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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상>

신인호

입력 2009. 04. 1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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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긴스의 상륙주정(舟艇·LCVP : Landing Craft, Personnel)이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상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체 전략도 달랐을 것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마친 뒤 아이젠하워는 LCVP를 극찬했다. 길이 11m, 폭 3.3m의 덮개 없는 상자 모양을 한 LCVP는 앤드류 히긴스가 1926년 강 하류나 얕은 해변에서 사용하도록 제작한 ‘유레카’(Eureka)라는 보트로부터 비롯됐다.

    상륙작전에서 병력과 장비들을 해안으로 수송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미 해병대가 이보다 더 주목한 것은 도널드 로블링(Donaldo Roebling)이 개발한 ‘악어’(alligator)라는 수륙양용 트랙터(amphibian tractor, amtracs)였다. 실제 이 수륙양용 트랙터는 LVT(Landing Vehicle, Tracked)를 거쳐 현재 상륙돌격장갑차(Assult Amphibious Vehicle)로 발전했지만 LCVP와 같은 형태의 상륙주정은 이제 상륙작전에서 선두에 나서지를 않는다.

    LVT와 AAV의 원조로 인정받는 로블링의 ‘악어’는 1928년 플로리다 지방에서 잦은 태풍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육상과 해상, 그리고 늪지대를 두루 주행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로블링은 최초 ‘악어’를 1935년에 선보였으나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37년이었다.

    ‘라이프’(Life)지에 실린 것이다. 마침 ‘상륙돌격’을 위한 장비에 골몰하던 미 해병대가 여기에 눈을 고정하게 된다. 1940년 마침 LCVP가 병력이나 장비를 해안까지 수송하는 데는 상당히 유용할 수 있지만 파도와 해안의 조건에 따라 취약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더 적극적으로 ‘악어’의 획득을 요구했다.

    1941년 ‘악어’는 군의 요구사항을 더 갖춘 뒤 미 해군에 의해 ‘궤도형 상륙차량’, 즉 LVT1(LVT Model 1)이라는 이름으로 취역했다. 해병대에서는 수륙양용 트랙터로 불렸다. 18~20명의 병력을 태우고 해상에서 시속 14km, 육상에서 시속 24km로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태평양전쟁 최초의 상륙작전인 과달카날 상륙작전(1942)에 처음 출전했다.

    LVT1은 최초 병력수송 및 공격용이 아닌 함정에서 해안까지 보급품을 수송하는 용도로 쓰였으나 효용성을 크게 인정받았다. 이에 성능 개량에 들어가 육상 시속 40km 성능에 M3경전차의 37mm포로 무장한 LVT1A1, 현수장치와 엔진을 보강한 최초의 병력수송용 LVT2, 육군용 LVT2A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 LVT1과 LVT2는 탑승한 병력들이 곧바로 하차할 문 같은 램프가 없었다. 그들은 뛰어내려야 했다. 육상작전을 위해 속도도 더 빨라야 했다. 이에 따라 1943년에 등장한 LVT3는 육상속도를 시속 30km로 향상시키고 램프도 달아 신속한 이탈이 가능하게 했다.

    특히 1949년에 개량된 LVT3C는 C(Covered)가 의미하듯, 파도와 적의 수류탄 등으로부터 상륙군을 보호하기 위해 상부 카고해치(접철식 방호문)를 설치한 점이 특징이다. 지상 보병 전투지원차량으로도 유용성이 높았다. 6·25전쟁 중 인천상륙작전과 한강 도하작전에서 크게 활약한 것이 바로 이 LVT3C형이다. 동시에 우리 해병대 최초의 LVT라는 위상도 갖고 있다.

    1949년 4월 15일 창설된 우리 해병대는 1951년 10월 15일 최초로 LVT소대를 창설, 미 군원으로 받은 이 LVT3C를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군 최초 단독 상륙작전인 1950년 8월의 통영상륙작전에서는 민간선박을 이용, 대원들을 상륙시켰다. 해병대는 이 전투에서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사진설명:5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한국 해병대의 주력 상륙장갑차였던 LVT3C(위·사진=박성권 기자)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병대의 LVT1(아래·사진=미 해군 웹사이트).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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