점이 뭘까’를 생각해보니 꾸준함이 없었습니다. 그걸 훈련하고 싶어 네이버가 오픈캐스트를 런칭할 때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이트나 동영상 신기술을 하루에 8개씩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755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자정 전에 올린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술 마시다 올리고, 야근 후 퇴근하다 전철 승강장에서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달의 민족’ 아이디어와 꾸준함을 동시에 얻었지요. 제가 젊은이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꾸준함의 훈련방법은 달력 날짜를 100일 동안 매일 자정 전에 하나씩 지우는 겁니다. 간단할 것 같죠?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100일 동안 끊임없이 일이 생기거든요. 군에서 꼭 이런 꾸준함을 훈련해보세요.”

-마지막으로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년여의 세월이 버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을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100살까지 산다면 2년은 극히 짧은 시간입니다. 앞으로 남은 80년을 살기 위해 군 복무 기간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삼아보길 바랍니다.”

 

김봉진 대표는?
▲1976년생
▲서울예전(실내디자인 전공), 국민대 대자인대학원 졸업
▲전 네오위즈·NHN(현 네이버) 디자이너, 현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위원장

▲청년기업인상 대통령상 수상
▲저서 ‘청년창업 8권의 책으로 시작하다’



 

김봉진 대표 추천 도서

▲왜 일하는가(이나모리 가즈오 지음/서돌 펴냄)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회장이 ‘일은 자신을 수련할 수 있는 도구’라는 철학을 제시한 책.


 



▲논어의 말(나가오 다케시 지음/삼호미디어 펴냄)
고전 중의 고전이라지만 왠지 부담스러운 ‘논어’를 읽기 쉽게 풀어썼다.





▲부자의 그릇(이즈미 마사토 지음 /다산 3.0 펴냄)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알려주는 책.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로렌차 젠틸레 지음/열린책들 펴냄)
나보다 큰 무엇과의 경쟁에서 절대 지지 않는 비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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