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북한군바로알기

<끝>대남공작 전위대,해외 북한 식당의 실체

입력 2012. 07. 31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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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금은 北 정권 비자금·공작금 등에 사용


캄보디아 북한 식당의 한 여종업원. 해외 북한 식당은 대남 공작의 전위대다. 필자제공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중국과 동남아·유럽의 북한 식당 이용 주의보가 내려졌다.

북한 음식과 미녀 종업원들의 공연을 내세운 북한 식당이 대남 공작기관의 거점이나 정보수집 장소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 운영 수입자금은 북한 정권의 비자금과 공작금·군사력 증강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권은 대남 공작과 무기 구입, 일가의 호화사치 생활, 군 장성 등 엘리트들에 대한 선물용으로 막대한 비자금을 필요로 한다.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1년 동안 약 10억 달러를 통치자금으로 사용한다. 자금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불법 활동으로 조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북한 식당이다. 무기수출과 마약밀매 등이 국제사회 감시감독 강화로 어려워지면서 북한이 관심을 돌린 게 해외 식당이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이 해외 식당을 외화벌이와 공작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네팔에서 탈출해 인도 뉴델리로 망명한 것으로 보도된 북한 인사 양모 씨 망명사건으로 실체가 드러났다.

북한은 현재 네팔에 2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고, 양씨는 평양 옥류관의 네팔 분점에서 책임자로 일했다.

북한은 엄선한 인력을 해외 식당으로 파견해 관리하고 있다. 평양 옥류관 등 주요 식당의 해외 분점들은 주로 외화벌이와 대외 첩보수집, 공작원 안가 등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외 식당이 외화벌이뿐만 아니라 공작 거점으로도 활용됐다는 것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북한 식당이 한국 손님들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고 북한 대사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본국에 보고해 온 것에서도 드러났다.

네팔 세무당국이 압수한 옥류관 업무용 컴퓨터에는 국내 유명 산악인을 비롯해 한국 손님들이 방문한 날짜, 이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또 옥류관 측이 1주일에 한 번 정도 북한 대사관에 한국인 동향을 보고해 온 내용도 포함됐다.

2004년 12월에는 한국진보연대 간부들이 베이징(북경) 소재 북한 식당 묘향옥에서 노동당 통일전선부 공작원 3명과 만나 국내 정세를 보고하고 지령을 받은 게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북한은 이런 이유로 인해 적자를 많이 내는 해외 식당을 그대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식당에서는 도청장치나 감시 카메라를 활용한 정보수집도 이뤄지고 있다. 유력 인사나 주요 기업 주재원에겐 도청이 가능한 공간(룸)을 제공하며 정보를 빼내는 것이다.

북한이 해외에서 100여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한인들이 주요 고객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식당에서도 비슷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을 게 자명하다.

 북한의 해외 식당은 북한군 등 정부기관이 운영하므로 수입이 북한 당국에 유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의 북한 식당에서 수입을 올려주는 것은 독재정권과 군사력 강화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과 같다.

혹자들은 북한 식당에서 밥 한 끼 먹는 것에 과민반응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이 그렇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씨엠립의 북한 음식점 두 곳에 방문하는 한국 손님이 1년에 12만 명에 가깝고 월 2~3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알려졌다.

북한 음식점이 양과 질에 비해 엄청난 돈을 버는 것은 캄보디아에서만은 아니다.

중국·베트남·태국·라오스·러시아 등에 100곳이 넘고, 각각 10만~30만 달러의 수익을 매년 북한으로 송금해 왔다.

생각 없이 먹는 밥 한 끼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독재정권 통치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는 북한 식당 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김정은은 독자적 통치능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내부 엘리트의 충성심 유도와 단속을 위해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할 것이다.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으로서는 통치에 필요한 비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통치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김씨 일가의 무능으로 북한 경제정책이 실패하고 주민은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지도층과 기득권 세력은 풍요를 누린다. 이 과정에서 자행되는 부패와 도덕적 타락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을 하루빨리 개혁과 개방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도 북한의 불법 자금줄을 차단해야 한다. 우리가 해외 북한 식당을 이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윤규식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정치학 박사>

 그동안 ‘북한·북한군 바로알기’를 애독해 주신 장병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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