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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만들고 나눠먹는 재미… ‘맛있는 전우애’

입력 2013. 06. 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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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밥보다 맛 좋은 밀푸드 급식 VS 간식 평범한 건 싫어


 “나의 집은 배~란다.” 해군 장병들이 즐겨 부르는 군가 ‘해양가’에서와 같이 수병들이 동고동락(同苦同)하는 곳은 망망대해의 함정 안이다. 이런 장병들의 사기를 돋우고 더 나아가 강한 전투력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은 ‘먹거리’임에 틀림없다. 해군 2함대 제주함 조리병들이 군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식재료만으로 맛이 좋고 영양가도 두 배로 높은 그들만의 음식 레시피를 공개했다. 다른 부대와 같은 재료로 차원이 다른 맛을 선사하는 이들의 레시피에 돋보기를 들이댔다.

 

 

 

 

■ 신세대 장병 입맛 사로잡는 비법

 

▶작전명 : 100인분의 ‘얼큰칼칼 부대찌개’를 준비하라
▶작전 병참 물자 : 소시지 1000g, 햄 2000g, 신 김치 3포기, 돼지고기 2000g, 사골육수 10ℓ, 고춧가루 600g, 라면 사리 30개, 떡 사리 1000g, 기타 갖은 양념
▶작전방법

 1. 고추장·마늘·설탕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햄은 네모로 썰고 소시지는 십자 칼집을 낸다. 신 김치는 속을 털어내고 송송 썬다.
 2. 조리솥은 3분간 가열한다.
 3. 돼지고기와 신 김치, 참기름을 넣고 강한 불에서 10분간 볶는다.
 4. 고기가 익어가면 푹 끓인 사골육수를 붓고 양념장과 대파, 청양고추를 넣은 다음 강한 불로 다시 10분간 끓인다.
 5. 햄과 소시지, 떡국 사리를 넣고 5분간 더 끓인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한 뒤 마지막으로 라면 사리를 넣고 3분간 끓여낸다.

 ▶작전 팁
 많은 양을 한번에 조리해야 하므로 재료를 볶거나 끓일 때 계속 조리솥을 저어준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식사하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해 라면 사리는 식사 5분 전에 별도로 넣어 끓인다.

 

 같은 재료, 다른 맛 위해 부대는 ‘요리 열전’ 중

 

 지난 12일, 정박해 있는 제주함 밖에선 보슬보슬 비가 내렸다. 이런 날엔 누구나 부대찌개처럼 얼큰칼칼한 음식이 당기기 마련. 승조원들의 그런 마음을 읽은 듯 제주함 우호연(상사) 조리장이 조리병들과 함께 ‘100인분의 얼큰칼칼 부대찌개’ 준비 작전을 구상했다. 우 상사는 2시간여 작전을 무사히 마친 뒤, 찌개를 한 입 뜨는 승조원들의 표정을 미소 띤 얼굴로 살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자 함 전체는 여기저기서 부대찌개를 얼큰하게 들이켜는 승조원들의 “캬~” 소리로 가득찼다. 우 상사는 “얼큰칼칼 부대찌개는 함 자체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요리”라면서 “부대찌개는 특히 항해 중 파도 때문에 속이 메스꺼운 장병들을 매콤하고 시원한 입맛으로 사로잡기에 제격”이라고 전했다.
 조리병 이찬희 상병은 “오랜 함상생활로 지쳐 있거나 식욕이 없어질 무렵 제주함만의 특별한 요리는 장병 모두에게 새로운 힘과 의욕을 준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보급되는 식재료를 활용해 좀더 맛있는 급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제주함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공군1전투비행단의 ‘헛개밥 떡갈비’는 지난해 공군교육사령부 군수학교에서 열린 ‘공군 급식 질 향상 경연대회’와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군인부문 등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요리다.

 기존 떡갈비가 불에 직접 구워 만들어졌다면 부대 ‘헛개밥 떡갈비’는 간접적 초고온에서 익혀 원래의 향과 모양새를 재현해 차별화를 뒀다. 특히 다기능조리기나 오븐을 사용해 군에서 대량급식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군 급식에서 상식이 가능하고,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점이 수상에 한몫했다. 부대는 이를 바탕으로 장병들에게 새로운 메뉴와 조리방법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공군1전비 급양관 관계자는 “ ‘군대 밥은 먹을 게 못 된다’는 기본 인식이 강했지만 요리 경연대회 수상 등 끊임없는 노력으로, 식사의 질이 크게 개선되고 장병들의 입맛도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왕성한 식욕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척도. 이를 위해 군마다 자체 요리경연대회를 열어 밀푸드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며, 병사 건강과 군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도 부대마다 취사장은 장병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요리 열전’ 중이다.

글=조아미/사진=김태형 기자 

 

 

 

■ 밀푸드가 뭐길래- ‘진짜 사나이’등 군 소재  예능 프로 인기 끌면서 덩달아 폭풍 관심


 

 

▶‘간참로니’를 아시나요?

 “삑! 삑! 삐~이익!”

 지난 12일 오후. 육군6사단 초산연대 우문용(22) 일병이 전자레인지 문을 열자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휘감았다. 4분 전,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적정 분량의 물과 함께 넣은 라면 사리 2개가 갓 만 ‘빠마머리’처럼 탱글탱글하게 익었다.

 물을 숟가락 3개 분량만 남기고 완전히 따라낸 뒤, 그 위에 빼놨던 간짬뽕 수프와 짜장라면 수프를 각각 하나씩 넣었다.

나트륨(Na) 섭취를 줄이기 위해 수프 양을 조절하는 센스는 기본!

 마지막으로 마일드 참치 한 캔을 국물까지 몽땅 넣은 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 드디어 완성이다! 국군 장병들의 애호 간식 ‘간참로니’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어야 제맛’인 법이라고 ‘간참로니’를 담은 반합을 가운데 두고 건장한 세 병사가 모였다.

 박승민(22) 일병과 이영우(21) 일병, 직접 만든 우 일병까지 차례로 입안 가득 간참로니 한 젓가락씩을 밀어 넣었다. 모두들 입 주변에 소스가 묻은지도 모르고 어린애처럼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천짜장 맛입니다. 한 젓가락 드셔 보시지 말입니다.”



▶맛과 종류 다양… 밀푸드는 진화 중

 장병들이 즐겨 먹는 군대 별미, 일명 밀푸드(Military Food)가 간식시장에 핫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진짜 사나이’ ‘푸른 거탑’ 등 군대를 소재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것.

 뽀글이, 튀긴 건빵, 우유에 건빵을 넣어 말아 먹는 건플레이크, 군대리아 등 낯설지만 왠지 한번 만들어 먹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인터넷에는 밀푸드 레시피를 소개하는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 UCC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쯤 되면 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구들, 특히 대학 여자친구들이 많이 물어봅니다. 진짜 군대리아 빵을 우유에 말아 먹으면 맛있느냐고요. TV에서 보고 신기했다고, 한 번 만들어 먹고 싶답니다.”

 우 일병은 평소 전우들과 즐겨 먹는 별미를 접한 사회 친구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박·이 일병도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배고픈 시절 군대 간식은 맛보다 양이먼저였다. 요즘은 어떨까?

 GOP 소초장 이희승(25·학군 50기) 중위는 “당연히 양보다 맛이 중요하고, 종류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육군 표준 식단표에 따라 소초 장병들은 일일 3100㎉(성인 남성 1일 권장량 2500㎉)의 열량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떡볶이·핫바·치즈케이크·라면·초코바 등 신세대들이 즐겨 찾는 간식을 매일 한 가지씩 보급하는데, 밀푸드는 이처럼 한정된 음식 재료를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우들과 함께 만들어 먹는 재미도 알게 해 주는 특별한 음식입니다.”

 이 중위에 따르면 밀푸드의 무한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콩불’ ‘쌀르보나라’ ‘군대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이스크림’ ‘감자칩이 들어간 치즈떡볶이’ 등, 이 소초 장병들이 적어준 밀푸드 레시피만 해도 30여 가지다. 재료는 모두 충성마트와 보급되는 간식들이다. 취사 인원 외에는 불을 다룰 수가 없어서 조리할 때는 전자레인지와 전용 용기가 꼭 필요하다.

 장병들의 창의력과 전우애가 더해져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풍미를 자랑하는 밀푸드를 병사들은 어떻게 정의할까. “리베로(libero) 아니겠습니까. 군 생활의 즐거움은 더하고 전투력은 높여주니까 말입니다.”




글=송현숙/사진=조용학 기자 

 

 

해군 2함대 제주함 추천 레시피

 ▶콩불(콩나물 불고기)
 재료:대패삼겹살, 콩나물,떡볶이 떡, 파, 양파
 조리시간:1시간
 난이도:중
 병사 맛 평점:★★★★☆
 조리법:매콤한 불고기에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넣어 부드럽고 매콤달콤한 콩나물 불고기를 만든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에 조리방법도 간단하다.

▶샐빠닭(샐러드에 빠진 닭)
 재료:치킨가스, 방울 토마토, 적양배추, 당근, 양파,머스터드 소스
 조리시간:2시간
 난이도:하
 병사 맛 평점:★★★★★
 조리법 : 양배추와 양상추를 메인으로 하고 양파와 당근을 더해 색감을 좋게 한다. 채소보다 고기를 선호하는 대원들을 위해 밋밋할 수 있는 샐러드에 치킨가스를 첨가한다.

 

 

육군6사단 초산연대 추천 레시피

 

▶간참로니
 재료:라면 2개 (간짬뽕 맛·짜장 맛), 마일드 참치 1개, 물 800㎖
 조리시간:6분
 난이도:중
 병사 맛 평점:★★★★★
 조리법:플레이크와 면, 적정 분량의 물을 담은 전용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4분 동안 끓인다. 면발이 익으면 물을 조금만 남기고 기호에 맞게 수프와 참치를 넣어 비빈 후 먹는다.

▶감자치즈떡볶이
 재료:보급용 컵 떡볶이 1개, 감자칩 1/3봉지, 치즈 1장,물 500㎖
 조리시간:5분
 난이도:하
 병사 맛 평점 : ★★★★☆
 조리법:보급용 컵 떡볶이에 적당량의 물을 넣어 전자레인지에서 4분 동안 익힌다. 떡이 익으면 치즈 1장과 잘게 부순 감자칩 한 주먹을 토핑으로 얹는다. 따로 끓인 불닭면 면발과 수프를 넣어 매운맛으로 즐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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