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항공무기이야기

<89>F-111 전폭기

입력 2010. 11. 09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05
0 댓글

세계 최초 가변익 실용화한 기종


주익을 72.5도까지 최대로 후퇴시킨 F-111 가변익 전폭기.
F-111은 세계 최초로 가변익을 실용화한 기종이다. F-111은 처음에 전투기로 개발됐지만 훗날 공격기로 임무가 전환됐기 때문에 전투기보다 공격기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초저공 장거리 침투 가능 기체

 F-111을 공격기로 운용하면서 미 공군과 해군은 각각 F-14, F-15라는 당대 최고의 전투기를 1970년대부터 배치시킬 수 있었다. 비록 전투기로는 실패했지만 F-111은 초저공 장거리 침투가 가능한 기체로 장기간 운용되면서 존재 가치를 입증했고, 베트남전·리비아 공습·걸프전 등에서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또 F-111에서 실용화된 신기술은 이후 군용기 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F-111은 군용기 역사상 획기적인 기체 중 하나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F-111의 개발은 1958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공군은 F-105 전폭기의 후계기를 모색했다. 신형 전폭기에 요구된 성능은 마하 2.5의 최대속도, 단거리 이착륙 성능, 핵폭탄을 포함한 대량의 무장을 탑재하고 저공을 장거리 침투할 수 있는 것이었다. 훗날 전술 전투기 개발계획(TFX)으로 본격화된 이 신형기는 일반적인 날개로 성능을 만족시키기 어려워 당시 연구되던 가변익을 적용하기로 결정됐다.

 1961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케네디는 국방장관에 로버트 맥나마라를 임명했고, 맥나마라는 이 신형 전투기를 해군도 공용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각군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맥나마라는 85%의 공통점이 있어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출이 되면 3000대 이상 양산이 가능하므로 단가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맥나마라는 공용 전투기 개발계획을 강행하기로 결정했고, 1962년 11월 제너럴 다이내믹스/그루먼 사의 설계안을 최종 선택했다. 공용 전투기에서 미 공군형은 F-111A, 미 해군형은 F-111B로 명명됐다. F-111B는 개발이 진행되면서 중량이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없는 수준까지 증가해 결국 미 해군형은 취소됐다.

 F-111의 가장 큰 특징은 가변익이다. F-111은 속도에 따라 주익 후퇴각이 16도에서 최대 72.5도까지 변경해 비행효율을 높인다. F-111은 주익에 보조익을 설치하지 않아 횡조종은 수평미익이 담당한다. 이러한 F-111의 조종방식과 공기흡입구, 터보팬 엔진, 지형추적레이더 등은 후속 전투기 개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완성된 F-111은 최대속도 마하 2.5에 저고도로 침투 시 마하 1.2로 비행이 가능했다. 13톤 이상의 무장탑재량과 5000㎞가 넘는 항속거리는 폭격기로도 운용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F-111은 1967년부터 노후된 B-52 초기형과 B-58 폭격기를 대체하기 위해 폭격기형인 FB-111A로 배치가 시작됐다. 그 외에도 F-111은 전자전기로 개조돼 EF-111이라는 명칭으로 1981년부터 미 공군에서 운용됐다.

리비아 폭격작전서 진가 발휘

 베트남전에서 수많은 출격을 단행했던 F-111은 1986년 4월, 리비아 폭격 작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영국 기지에서 발진한 F-111F형 24대는 공중급유를 받아가면서 야간에 장거리를 비행해 리비아 목표물에 대한 정밀폭격 임무를 완수했다. 걸프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에 F-111E형이 전개해 깊숙이 위치한 이라크 목표들을 타격하기도 했다.

 F-111은 개발국인 미국에서 모두 퇴역했지만 호주 공군이 F-111C·F-111G형과 정찰형 RF-111C를 도입해 장거리 공격기로 운용하고 있다.

<조용민 전사연구가>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