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훈련병일기

‘우리는 하나’ 라는 틀 속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다

입력 2013. 12. 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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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범 훈련병 육군9사단 신병교육대대



 

 육군306보충대에 입소하고 이곳 육군9사단 신병교육대대에 들어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수료식이 다가왔다. 뒤돌아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른 것 같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처음에는 사회와의 단절된 생활 속에서 일상의 많은 당연한 것들이 결핍된 군 생활에 중압감으로 숨이 막혔다. 그러나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은 어느덧 대한민국 군인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부모님 앞에 서게 됐다.

 신병교육대대에서의 첫날 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 힘든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 새벽에 불침번을 서는 것, 전혀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과의 생활…. 그러나 나와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힘을 합쳐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훈련을 받을 때마다 얻는 것도 정말 많았다, 인내심, 배려심,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나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잘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던 군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새삼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차렷자세도 모르고 거수경례도 모르고 바른 걸음도 몰랐던 내가 사격도 하고, 수류탄도 던지고, 적 진지를 탈환하는 각개전투는 물론이거니와 주야간 행군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군 생활에 대한 적응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내가 군인이 되기까지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조교들과 교관님들 덕분에 이른 시일 내에 민간인의 모습을 벗고 군인이 될 수 있었다. 밖에 있을 때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정말 신기하고 뿌듯하다. 걱정만 앞섰던 과거의 나는 이제 없다. 힘들고 고된 훈련을 단 한 번의 열외도 없이 전부 수료했다. 이젠 걱정보단 자신감이 앞선다. 어떤 고난도 시련도 다 견뎌낼 자신이 생겼고, 어떤 훈련도 에이스 군인답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깨닫고 헛되지 않은, 오히려 변하게 된 나를 마주할 수 있게 해 준 시간에 감사한다. 이곳 신교대를 떠나서도 멋진 군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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