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챔프, 클라우제비츠에게 길을 묻다

긴밀한 상호협력이 연합작전을 성공시킨다

입력 2014. 12. 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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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스포츠·아이스 클라이밍과 연합사령부


암벽을 잘 오르기 위해 클라이머·베이스캠프의 호흡처럼 작전계획 통일성·병력 통합이 필요

 


 요즈음 야외 암벽 오르기뿐만 아니라 실내나 고층 건물에서도 등반이 가능하다. 암벽을 잘 오르기 위해서는 클라이머와 이를 통제하는 베이스캠프 협조가 절대적이다. 여러 나라 군대 연합작전에서도 긴밀한 상호협력이 요구된다.

 

 ● 다국적 연합사령부 운용은

 제8편 9장은 병력 집중과 분산 및 기동에 이어 최고 지휘부 운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고 지휘부는 오늘날 다국적군 연합사령부를 뜻한다. 클라우제비츠는 ‘최고 지휘부를 설치하는 문제는 이편 끝에 하나의 장을 두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전쟁론이 미완성임을 다시 한번 추정할 수 있다. 그는 프랑스에 대항하기 위한 주변 국가들의 연합군 병력 편성과 운용에 대한 예를 들었다. 프랑스 제국 중점을 파리와 프랑스 군사력으로 봤다. 프랑스 제국에 대항하기 위한 연합군 병력 규모를 75만 명으로 추정하고 실제 투입에 필요한 병력은 30만 명으로 판단했다.

 그는 동맹군 연합작전 계획 수립에 있어 작전계획 통일성과 병력 통합을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론 강에서 프랑스를 정복하려는 것은 총검 끝부분을 잡고 소총을 들어 올리려는 것과 같다. 최고 지휘관은 주력 전투를 할 곳을 찾아야 하며, 결정적인 승리를 보장하는 병력 비율과 상황에서 그 전투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9장은 1870년과 1945년 사이에 여러 나라 총참모부들이 했던 전쟁계획 수립의 지적 선구자, 1914년 강대국들이 전쟁으로 진입할 때 그들 희망과 열망을 담았던 일종의 합리적 명분을 제공했다. 지형과 연합작전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의 안목은 암벽을 오르는 과정에서도 요구된다.

 

 ● 스포츠·아이스 클라이밍과 스키등반은

 평범한 산을 오르는 단순함을 벗어나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는 등반(climbing)이 있다. 우선 스포츠 클라이밍은 추운 날씨에도 실내·외에서 인공 암벽을 오르는 것이다. 리드는 오르기 어렵게 만든 인공 암벽을 누가 가장 빠르게 높이 오르는가 하는 종목이다.

 인공이 아닌 자연 상태의 얼음 덮인 암벽을 오르는 것이 있다. 얼음 위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아이스 클라이밍, 빙벽 등반(ice wall climbing)이다. 아이스 툴과 크램폰·로프 등 단순한 도구만으로 어떤 빙설벽도 오를 수 있다.

 일부 등반가들은 스키를 신고 산을 오르기도 한다. 스키등반이다. 유럽에선 스키가 없는 겨울 등반은 생각하기 어렵다. 산악스키라고 부르는 투어링(touring)스키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하지만 그 스키 기술 본질은 알파인스키에서 기술이 우선이다. 이러한 여러 형태의 바위·눈·얼음 또는 흙과 나무 등이 혼합된 곳을 오르는 혼합등반도 있다. 등산가와 이를 지원하는 팀의 연합된 노력이 요구된다. 오늘날 지구촌 전쟁에 대비한 연합사령부 운용에도 필요한 요소다.

 ● 한미연합사령부 운영 성과는

 클라우제비츠가 쓰지 못한 제8편 10장은 연합사령부 운용으로 추정해 본다. 오늘날 한반도 안보는 한미동맹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닉슨 독트린에 의한 주한미군 감축은 당시 한반도 안보정세와 베트남전쟁에 5만여 명을 파병했던 한국군에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6·25전쟁 때 미군에 의존했던 한국군은 베트남전쟁에서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을 행사해 신뢰를 쌓았다.

 그 결과 한미 제1군단사령부가 1971년 7월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창설됐다. 예하부대로 한국군 3개 사단과 미군 1개 사단 등이 편성돼 서부 축선에서의 미군 전력 공백을 보완했다. 한미 제1군단사령부는 1980년 3월 14일, 한미연합야전군사령부로 개칭된 후 수도권 방어임무를 수행하다가 1992년 7월 1일 해체됐다. 한미 장병들은 공동목표 구현을 위한 작전 협조, 연합작전 수행교리·훈련·장비 체계를 숙달했다. 그리고 안보에 대한 동반자 정신을 강화함으로써 깊은 신뢰를 형성했다.

 이것은 여러 클라이밍에서 경험이 있는 안내자 셰르파(sherpa)의 역할과도 같다. 그들이 전장에서 전투를 통해 군사교리 발전, 전투장비 성능과 물자기능 개선을 도모하는 지혜는 우리가 직접 갖지 못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북한 군사력 위협과 동북아 안보정세는 여전히 불안하다. 조건에 의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위해 한미연합 전력 유지는 아직도 긴요하다.
오홍국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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