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안보100대사건

<99>아프가니스탄 전쟁

입력 2008. 01.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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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10월 7일 미국이 미사일과 항공기를 동원, 아프가니스탄에 맹폭을 가함으로써 ‘항구적 자유 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으로 명명된 대테러 전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9·11 테러로 심장부를 강타당한 미국은 또 다른 테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코자 전쟁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선택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은 물론 테러행위의 배후와 이를 보호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단호하게 보복할 것을 천명했다. 그리고 테러 공격을 전쟁 행위로 규정, 테러범과 그 배후를 적으로 간주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표했다.미국은 CIA와 우방인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공통적으로 확보한 정보 분석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의 테러조직과 그를 숨겨준 아프가니스탄에 보복전쟁을 선포했다.

    9월 13일 부시 대통령은 군사보복 준비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와 칼빈슨이 아라비아 해로 이동하고 미국과 영국의 소수 특수부대가 아프가니스탄에 잠입, 빈 라덴의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9월 16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3일 내로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탈레반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9월 18일 영공을 봉쇄하는 동시에 국경지역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고 자국 국민에게 대미 결사항전을 촉구했다.이에 미국은 항공모함 루즈벨트를 추가로 아라비아 해에 파견하고 본토에 있던 항공기 다수를 페르시아 만으로 이동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지상군도 82공정사단을 비롯해 101공중강습사단·10산악사단을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보복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10월 7일 마침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시작됐다. 미국은 강력하고 신속하게 군사력을 투사해 조기에 전장 주도권을 장악하고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켜 버렸다. 9·11테러의 주범인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비호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미국이 주도한 대테러 전쟁의 첫 희생물이 됐다.

    수장 무하마르 오마르는 동부 파키스탄 접경지대로 피신해 버렸다. 테러를 주도한 빈 라덴은 행방을 감춘 채 지금까지 알 카에다를 비롯한 전 세계 이슬람 테러조직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그림자 지휘를 계속하고 있다.탈레반을 축출한 미국은 반소 독립항쟁 지도자의 아들인 친미파 지도자 하미드 카르자이를 내세워 과도정부를 이끌게 했다.

    그는 2004년 12월 선거를 통해 정식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카르자이는 중립적 입장에서 전후 관리에 힘쓰고 있으나 고질적인 정치적 분열과 남부에서 계속되는 전투로 정국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라크 문제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는 차선일 수밖에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은 나토 주도 아래 18개국 4500명 수준의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안정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탈레반의 완전 제거는 물론 정국 안정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최근에는 남부 칸다하르 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이 점차 지지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탈레반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마약 원료인 양귀비를 대량 재배하고 있고, 외국인들의 납치에도 혈안이 돼 있다. 지난해 7월 19일 우리나라 기독교 봉사단 23명이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피랍돼 2명이 살해되고 21명이 억류됐다가 풀려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현지 의료지원을 위해 의무부대인 동의부대와 공병부대인 다산부대를 파병,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5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말 완전 철수한 바 있다.지금 지구촌은 테러와 보복전쟁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선이란 말인가, 힘이 곧 정의고 보복 또한 정당하다는 극단적 주장은 이젠 설득력을 잃었다. 그것은 전쟁의 악순환만 가져올 뿐이다.

    <김영이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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