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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끝> 평화를 위해 함께 가다, 해외파병의 명분과 국익

입력 2011. 12.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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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평화의 개척자, 오늘은 평화의 동반자로


한국군 해외 파병부대의 브랜드는 ‘함께 가는 것(Together for Peace)’이다. ‘온누리(溫世)’의 실천이다. 온(溫)은 따뜻함을 의미하고, 누리는 세상을 뜻한다.

핍박받고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이 ‘따뜻한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글로벌 책임을 다하자는 것이다.

온누리 프로젝터는 이제 한국군의 시야를 벗어나 범(汎) 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파병 기간 중 민군작전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늘 두 발은 한반도에 딛고, 넓은 가슴은 만주 벌판을 품고, 두 눈은 세계를 향해야 한다.

24시간 레바논에서 감시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 장병들. 그들은 지구촌 평화의 파수꾼이다.

1619년 후금 정벌 시 조선의 강홍립군과 후금군의 대립상황 기록화인 파진대적도(擺陳對賊圖).

  ▶역사 속 파병 역사 인식

 장구한 역사 속에 우리의 선조들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늘 대륙과 해양 진출을 모색했다.

819년 통일신라는 당(唐)나라 안사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병력을 파병했다.

당시 동아시아 해상 무역권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려시대는 원나라와 연합작전을 통해 일본을 두 차례나 정벌을 시도했다.

요청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수군 전력의 보강 등 얻은 것도 많았다.

조선 또한 당시 국제정세를 고려해 때로는 소극적으로 때로는 적극적으로 유연(柔軟)하게 대처했다.

15세기 초 왜구(倭寇) 본거지인 대마도를 화포와 총통(銃筒) 등 신무기로 무장해 토벌했다. 명(明)나라 요청에 의한 만주 지역 여진 정벌은 국제 정세를 고려해 강온 양면전략을 택했다.

 17세기 중엽 나선(扇) 정벌 역시 비록 소수의 조총수 위주로 파병했으나, 청군에 비해 월등한 전투 기량을 발휘하고 새로운 전투 경험을 축적하는 계기가 됐다.

 서해는 중국으로 가는 바닷길이 아니고 우리의 내해(內海)다. 백두산 또한 한반도 북쪽의 최고봉이 아닌 한반도의 중심으로 대륙과 해양을 바라보는 관측소다.

그리고 압록강과 두만강은 한민족 터전의 중앙을 흐르는 민족의 강줄기다.

 ▶글로벌 안보위협과 국제평화유지활동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한미 연합 방위체제 보장을 위한 안보 협력이다.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전구작전 차원의 합동성 구현은 더욱 요망된다.

이를 위해서 미국의 해외 군사작전에 대한 한국군의 역할 기여는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그리고 유엔회원국으로서 국제평화유지를 위한 노력도 다양한 형태로 확대돼야 한다.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와 같이 우리 군의 독자적인 군사훈련체계 전수 등 다양한 분야의 파병도 점진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우리 군이 미군의 선진 군 체계를 군사고문단(顧問團)을 통해 전수받았듯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인적교류에 치우쳤던 군사외교가 해외파병을 통해 방위산업 협력과 선진화된 군 체제를 전수하고 있다.

한ㆍ미 안보협력을 기반으로 한반도 주변국은 물론 전 세계의 국가들과 다변화된 군사외교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군사적 신뢰구축과 교류협력 등을 통해 저비용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현지 협조단 및 참모로 파견됐던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 이들은 글로벌 전장에서 현대전을 수행하는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전략과 첨단 무기체계 운용 등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들의 귀국 보고서가 중장기 국방정책 수립에 잘 활용돼야 하겠다.

 ▶희망 나눔과 평화 개척자, 한국군

 1991년 유엔 가입 후 한국군의 국제평화유지활동 참여는 민간 구호 단체의 확장과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국군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 아프리카 지역의 배고픔과 질병 등 절망의 현장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졌다.

이를 통해 각종 구호 단체의 활동무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조금씩 넓혀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월드비전의 ‘사랑만이 희망입니다’ 캠페인과 굿네이버스의 ‘희망나눔’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임무가 종료되고 복귀한 후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자이툰의 쿠르드 아르빌 지역 태권도 교육이 뿌리를 내렸는지 냉철히 뒤돌아봐야 한다. 파병 기간 중에는 교관과 물자 지원이 원활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파병할 때부터 대한태권도협회와 협조체계를 유지해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점진적으로 확산되는 한글교육도 계속되도록 한국어 교사 파견을 유관기관과 협조해야 한다.

 앞으로는 각종 단체·기업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의 노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공적개발원조(ODA)를 국가별 유ㆍ무상 통합 국가협력전략에 포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평화의 발자국과 한국 현대사 교육

 지난 8월 국방부는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현대사 기술내용이 안보의식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집필 기준 개정을 요청한 바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에 대해 피해사실 위주로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고, 국군의 국제평화유지활동에 기여한 점에 대한 서술이 미흡한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역사 교육은 입대 전 학교에서부터 올바른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각종 안보단체, 교사·공무원 연수교육, 기업체 안보 특강에서도 거짓과 왜곡의 한국 현대사 교육 바로잡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군의 국제평화유지활동 참여의 명분과 국익에 대해 깊이 있는 교육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지구촌 곳곳을 누빈 한국군의 발자취는 절망의 땅에 희망을 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군이 글로벌 성공시대의 진정한 평화의 개척자로서 그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오홍국 군사편찬연구소 해외파병사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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