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전차이야기

최신 개량형은 현재까지도 유럽국가서 ‘인기 짱’

입력 2014. 03. 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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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끝>독일 레오파드 2 전차


 

레오파드 2 시리즈의 최신 개량형인 레오파드 2A7 전차. 
필자제공

1960~70년대. 독일(당시의 서독)은 미국과 함께 MBT-70이라는 신형 전차를 개발하려 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전차 개발 사상이 크게 다른 데다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지자 결국 공동 개발을 포기했고 MBT-70 프로젝트 자체도 무산됐다. 이 때문에 독일은 새로운 전차를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이미 71년 차기 주력전차를 기존에 있던 레오파드 1의 개량형이라는 뜻에서 레오파드 2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1500마력 고출력 디젤 엔진 장착

 

사실 레오파드 2는 이름은 일찍 결정됐지만 완성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73년 4차 중동전쟁에서 전차의 방어력이 상당히 높아져야 한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또 주포 역시 당시 독일 라인메탈사에서 막 개발하던 120㎜ 활강포를 장착하기로 했다. 게다가 사격 통제장치도 70년대 컴퓨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개량이 필요해졌다. 이 때문에 몇 차례 다른 시제품이 만들어졌는데 이 중 두 번째 시제품은 76년 미국으로 보내져 당시 미국이 개발 중이던 M1 전차 시제품과 비교평가를 받기도 했다.

만약 둘 중 레오파드 2 시제품이 낫다고 판단하면 레오파드 2를 미국·독일이 함께 생산해 사용하자는 것이었지만, 결국 미국은 M1이 낫다고 판단해 선택했다. 다만, 주포인 120㎜ 활강포는 장기적으로 M1에도 사용하기로 했으며 80년대 끝 무렵에 개량형인 M1A1이 120㎜ 활강포를 장착함으로써 뒤늦게나마 이 결정이 실현됐다.

 77년, 독일 국방부는 1800대에 달하는 레오파드 2 전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79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레오파드 2는 외관상 수직 장갑을 갖춘 포탑이 특징이었다. 이것은 새로 채택한 복합장갑이 경사 각도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포탑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채택된 디자인으로, 이후 한동안 레오파드 2의 특징이 된다.

또 강력한 120㎜ 주포를 뒷받침하기 위해 컴퓨터로 제어되는 신형 사격 통제장치가 채택됐다. 엔진은 1500마력에 달하는 고출력 디젤 엔진을 장착, 최대 속도 70㎞/h라는 높은 기동력을 갖췄다.

야간 투시장치도 초기형 300대까지는 가시광선을 증폭하는 구형 장비가 사용됐으나 그 이후부터는 최신형 열상장치가 적용됐으며 그 이전의 차량도 나중에 열상장치를 갖추게 됐다.

 이렇게 완성된 레오파드 2는 일찍부터 NATO 국가 및 유럽 국가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미 80년대 초반 네덜란드가 주력전차로 채택했으며 곧 그 뒤를 스위스가 뒤따랐다. 성능이나 가격, 정치적·지리적 접근성 등 여러 면에서 독일제 전차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오파드 2가 수출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90년대였다.

 90년대가 되자 독일은 레오파드 2의 가장 일반적 모델인 2A4형을 장갑과 화기 관제장치를 보강한 레오파드 2A5형으로 개량했고 곧 주포까지 더 강력한 것으로 바꾼 레오파드 2A6형까지 개량했다.

그러나 이렇게 개량이 진행되는 중 냉전이 끝나고, 독일도 통일됐다. 이렇게 되자 2100대가 넘는 레오파드 2를 보유한 독일은 최신형인 2A6형 및 A5형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는 퇴역시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것이 레오파드 2 수출에 오히려 중요한 계기가 됐다.

NATO국가들 대부분 구매 사용

 

 독일은 먼저 레오파드 2A5나 A6의 신품을 수출하기 위해 퇴역하는 구형 레오파드 2A4형을 끼워 파는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독일은 보유하던 레오파드 2 전차를 빠른 속도로 해외에 방출하기 시작했다. 먼저 NATO 국가들 대부분이 독일에서 퇴역하는 레오파드 2 전차를 구매했다.

냉전이 끝나면서 서방제 무기체계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폴란드·핀란드에도 정책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레오파드 2 전차들이 방출돼 주력전차로 채용됐다. 이 밖에도 칠레·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매우 먼 곳까지 레오파드 2가 수출됐으며 450대 가까이 운용하던 네덜란드도 보유 전차 전부를 다른 나라들로 매각했다.

 물론 중고 차량만 수출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도 신품 레오파드 2의 수출은 그리스 등지에 꾸준히 이뤄졌으며, 중고 차량의 경우도 상당한 개수 작업을 통해 성능이 크게 변했다. 또 최근에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신 개량형인 레오파드 2A7형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는 등 레오파드 2의 수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년 넘게 이어진 ‘전차이야기’ 연재가 끝났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생각한 만큼 잘 쓰지 못해 아쉽지만 나름대로 ‘전장의 왕자’로 불리는 전차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도록 열심히 썼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이야기로 독자 여러분과 만났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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