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스포츠,兵法을 말하다

상대 알고 신기술 무장 최후의 승자가 되리라

입력 2013. 10. 09   14:50
0 댓글

<36>체조·리듬체조와 신기술 개발


‘뜀틀(跳馬)의 神’으로 거침없는 도전자 양학선, 그리고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비상(飛上)은 계속되고 있다. 양학선은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2연패, 손연재는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가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러한 성과는 정보 획득과 신기술 개발에 있었다.

성공한 조직과 개인은 정확한 정보 획득하고 대비 체조선수 양학선·손연재처럼 신기술 개발도 중요


● 정보 획득과 활용

 손자병법 제13편 용간(用間)은 정보 획득과 활용의 중요성으로 매듭하고 있다. 유명군현장(惟明君賢將)이 능이상지(能以上智)로, 위간자(爲間者)는 필성대공(必成大功)이니 차(此)는 병지요(兵之要) 삼군지소시이동야(三軍之所恃而動也)니라. 이것은 ‘오직 명석한 군주와 능력 있는 리더만이 뛰어난 지략으로 간첩을 운용해 대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병법의 핵심이니 전 군대는 간첩의 정보를 토대로 움직이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성공하는 조직과 개인은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고, 판단하고, 운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 단순히 이긴다는 신념이 아니라 미리 상대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전쟁과 경기에 대비하는 것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보의 수집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원동력이 된다. 체조에서 신기술 개발로 정상을 향해 뛰고 연기하는 양학선과 손연재가 있다.

 
● 뜀틀의 신 양학선과 체조 요정 손연재

 체조(gymnatics)는 운동을 뜻하는 그리스에서 유래했다. 고대 크레타 섬에서 벌어진 황소 뛰어넘기는 오늘날 도마 종목을 연상시킨다. 안마는 로마 기마부대 군사들이 말에 오르고 내리는 기술과 유사하다. 이러한 기술이 결합돼 중세시대 곡예로 발전했고, 서커스로 진화했다.

남녀 공히 도마와 마루운동, 여자는 이단평행봉과 평균대, 남자는 안마·링·철봉·평행봉이 더 있다. 양학선은 지난 2월 신기술 ‘양1’을 공개했다. 뜀틀을 옆으로 돌면서 짚고 몸을 펴고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이다. 그리고 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양2’를 연마해 놨다. 그의 꿈은 뜀틀의 神이 아닌 체조神이다.

 리듬체조는 발레의 딱딱함을 음악과 조합해 율동을 가미했다. 곤봉·볼·리본·후프 4종목을 모두 완벽하게 연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볼은 한 번 튀어 나가면 연기에 많은 지장을 준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홀로 새 길을 개척하며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 시상대 맨 위 자리에 올라섰다. 머리에 곤봉을 얹고 댄스 스텝을 밟을 때 흔들리거나, 손으로 튀긴 볼이 몸에 맞는다. 리본이 제대로 펴지지 않거나, 점프해 후프를 통과한 뒤 후프를 놓치는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력과 침착한 대처가 중요하다. 볼을 매트에 바운스 시킨 뒤 등과 양팔로 잡고 뒤로 허리재기하는 동작은 단연코 독창적이다.

 손연재의 아름다움에 가려져 있는 것이 단체팀이다. 5명은 다섯 손가락이다. 5명 모두 곤봉을 들고 하는 단일 수구(手具) 경기와 리본 3개·볼 2개를 들고 하는 복합 경기를 치른다. 수구를 주고받는 등 모든 안무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한편 트램펄린(trampolin)은 스프링이 달린 매트 위에서 뛰어오르거나 공중회전하는 경기다. 이러한 체조는 끊임없는 기술개발 노력이 요구된다.


● 적 첩보 획득, 신기술 개발

 미국과 소련이 냉전체제에서 첨예하게 첨단무기 경쟁을 벌이던 60년대 중반이다. 소련이 미국 전투기의 선진기술을 알아내기 위해 허위 풍문을 흘렸다. “3억 달러 예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제트기 제조공장을 세울 예정이니 미국이 도와주기 바란다. 만약 미국이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과 협상해서 이 사업을 벌여 나갈 것이다.” 당시 3억 달러는 천문학적 숫자였다. 소련은 큼지막한 미끼를 던졌고, 미국 보잉 사와 록히드 사는 앞다퉈 경쟁했다. 보잉 사는 소련 국방성 핵심 담당자를 초청해 만찬을 베풀고, 록히드 사는 그들을 불러 생산기지를 참관시켰다.

 그런데 보잉 사는 미국 항공산업의 핵심으로, 이곳의 공개는 미국 공군의 심장을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때 소련 항공 전문가들은 특수 구두를 신고 작업장에 들어가 비행기 부속에서 깎여 나온 금속가루를 빨아들이는 등 온갖 첩보활동을 통해 비행기 기체를 만드는 특수 합금재료까지 분석해 냈다. 소련은 그동안 수집한 기밀자료를 바탕으로 저 유명한 ‘일루신 제트기’를 만들었다. 1971년 IL-76이 첫 비행을 하고, 1974년 군용기 IL-76M이 소련 공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3년 뒤 민항기 IL-76T가 세계의 하늘을 누비면서 소련 공군은 미국과 대등한 위치를 점하는 계기가 됐다. 허(虛)를 찔렸다.

<오홍국 군사편찬연구소 연구관·정치학박사>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